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 1800미터 경주 선행마 절대 유리한 까닭

김시용 프리랜서 2015-07-01 조회수 3147
[일요신문] 6월 21일 코리안오크스배는 선행을 나선 부경 경주마 장풍파랑(마주 임총재, 조교사 김영관)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 말을 탄 김용근 기수도 우승까지는 생각을 못했다며 대상경주에서 선행을 수월하게 간 데 대해 의아해 하는 분위기였다. 경주 초반이 조금 빠르기는 했지만 1~2군 말들의 다른 1800미터 경주와 비교할 때는 빠르다고 할 수는 없을 정도였다. 아시다시피 부경의 1800미터 경주는 선행마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번 주는 그 이유를 자세히 분석해본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1800m 경주는 초중반 코스가 내리막길인 경주로 구조상 선행마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연합뉴스

우선 오른쪽의 그림을 한번 보자. 부경의 경주로는 골인지점이 가장 높다. 골인지점을 통과하는 순간 가파른 내리막길이 시작되고 이 내리막이 2코너를 지나서 뒷직선 주로까지 한동안 이어져 1200미터 출발지점에서 가장 낮은 곳을 형성한 뒤 다시 완만한 오르막이 시작된다. 이 오르막은 결승선 골인지점까지 계속된다. 서울이 2코너까지가 오르막이고 2코너 지나면서부터 내리막이 시작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구조인 것이다. 그러니까 선행마가 초중반에 스피드를 내지만 생각보다 힘 소모가 덜하다는 얘기다. 초중반에 내리막길에서 탄력을 붙인 뒤에 완만한 오르막을 맞기 때문에 이후의 레이스도 한동안은 페이스를 유지하기가 수월하다. 

추입마는 어떨까. 초반에 선행마를 내버려두고 여유를 부리며 따라가다 뒷직선 오르막을 맞았을 때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면 상대적으로 체력 소모가 더 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부경 1800미터 경주는 선행마 입상률이 비정상적으로 높다. 선행경합도 치열하고 2코너 통과 때의 스피드가 서울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빠르다. 초반에 스피드를 붙이기 쉬운 구조로 돼 있어서 부경에선 능력있는 말들의 경우 1800미터 기록이 서울 1700미터 기록과 거의 맞먹을 정도로 빠르게 나온다. 

이런 지식을 전제로 오크스배를 다시 한번 복기해보자. 당초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혔던 메니머니는 결국 작전실패로 끝났다. 서승운 기수의 따라가는 작전은 원래는 대상경주에 딱 맞는 작전이었다. 선행경합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고, 실제로 모든 전문가들이 부경의 선행마들이 수월하게 선행을 나서리라고는 보지 않았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잘못돼서 장풍파랑이 손쉽게 선행을 나설 수 있었을까. 바로 이 경주의 선행 열쇠를 쥐고 있던 2번 다이아걸의 선행기피에 있었다. 
 

2번 다이아걸은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선행을 갈 것으로 예상했고 실제 출발도 좋아 무난히 선행을 나서는가 싶었다. 그러나 출발과 거의 동시에 제어하면서 뒤로 처졌다. 부경 경주로는 내리막길이라 조금 더 빠르게 가도 말한테 크게 무리를 주지 않는데, 이 점을 몰라서 그런지 애초에 선행의지가 없었던지, 어쨌든 김철호 기수는 선행을 너무 쉽게 포기했고 이때부터 부경마들의 독주가 이어졌다. 

