주행검사로 본 주목할 만한 서울 신마 셋

김시용 프리랜서 2016-12-06 조회수 2243
[일요신문] 경주마로 뛸 능력이 있느냐를 사전에 판가름하는 것이 주행검사다. 지난달 마지막주엔 서울과 부경에서 9개의 주행검사가 열렸다. 서울에선 5개 경주에서 59두가 출전해 40여 두가, 부경에선 27두가 출전해 18두가 합격했다. 이번 주엔 이 가운데 싹수를 보인 서울의 신마 3두를 살펴본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미래등불(2세·거·0전0/0/0·최성룡·지용철: 부:어드마이어돈, 모:프린세스섬)=지난달 25일 1경주에서 1위로 합격한 말이다. 출발은 양호했고 가볍게 밀어주자 선행을 잡아냈다. 하지만 생각보다 순발력은 뛰어나 보이진 않았고 탄력으로 속도를 내는 것처럼 보였다. 이후 외곽에서 다른 말이 따라붙자 말이 알아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근성을 보여줬고, 코너까지 그런 상태로 내달렸다. 4코너를 최단거리로 돌아온 후 직선주로 들어서 문세영 기수가 가볍게 독려를 했는데 쉽게 가속을 하면서 앞서나갔다. 안쪽으로 살짝 기대는 듯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주행이 좋았고 힘도 제법 차 보였다. 마지막 200미터를 13.1로 뛰면서 전체 기록은 1:03.3로 주파했는데 막판에 거의 붙들고 들어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기록을 더 단축할 여지는 충분히 있어보였다. 

미래등불은 혈통적인 기대치도 높아보인다. 일본에서 2세 수말 챔피언을 지낸 어드마이어돈이 부마이고, 모마는 국2군까지 진출했던 프린세스섬이다.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어드마이어돈은 1400미터부터 2100미터까지 입상했던 마필로 평균 우승거리가 1760미터다. 입상은 못했지만 3000미터 경주에도 출전한 적이 있어 거리적성은 일단 상당히 길어보인다. 모마인 프린세스섬도 장거리 출전 경험은 없지만 도시지프로파일상으로는 최장거리까지 뛸 수 있는 요소를 갖고 있다. 5대 이내의 조상 중에 부계와 모계에서 동일 경주마가 여러 번 등장하기 때문에 근교계수가 높은 편이라는 점과 너무 일찍 거세를 했다는 점이 조금 아쉽지만 단단한 체격(마체중 479㎏)은 장점이다. 

주행검사에서 보여준 주행능력과 여유, 그리고 혈통적 기대치를 봤을 땐 꾸준한 활약이 기대된다. 특히 뛰는 스타일로 봤을 때는 모래에만 적응하면 선행보다는 선입이나 추입으로도 잘 뛸 것으로 전망돼 장거리에서의 적응도 쉽게 할 것으로 분석된다. 
 
2016년 11월 25일 열린 서울마 주행검사에서 어울더울이 1위를 차지했다. 한국마사회 동영상 캡처.

