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마 탐구] 미스터어플릿 ‘뒷심’이 정말 끝내줘요~

이병주 경마전문가 2019-08-29 조회수 782
[일요신문] 울즐리 마방에 새로운 강자가 출현했다. 미스터어플릿(국3․포입말․울즐리)은 지난달 25일 3등급 승급전에서 2위마 프라임레이스를 무려 13마신이나 따돌리며 압승을 거뒀다. 이전까지의 경주에서는 가능성 있는 기대주 정도였는데, 이 경주를 계기로 확실하게 강자의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막판에 보여준 폭발력은 압권이었다. 필자는 당일 현장예상에서 축마로 추천했음에도 결승선 통과할 때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경주가 끝난 후 ‘괴력이다’라는 말만 계속 되뇌었던 기억이 난다. 전형적인 추입형 마필인 미스터어플릿은 마필의 생김새, 주행자세는 물론이고 혈통으로 볼 때 장거리 경주에서도 더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8월 25일 열린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제4경주에서 미스터어플릿이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했다. 한국마사회 동영상 캡처.

미스터어플릿은 데뷔전부터 2연속 우승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12월 치러진 데뷔전1000m 경주에서 인기 1위를 기록했고, 예상대로 우승했다.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펼치다가 막판에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역전 우승을 따냈다. 2위를 기록했던 ‘내가새강자’도 좋은 끝 걸음을 보였지만 미스터어플릿이 한수위의 탄력을 발휘하며 4분의 3마신 차로 결승선을 먼저 통과했다. 

두 번째 경주는 3개월 후에 치렀다. 감기와 가벼운 찰과상 때문에 휴식을 취한 후 오랜만에 출전했는데 1300m로 늘어난 5등급 승급전이었다. 이번에는 선입전개로 7마신 차의 압승을 거뒀다. 출발은 여전히 늦었지만 상당한 스피드를 발휘하며 곧바로 2선에 가담했고, 4코너에서 외곽으로 진로를 변경하며 막판에 여유 있게 앞서가는 말을 뒤로 밀어내고 우승을 거뒀다. 

3주 만에 펼쳐진 세 번째 경주는 CHIA(중국)트로피 특별경주였다. 데뷔 후 처음으로 맞붙은 강자들과의 대결이었는데 최선을 다하고 3위에 그치는 아픔을 맛봤다. 직전 경주에서 워낙 좋은 경주력을 보였기에 인기 2위를 기록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대가 너무 강했다. 당시에 프로칸설(현재 1군)이 압도적인 경주력을 발휘하며 4마신 차 완승을 거뒀고, 퍼스트체인저(인기 5위)가 선행으로 끝까지 버티며 2위를 기록했다. 당시의 패인은 1200m라는 짧은 거리와 생애(?) 처음 접하는 빠른 페이스 때문이었다고 분석됐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필자에겐 성장통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네 번째 경주는 약 4개월 후에 펼쳐졌다. 요배통과 열창 등으로 오랫동안 휴식을 취했는데, 경주력에는 이상이 없었다. 출발이 상당히 늦어 최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는데, 4코너에서 중위권 외곽에 자리 잡은 후 막판에 특유의 추입력으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그리고 3주 만에 펼쳐진 다섯 번째 경주. 앞서 설명한 대로 괴력을 발휘하며 13마신 차의 압승을 거뒀다.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출전했고, 질병 없이 3주 만에 출전했던 것이 주효했다. 출발도 이전보다 한결 좋아졌다. 무난한 발주를 보이며 중위권에 자리를 잡았고, 4코너 부근에서는 여유 있게 2선에 가세했다. 앞서가던 대지챔프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에 접어들었는데 이후는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탄력 넘치는 발걸음으로 상대를 압도하며 결승선 전방 80m부터는 프랑소와 기수가 우승을 확신하고 제어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필자를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이 우승후보로 예측했고, 당일 인기순위 1위도 기록했지만 이 정도로 잘 뛸 줄은 미처 몰랐다. 

직전 다섯 번째 경주를 통해서 강자의 대열에 합류했다고 본다. 뛰어난 경주마들은 대부분 일정한 시점에서 급격한 전력변화를 보이기 마련인데, 미스터어플릿에게는 이번 경주가 잠재력을 발휘한 경주였다고 본다. 그동안 이런저런 질병으로 출전주기도 불규칙했고, 막판에 극적인 추입승부를 여러 번 펼쳤는데, 이번에는 시종일관 여유 있는 전개를 펼쳤고, 막판 폭발력도 더욱 좋아졌기 때문이다. 

혈통적으로도 기대치가 매우 높다. 미스터어플릿의 부마는 미국 현지 [G1]대회에서 3승을 거두는 등 현역시절 뛰어난 활약을 하며 명마로 이름을 알린 어플리트알렉스다. 어플리트알렉스는 씨수말로 전환한 후에도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매년 리딩사이어 부문에서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최고 성적은 2014년도의 21위이고 2세 자마 부문에서는 같은 해 3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현역시절 거리적성은 그야말로 전천후였다. 1100미터 단거리에서 2전 2승을 거뒀고, 장거리인 2400미터에서도 한 번 출전해 우승을 했다. 12전 8승 2위 2회 3위 1회의 종합 성적 중 6승 2위 2회 3위 1회가 블랙타입 경주 성적이다.  

모마인 인에스크로는 현역시절 평범(2전0/0/0)한 말이었지만 외조부가 명마 빈디케이션(Vindication)이다. 빈디케이션은 2세 시절인 2002년 수말 챔피언을 지냈고 씨수말이 된 후에도 좋은 후대들을 배출했다. 

혈통적 배합은 데이터 상으로는 만족스럽지 않다. Mr. prospector계의 씨수말과 Seattle slew계의 씨암말은 국내에서 모두 35두가 경주마로 뛰었는데 1군마가 2두에 불과하고, 복승률 17%대, 연승률 26%대다. 대표마는 폭풍질주(외1), 히든메신저(국1)가 있다. 배합상으로는 결코 좋다고 할 수 없는 통계지만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부마와 모마가 조금씩 다른 기질이나 유전자를 물려받는 경우 의외의 경주마가 탄생하기도 한다. 더군다나 부마인 어플리트알렉스는 격이 다른 뛰어난 씨수말이기 때문에 선대 계열끼리의 배합 통계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로 판단된다. 

어플리트알렉스는 현재 국내에서 15두의 자마를 배출했는데 비무량이란 말만 데뷔전을 준비하고 있고, 모두 실전을 치렀다. 1군마도 두 마리나 배출했는데 경마팬들의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돌콩과 드래곤힐이 그 주인공이다. 그 밖의 대부분의 자마들도 평균 이상의 활약을 해주는 편이라 국내에서도 상당히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된다. 

이상의 분석을 토대로 볼 때 미스터어플릿은 앞으로의 활약이 더 기대된다고 할 수 있다. 선조들의 장거리 활약성이 그렇고 이제 잠재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3세마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미스터어플릿의 활약이 앞으로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싶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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