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눈여겨볼 씨수말 다섯

김시용 프리랜서 2017-01-02 조회수 1998
[일요신문] 새해 경마가 시작된다. ‘연말에 경마를 끊겠다’던 각오와 다짐이 언제였냐 싶게 마장으로 달려오는 것이 대부분의 공정 경마팬이다. 말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 중독 증상과 다름없지만 자신은 중독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자신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경마팬은 그리 많지 않다. 경마에 대한 유혹을 정말 뿌리칠 수 없다면 베팅보다는 경마를 공부하길 권하고 싶다. 공부를 하다보면 베팅의 무모함을 알게 되고, 또다른 경마의 재미를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올해 첫 경마 이야기는 공부거리 중 하나인 하나인 씨수말에 대한 통계치를 살펴본다.
 
최고의 씨수말 ‘메니피’를 능가할 만한 혈통인 ‘한센(사진)’은 현재 세 마리의 자마들을 경주로에 데뷔시켰는데 모두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새해에 활약이 예상되는 씨수말을 알아보는 첫 단계로 지난해 데뷔한 씨수말의 활약상을 알아본다.  

지난해 국내에서 데뷔해 활약했던 씨수말은 모두 9두다. 그중에서 우승마를 배출한 씨수말은 채플로열, 사이먼퓨어, 록하드텐, 심포니소나타, 래칸터, 어플리트어게인 등 6두다. 

가장 돋보이는 말은 채플로열이다. 43두의 자마가 출전했는데, 10두가 우승했고, 이 10두가 12승을 합작해 총상금 6억 5200만여 원을 수득했다. 대표자마는 원더월이다. 원더월은 국4군(부경)에 소속돼 있는데, 현재 6전1/3/1/1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김영관 조교사가 관리하고 있는데, 아직 2세마라 힘이 덜 찬 감이 짙지만 강한 편성에서도 늘 순위권 안에 진입하는 등 점차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채플로열은 거리적성이 길지는 않은 마필로 판단된다. 주로 단거리에서 활약했을 뿐만 아니라 부마나 모마도 단거리에서 활약을 했다. 도시지프로파일상으로도 부모대까지 점검해봤지만 장거리 인자는 보이지 않았다. 이로 보아 채플로열 자마들은 단거리에선 이제는 검증이 됐다고 할 수 있겠지만 장거리에 진출하면 단거리에서 보인 성적을 토대로 베팅해선 큰코를 다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철저하게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미국 현지에서 낳아 국내로 도입된 자마들 중에서도 로열임브레이스, 실버클래식, 에이스갤러퍼 등 걸출한 마필들이 몇 두 있지만 에이스갤러퍼만 2000미터에서 우승기록이 있을 뿐 대부분 1900미터 이상에선 입상하지 못했다. 

나머지 데뷔 씨수말 중에서는 사이먼퓨어와 록하드텐을 주목할 만하다. 

사이먼퓨어는 10두의 자마들이 출전했는데 2두가 3승을 합작하는 등 2억 2400만여 원을 벌었다. 대표마는 부경 국4군에서 활약하고 있는 대호시대다. 대호시대는 현재 3전2/1의 성적을 올리고 있고, 브리더스컵에서 2위를 하며 새해 경마에서 기대치를 한껏 올리고 있기도 하다. 사이먼퓨어는 그 자신은 단거리와 중거리에서 주로 활약했고 부마도 단거리 혈통에 가깝지만 모마인 라이프스매직이 3, 4세시절 암말 연도대표마를 지냈을 만큼 장거리에서도 많은 활약을 한 바 있어 자마들의 거리적성이 결코 짧지 않다. 

