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마지막 두 주간 경주기록 살펴보니

김시용 프리랜서 2015-06-10 조회수 2878
[일요신문] 지난 5월 경주기록은 전반적으로 호기록의 연속이었다. 특히 넷째주와 마지막주는 좀처럼 납득하기 힘든 기록도 적지 않았다. 필자가 의심이 가는 이상한(?) 구간기록을 동영상 슬로비디오로 몇 번이고 점검을 해봤지만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필자처럼 기록을 중심으로 우승마를 압축하는 분들은 경주기록에 대한 객관화 작업을 꼭 거쳐야 한다. 물론 마사회에서 ‘주로빠르기’를 공개하고 있지만 5월 마지막 두 주간의 기록은 그런 것으로 커버하기는 쉽지 않다. 그것 이상의 차이가 발견되기 때문이다.
 
5월 마지막 두 주간 펼쳐진 경주에서는 전반적으로 마사회에서 공개하는 ‘주로 빠르기’ 그 이상의 기록들이 나왔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우선 주파기록이 너무 빨랐다. 마지막주부터 살펴보자. 토요일은 1000미터를 기준으로 최소한 1초 이상 빨랐고, 일요일도 거의 1초 가까이 빨랐다. 주로가 건조상태(3%)였는데도 포화주로에 가까운 기록을 보인 것이다. 경주마의 능력이 갑자기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 혹자는 능력있는 신마들이 뛰어서 그렇다고 하지만 필자의 주로빠르기는 과거의 입상마들의 입상기록과 그들이 이번 경주에서 입상한 기록만 골라서 비교해서 산출하는 것이라 신마들이나 3전 미만의 신예강자들은 비교대상에서 제외된다. 

양호주로에서 1200미터를 1분16초대로 뛰던 말이 그보다 기록이 더 안나온다는 건조주로에서 1분14초대로 뛰었다. 그것도 한두 마리가 아니다. 토요 5경주의 무후대제, 6경주의 선더히어로, 8경주의 레드빅과 오픈뱅크, 일요 7경주의 베스트가이, 8경주의 진명라이언 등등. 이 가운데 오픈뱅크는 1000미터에서도 걸음이 무뎌지던 말인데, 1200미터를 초반부터 아주 빠르게 뛰고도 종반에 힘을 더 내는 데이터를 보여주었다. 부담중량이 가벼워졌다는 변수가 있지만 거리가 더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기록들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장거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마니인컴이 이런 무거운(?) 주로에서 57.5kg을 달고 1800미터를 1:57.4초로 주파했다. 토요일 9경주에선 중장거리에선 고전해 왔거나 처음 출전하는 말들, 국3등급에선 중하위권이라 할 수 있는 말들이 1700미터에서 1:52.1~1:53.9초 사이에 무려 9두가 우루루 몰려왔다. 

이들 경주마들이 다음에도 과연 이 정도로 뛸 수 있을까를 한번 생각해보면 답은 뻔하지 않을까. 망각의 늪에 빠지기 전에 터무니없이 빠른 주로였다는 점을 기록해둬야 다음 분석 때 낭패를 겪지 않는다. 