따라가면서 막판에 추월할 것이라는 서승운 기수의 작전은 엉뚱한 데서 틀어져버린 것이다. 더군다나 앞선의 마필들이 3코너를 지나면서 서서히 속도를 줄이고 힘 안배를 하며 결승선 마지막 대시를 준비하는 데도 누구 하나 무빙하는 말이 없었다. 당연하게도 장풍파랑은 지친 기색 없이 결승선을 내달렸고 뒤늦게 추입에 나선 메니머니는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 경주를 보면서 필자는 다이아걸의 작전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선행마가 절대 유리한 부경 1800미터 대상경주에서 단독선행의 절대 호기를 발주를 하자마자 포기해버렸다. 이 말은 선행으로 5회, 선입으로 1회 입상(3위 이내)했는데, 선입 1회 자체도 선행성이었다. 말하자면 선행이 아니면 답이 없는 말이었다. 그런데도 중요한 일전에서, 노골적으로 선행을 기피했다. 결과는 꼴찌에서 두 번째인 10위였다. 작전도 나빴고 결과도 나빴으니 전문가들의 비난을 받을 만했다. 

김시용 프리랜서
 
이변의 레이스 ‘베팅팁’

폭우 뒤 ‘주로 변형’ 고려하라 

6월 21일은 서울의 ARS전문가들이 죽을 쑨 날이었다. 선행마들이 맥없이 부러지는가 하면 인코스 꽃자리를 차지하고 따라간 말들도 막판에 별 힘을 못쓰고 무기력하게 경주를 치렀기 때문에 평소의 예상대로 서비스를 한 전문가들은 거의 실패했다. 무엇 때문일까. 작년 이맘때도 비슷한 얘기를 한 적이 있지만 범인은 하루 전에 내린 폭우로 분석됐다. 

20일 토요일 서울 경마장은 폭우가 쏟아져 한때 경주가 중단될 만큼 모래가 쏠리고 배수가 되지 않았다. 서울 경마장 주로는 안쪽에서 바깥으로 3분의 2 지점이 조금 높게 돼있는데 폭우 때문에 가장자리로 모래가 쓸려나간 상태로 보였다. 

토요일 폭우가 내린 이후 일요일 첫 경주가 시작됐을 때 외곽의 말이 안쪽 선행마들을 너무 쉽게 이겨 이상한 낌새를 느꼈지만 확신하지는 못했고 2, 3경주가 끝나고서야 안쪽이 많이 무겁다는 것을 확신했다. 

안쪽으로 진로를 잡고 달린 선행마나 선입마들은 하루 종일 부진했다. 평소대로라면 경제적인 레이스를 한 안쪽 말들이 마지막에 외곽에서 질주해온 말들보다 더 뛰어야만 했지만 이 날은 번번이 외곽에서 주행해온 말들에게 밀렸다. 

재미있는 현상은 이런 경주로 상태를 한두 번의 기승으로 곧 알아채서 잘 대응하는 기수가 있는가 하면 하루 종일 선행 또는 안쪽을 고집하는 정말 고지식한 기수도 있었다는 점이다. 문세영 기수는 대표적으로 임기응변을 잘한 기수로 꼽을 만하다. 그의 하루 행보를 보면 그가 왜 한국 최고의 기수인가를 보여주는 것 같다. 

문 기수는 1경주에서 외곽선입으로 1위를, 2경주에선 외곽추입으로 2위를 했다. 그러다 4경주에서 2번과 나란히 선행을 나선 뒤에 같이 안쪽으로 달렸지만 걸음이 무뎌지고 외곽으로 올라온 말들에게 추격을 허용하며 3위에 그쳤다. 마필의 능력과 전개, 그리고 포화주로 상태를 감안하면 졸전이었다. 이때 문 기수도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던 것 같다. 이후엔 안쪽으로 파고들 기회가 있었는 데도 펜스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뛰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결승선에선 의도적으로 중간이나 외곽으로 나오는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8경주 3위, 9경주 1위. 10경주 1위 등 후반부에 기승한 모든 말을 입상시켰다. 

여름에 폭우가 쏟아지면 추입보다 선행마가 득세하는 일반적이지만 이처럼 주로가 변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외곽선입이나 외곽추입이 절대 유리한 상황도 생긴다. 기억해두면 한 번은 더 활용할 수 있는 베팅팁이다.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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