록하드텐은 25두의 자마들을 출전시켰는데 이 가운데 4두가 승리를 맛봤다. 모두 6승을 합작하는 등 2억 1500만여 원의 상금을 벌었다. 대표마는 신라화랑이다. 6전2/1/1/0/1의 성적으로 국4군에 소속돼 있는데, 과천시장배에서 6위에 그쳤지만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록하드텐은 2000미터까지 우승기록이 있는 말이고 부마와 모마가 모두 도시지프로파일상으로는 장거리 인자가 풍부하다. 미국 현지에서 도입된 자마들이 좋은 활약을 해 모래주로에 적합한 씨수말로 판단돼 국내로 도입됐다. 

또 하나 주목할 씨수말은 한센이다. 현재 최강의 씨수말로 평가되고 있는 메니피의 아성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도입된 한센은 현재 세 마리의 자마들을 경주로에 데뷔시켰는데, 모두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가장 먼저 선보인 스피릿오브한센은 6전1/3/0/1/0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딱 한 차례 순위권 밖으로 밀렸는데, 그 경주가 문화일보배 대상경주였다는 걸 감안하면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체격도 점점 커지며 힘도 차고 있어 올해엔 더 나은 성적을 낼 것으로 분석된다. 

두 번째 데뷔한 원더라이트도 만만찮다. 현재 3전1/1/1/0/0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순발력과 지구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역시 3세가 되는 올해 더 활약할 재목이다. 

지난해 12월 초에 데뷔한 다이나믹스타도 형제마들 못지 않은 재목으로 판단된다. 데뷔전부터 외곽선입으로 시원스럽게 우승했는데, 끝걸음이 상당히 여유가 있어 보였다. 

이상의 자마 세 마리를 보면 한센의 자마들은 공통적인 특징이 보인다. 우선 데뷔 초부터 활약을 해주는 조숙형이라는 점과 경주마로서 꼭 필요한 순발력이 좋다는 점이다. 체격도 좋은 편이다. 480~500㎏대까지 마체중을 보이고 있는데, 좀더 성장이 가능한 상태임을 감안하면 경주마로서 이상적인 체격이라 할 수 있다. 

메니피마지막으로 메니피의 독주다. 2011년 데뷔 첫해 수적 열세로 2위를 한 이후 무려 5년째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도 대상경주 우승을 포함, 자마들이 113승을 합작했다. 총상금은 78억 5500만여 원이다. 2위인 포리스트캠프의 자마들이 77승을 합작하며 41억 6500만여 원을 번 것과 비교하면 가히 압도적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메니피의 독주는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은 이렇다할 적수가 없고, 현재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한센도 당분간은 수적인 열세를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메니피의 자마들 중에서 지난해 눈에 띄게 좋은 활약을 한 말은 파워블레이드다. 파워블레이드는 12월말 현재 13전8/3/1/1/0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데 이 가운데 대상급 경주 성적은 9전5/2/1/1/0이다. 그랑프리 3위, 대통령배 2위, 국제신문배 1위, 코리아컵 4위, 농림식품부장관배 1위, 코리안더비 1위, KRA컵마일 1위 등이 지난 한 해 올린 대표적인 성적이다. 4세가 되는 새해에 더욱 큰 활약이 기대되는 것도 메니피에겐 청신호다. 

지난해 2세마 경주인 브리더스컵에서 우승한 파이널보스도 메니피의 자마다. 파이널보스는 현재 6전을 치르며 4승 2위1회를 거뒀다. 특히 지난 7월 이후부터는 4연승을 질주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최근의 2연승이 과천시장배와 브리더스컵으로 대상급 경주에서 거둔 성과다. 한마디로 갈수록 걸음이 폭발하고 있고 힘도 차고 있어서 새해에 어떤 변화를 보일지 사뭇 궁금한 마필이다. 

파이널보스의 선추입이 가능해 주행습성도 이상적이고 혈통적인 면에서도 다른 형제마들에 비해 나쁘지 않다. 일단 근친교배가 아니라 남들보다 더 건강한 마체를 소유했을 가능성이 높고, 모계가 알리다 계열이라 장거리 적응에 대한 전망도 밝은 편이다.

김시용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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