넷째주 경마도 좋은 기록이 많이 나왔다. 상위군 능력마들은 그렇다치더라도 하위군, 부진형 마필들도 평소의 자기기록 이상을 주파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결승선 마지막 200미터 기록을 보면 폭발적인 뒷심을 보인 말이 많았다는 점이다. 이 기록이 정말 맞나 하는 의심까지 들 정도로 ‘이상한’ 기록이 많았다. 많은 말들이 직선주로 초입보다는 종반탄력이 더 좋았을 정도로 기현상을 보였다. 보통의 경우는 직선주로 초입보다 후반부 스피드가 비슷하거나 처진다. 그리고 이렇게 종반에 탄력이 살아있는 경주는 기록이 느린 편이다. 그럼에도 이 날은 전체 주파기록이 더 좋았다. LF타임용 측정 카메라를 결승선 부근으로 옮겨달지 않고는 논리적으로 설명이 어려운 것이다. 물론 그럴리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구간별 기록이 납득이 안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24일 10경주에 출전해 우승한 6번 디바인시크는 늦발한 나머지 4코너까지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오다 결승선 초반부에 속도를 확 줄였다가 막판에 총알스피드로 날아온 것으로 마사회 구간별 기록은 돼있다. 물론 ‘후미에서 추입을 한 것이기 때문에 비슷하지 않나’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오르막에서 속도를 확 줄였다가 갑자기 총알처럼 날아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식의 데이터가 과거엔 거의 없었는데 이 주간에만 무려 40여 두가 보였다. 정도가 심한 것만 골라봐도 23일 토요일은 1경주에서 6두, 2경주에서 5두, 3경주에서 6두, 5~6경주에서 각 1두, 7경주에서 5두, 8경주에서 1두, 9경주에서 2두, 11경주에서 4두가 보였다. 24일 일요일에도 2경주에서 3두, 3경주에서 4두, 4경주에서 2두, 5~6경주에서 각각 4두가 그랬고, 8경주에선 총 7두가 뛰었는데 모두가 그러한 데이터를 보였다. 

왜 이런 이상한 데이터가 나왔는지 모르지만 양일간의 구간별 데이터는 신뢰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전체적인 주파기록이 좋아진 것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매경주 직후 뿌리는 물 때문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그동안 모래교체를 너무 안해 모래가 많이 다져졌을 가능성도 거론됐다. 모래가 유실됐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는 마사회에서 워낙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라 근거없는 얘기로 보인다.

김시용 프리랜서
 
거리별 경주마 최고 기록

‘경마 선진국’ 미일 2군과 견줄만

일본 경주마 에스메랄디나의 경주 이후 한국경마의 기록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 경마팬이 많아졌다. 우리 경주마가 경마선진국의 말들과 겨룰 수 있는 수준은 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의 경주로가 미국, 일본 경주로에 비해 무거워 기록은 상대적으로 느리게 나오긴 한다. 아시아챌린지컵을 통해서도 이미 경험한 것처럼 우리 경주마도 최상위권에 있는 말들은 저들의 2군말들과는 견줄 만하다. 특히 최근 들어서 의도한 바가 있건 없건 주로가 빨라지자 기록도 덩달아 좋아지고 있다. 서울과 부경을 통털어 우리나라 경마에서 기록한 역대 최고기록을 거리별로 알아본다. 

먼저 1000미터는 0:58.2다. 2005년 4월 부경 경주마 대항군(호주산)이 세운 기록이고 당시 주로상태는 양호했다. 1100미터는 싱코블랑코(서울, 미국산)의 1:07.1이 최고기록으로 2013년에 양호한 주로상태에서 작성됐다. 1200미터는 서울의 가마동자가 1:11.2초로 주파했지만 당시 주로가 불량한 상태였기 때문에 경마팬들에겐 인정받기 어려울 것 같다. 1300미터는 대륙의별이 2003년 12월에 세운 1:18.8이 최고기록이다.  주로상태는 포화. 1400미터는 지난해 아시아챌린지컵에서 나왔다. 뉴질랜드산 경주마인 엘파드르니가 서울경마장에서 1:23.8로 최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지만 국내에서 활동하던 말이 아니라 제외하고 당시 2위를 했던 원더볼트가 1:24.1로 최고기록을 갱신했다. 

1500미터 경주에선 루나스파이크가 1:32.6(2012년, 포화), 1600미터에선 감동의바다가 1:37.3(2014년, 양호), 1700미터에선 남촌파티가 1:48.4(2008년 불량), 1800미터에선 고스트위스퍼가 1:52.5(2014년, 양호), 1900미터에선 노바디캐치미가 1:58.7(2014년, 다습), 2000미터에선 동반의강자가 2:04.9(2009년, 포화), 2200미터에선 벌마의꿈이 2:20.4(2014년, 가벼움), 2300미터에선 아일랜드피버가 세운 2:25.9(2005년 포화)의 기록이 아직 무너지지 않고 있다.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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