# 어울더울(2세·거·0전0/0/0·오왕근·박대흥:42 부:COWBOY CAL,모:MONREGALE)=같은 날 2경주에서 합격한 마필인데 이 마필도 상대를 여유 있게 이기며 합격했다. 

출발은 안쪽으로 살짝 기우뚱해 김혜선 기수가 균형을 잡으며 제어했지만 이내 빠른 발로 선행을 나섰다.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발이 빨라 보였다. 안쪽에서 3번 민들레축제가 강하게 치고나오자 선행을 살짝 양보하는 모양새를 취하다 이내 따라붙으며 어깨를 나란히 했고, 직선주로에선 강한 채찍으로 독려하는 민들레축제를 쉽게 추월하며 거리를 벌렸고, 결승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가볍게 밀어주자 좋은 탄력과 함께 1:04.4의 주파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전반적으로 출발과 가속, 주행, 그리고 직진성향과 막판 근성까지 양호해 보였다. 2세마 치고는 안정감과 완성도가 돋보였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혈통적으로는 스톰캣의 후예인 자이언츠코지웨이의 부계와 레이즈네이티브 계열의 결합인데, 혈통표를 보면 같은 조상이 많아 근교계수는 높은 편이다. 부마인 카우보이캘은 1600미터부터 2000미터까지 입상했던 마필로 [G2]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했다. [G1]대회에도 여러 번 도전해 2위를 3회나 했다. 현역시절 19전 7승 중 6승이 블랙타입 경주였을 정도로 강한 편성에 자주 출전했다. 조부인 자이언츠코지웨이가 단거리도 잘 뛰었을 뿐만 아니라 2세 시절 유럽연도대표마를 지낸 바 있어 이 말도 다른 말들보다 일찍 뛰어줄 가능성이 높다. 

모계 또한 만만치 않은 혈통이다. 모마는 3회 출전해 단 한번도 입상하지 못했지만 외조부는 특별한 존재다. 현역시절 95년도에 2세 챔피언 지냈고 씨수말 전역 후엔 한때 미국 리딩사이어 5위에 올랐던 마리스맘이 그 주인공이다. 마리스맘은 1100~1700미터 경주에서 주로 우승했던 말이지만 장거리에서도 충분히 뛸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던 명마였다. 

이 혈통은 부계와 모계 모두 암말보다는 수말 강세현상을 보였기 때문에 그들의 후예인 어울더울의 잠재력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카우보이캘의 자마들은 주행습성이 자유로운 편이다. 현재 활약 중인 말들을 보면 선행 일변도로 뛰는 말은 없다. 선행으로도 좋은 성적을 내기도 하지만 선입으로도 잘 적응하고, 위닝앤디나 장산카우보이처럼 추입이 더 어울리는 말들도 있다. 이로 보아 어울더울 또한 너무 한쪽으로 훈련시킬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어울더울은 제 밥벌이는 충분히 해줄 말로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체격만 더 성장해 준다면 기대치를 더 높일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이 정도로 보는 것 같다. 442㎏의 마체중은 대형 경주마로 성장하기엔 너무 왜소한 편이다. 

# 리틀소시에(2세·암·0전0/0/0·한명로·구자흥: 부:BROKEN VOW,모:타히마)=같은 날 3경주에서 주행검사를 2위로 통과한 말이다. 출발 땐 잠깐 동안 강하게 밀어줬지만 이내 잡고 줄곧 외곽 선입권에서 주행했고, 코너워크도 좋은 편이었다. 결승선 들어서도 6번마가 살짝 바깥으로 나오는 기미를 보여 진로확보를 위해 고삐질을 했을 뿐 대체로 추진없이 합격했다. 1위로 통과한 커피캣에 4마신 가까이 지긴 했지만 경주력 자체는 오히려 나아보일 정도였다. 주파기록은 1:04.6이었다. 

리틀소시에는 혈통적인 면에선 특히 주목할 만하다. 부마인 브로컨바우는 언브라이들드의 자마이고 모마인 타히마는 카로 계열로 4대손이다. 부계와 모계에선 양쪽이 엇갈려 만나는 같은 조상이 없다. 이종교배로 태어난 경주마인 셈이다. 보통 이종교배 경주마들은 건강한 마체를 안고 태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말도 현재까지는 인푸렌자예방접종와 선역예방접종 외에는 진료기록이 전혀 없다. 

거리적성도 긴 것으로 분석된다. 부마, 조부마, 외조부마가 모두 2000미터까지 뛰면서 입상을 했고 도시지프로파일상으로도 장거리 인자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혈통에서 또 하나 특이점은 외조모도 블랙타입경주에서 3승 2위4회, 3위2회를 거둔 명마였다는 사실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리틀소시에의 전망을 밝다. 다만 아직 체구가 왜소한 편(마체중 441㎏)인데 암말이라 앞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아쉽다.

김시용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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