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검사로 본 눈에 띄는 신예마

김시용 프리랜서 2015-03-04 조회수 3616
[일요신문] 이번 주엔 휴장 전인 2월 14일 부경에서 치러진 주행검사 때 싹수를 보인 신마들을 집중적으로 분석해본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먼저 살펴볼 말은 이날 1경주에서 1위로 도착한 호빵(조교사 백광열, 마주 이종훈)이다. 호빵은 호주산으로 3세 수말이다. 5번 게이트에서 최시대 기수가 고삐를 잡고 주행심사를 받았는데 출발이 좋았고 내내 꾹 잡고만 있었는데 알아서 탄력적인 걸음으로 선두권에 가세했고, 별다른 추진동작 없이 결승선까지 내달려 1:05.9(건조 3%)의 기록으로 합격했다. 초반에 조금 끄는 듯한 느낌도 있었지만 신마치고는 그런대로 기수의 제어에 잘 따랐고, 직선주로 들어선 상당히 힘차게 발을 내뻗었다. 결승선에 다 와서 속도가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끝걸음도 비교적 좋았다. 3세마라 아낄 이유가 없고 훈련 때부터 주행검사 때까지 보여준 출발능력도 안정적이라 데뷔전부터 주의해야 할 마필로 보인다. 

호빵은 마체중 480kg대로 경주마로선 이상적인 체격을 보유하고 있다. 혈통적으로도 단거리에선 상당히 뛰어줄 것으로 보인다. 

부마 젯스퍼(Jet Spur)는 호주산 씨수말인데 현역시절 1100~1200미터 거리에서만 입상(총10전3/1/1-블랙타입경주3/1/1)한 G2W클래스의 마필로 평균우승거리는 1160미터였다. 씨수말로 전환한 이후엔 2세마 수득상금 부문에서 13위를 차지한 적이 한 차례 있을 뿐 아직 특출한 면모는 보이지 못하고 있다. 조부마인 플라잉스퍼(Flying Spur)도 거리적성은 길지 않았다. 1900미터에서도 입상한 적은 있지만 우승은 하지 못했고 주로 단거리에서 활약했다. 평균 우승거리는 1333미터였다.  

모계의 거리적성도 길지 않다. 모마인 치크골드(Chick Gold)는 현역시절 8전2/0/1의 성적을 올렸는데 블랙타입경주에선 입상하지 못했다. 호빵이 첫 자마라 씨암말로서의 능력은 아직 베일에 가려있다. 외조부는 테스타로사(Testa Rossa)로 현역시절 호주에서 [G1]경주에서 6승이나 거뒀을 만큼 일세를 풍미했던 말이고 씨수말로 전환해서도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무려 6년간 리딩사이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을 만큼 좋은 활약을 했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 말도 900미터에서 1600미터까지만 우승 및 입상 기록이 있을 뿐 그 이상의 거리에선 성적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상으로 보아 호빵은 단거리에선 상당한 활약이 기대되지만 장거리로 가면 철저히 실전검증을 거쳐야 할 마필로 보인다. 

다음으로 살펴볼 마필은 라이스 조교사가 관리하고 있는 샤프아메리칸(마주 이혜란)이다. 같은 날 주행검사 2경주에서 1:04.0의 좋은 기록으로 합격했다. 유현명 기수가 3번 게이트에서 출발해 조금 끌리면서 나와 선두권에 가세했고, 이후 좋은 주폭으로 결승선까지 질주했다. 결승선 초입과 중반에 채찍으로 서너 차례 독려해 크게 여력은 없었지만 빠른 발과 좋은 주폭을 갖고 있어 빠르게 성장할 재목으로 보였다.

샤프아메리칸은 혈통면에선 호빵보다 오히려 점수를 더 줄만하다. 부마는 미스터프로스펙터 계열의 씨수말 샤프휴머다. 현역시절 실전경험은 많지 않지만 나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7전 동안 4(1위)/1(2위)/1(3위)의 전적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3/1/1이 블랙타입 경주 성적이다. 평균우승거리는 1350미터였고 최장거리 입상은 1800미터다. 모마는 가히 특급이라 할 만하다. 다마스쿠스 계열의 어플리트체인지(Afleet Change)인데 현역시절엔 세 번 뛰어 모두 입상에 실패해 별볼일 없는 마필이 아닌가 싶었지만 씨암말로 전환한 후에는 자식농사를 아주 잘 지었다. 미국에서 경주마로 데뷔한 자마 5두가 모두 우승을 한 차례 이상씩 기록했으며 블랙타입 우승마도 배출했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마필은 비트블레이드다. 소개한 샤프아메리칸과 같은 경주에서 뛰어 1위로 합격했다. 지난해 7월에 이미 주행검사에서 합격했었지만 왼쪽 앞다리 절음 등 질병으로 장기휴양을 했고 이번에 재검을 받은 것이다. 

조창욱 기수와 호흡을 맞췄는데 출발도 좋았고 말 스스로 알아서 뛰려는 의지도 보였다. 여느 신마들과는 달리 모래에도 잘 적응해 잘 따라갔다. 직선주로에서 두세 번 채찍으로 독려했지만 여유가 있었고 특히 막판까지 걸음이 무뎌지지 않고 좋은 탄력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즉시전력감으로 판단됐다. 주파기록은 1:03.8(건조 3%)이었다.  

비트블레이드의 혈통은 좀 특이하다 부마는 언브라이들드 계열의 록포트하버(Rockport Harbor)이고 모마는 볼드비드 계열의 나탈리비치로 국내에선 처음 보는 배합이다. 당연히 관련 데이터는 없다. 이종 간의 교배(근교계수 0.00%)라 건강하게 오래 뛰어줄 가능성이 높다. 거리적성은 중거리까지는 뛰어줄 것으로 보이고, 장거리도 검증은 필요하겠지만 어느 정도 활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시용 프리랜서
 
전자카드제 논란 앞뒤

사설경마 잡을 궁리를 해라

얼마 전 경마 업계에선 전자카드제 도입을 둘러싸고 뜨거운 논란이 벌어졌었다. 자칭 전문가들부터 일반 팬들까지 전자카드제 도입 여부를 놓고 수많은 얘기를 쏟아냈다. 그렇지만 어느 쪽이 경마팬들을 위한 것인지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아보였다. 다행히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혀 일단락됐지만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어서 논란은 재연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사감위가 ‘도박세계’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전자카드제를 도입하면 경마계의 큰손들이 조막손으로 과연 바뀔까. 그들은 마사랑에 입장료만 내고 베팅은 전화로 맞대기(불법 사설경마)한테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들의 베팅규모는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지하경제 양성화가 아니라 활성화시키는 조치가 될 수도 있다. 사감위가 이런 치명적인 위험에 대한 검토를 했는지 솔직히 의심스럽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논란도 마찬가지다. 우리사회에선 경마장 출입은 그것이 ‘취미’든 ‘업’이든 무조건 감춰야만 하는 개인의 ‘치부’다. 전자카드에 자신의 출입기록과 베팅기록을 남기는 행위를 감수하라니…. 아마도 중독자들만 남고 순수 경마팬들은 다 떠날 것이다. 중독자만 남겨서 뭘 하려는 건지….

사감위는 경마팬들을 내쫓으려고 할 것이 아니라 소액으로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는 쪽으로 정책을 바꾸길 권한다. 그런 방법이 있긴 있나 싶겠지만 귀를 연다면 많은 아이디어가 들릴 것이다.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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