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심사로 본 눈에 띄는 신예마

이장수 프리랜서 2012-08-22 조회수 3149
▲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5주간에 걸친 야간경마를 뒤로하고 이번 주부터 다시 ‘정상적’인 주간경마가 펼쳐지게 된다. 24절기상으로는 ‘처서’(23일)를 품고 있는 한 주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삐뚤어진다’는 얘기가 있듯이,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무더위에 지쳤던 경주마들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절기가 바뀌는 시기에는 경주마의 컨디션을 평소보다 꼼꼼하게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 높은 기온에 맥을 못 추던 북반구 혈통의 마필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시기이기도 하고, 무더위에 강하던 마필들이 감기 등으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경주마의 주로 출장 때에 걸음이 가볍고 투지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 컨디션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면 큰 무리가 없을 듯하다.
이번 주에도 주행조교심사에서 자질을 보인 마필들을 중심으로 될성부른 신예마 몇 두를 살펴보기로 한다.

# 스피드테크닉

먼저 들여다볼 신마는 22조 마방의 국내산 3세 수말인 ‘스피드테크닉’이다. 8월 10일 주행조교심사 1경주(건조주로) 때 3번 게이트에서 55㎏ 부중으로 이상혁 기수가 말몰이에 나섰는데 마명처럼 스피드와 순발력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발주 이후 밀며 선두권에 나선 뒤(S-1F 기록 13.7) 약간 제어하며 외곽 마필과 함께 선행경합성 전개를 했고, 결승선 직선주로에 들어선 이후에도 중반부까지 고삐를 잡고만 오다가 후반부에 채찍을 대며 밀고 들어왔다. 주파기록은 1분 03.9초로 양호했고, 나중에 채찍을 대긴 했으나 라스트 화롱(결승선 직전 마지막 200m) 기록도 13.5로 괜찮은 편이었다.

이 마필은 불과 2주 전인 7월 26일 주행조교심사 때 능력미달(주파시간 1분 07.6초)로 ‘불합격’ 판정을 받았었다. 당시 외곽 게이트에서 밀며 선입권에 진출했으나 선두로 나서지 못했고, 앞말들의 사행으로 진로가 막혀 정상적인 추진을 하지 못한 탓도 있었지만 직선주로에선 뒷걸음이 좀 무뎌지는 모습이었다. 두 차례의 주행조교심사를 비교해보면 일단 선두권에 나서야 걸음이 더 나오는 선행형 마필로 보인다. 다만 8월 주행조교심사에서 초반에 힘을 쓰고도 오르막길인 직선주로 중반까지 고삐를 잡고 걸음이 유지된 점을 감안하면 향후 힘이 찰 경우 선입 전개도 가능할 듯하다. 부마는 혈통 우수마인 ‘포리스트캠프’. 체중이 530㎏에 이르는 덩치마라 적절한 섭식과 놀이운동을 통해 몸 관리를 하고, 조교를 통해 걸음을 다진다면 앞으로 제몫을 톡톡히 해줄 것으로 보인다.

# 스트리트명문

다음으로 살펴볼 마필은 18조 마방의 미국산 2세 암말인 ‘스트리트명문’이다. 8월 10일 주행조교심사 4경주(건조주로)에 53㎏ 부중으로 이상혁 기수가 기승해 전반적으로 여유 있는 걸음을 선보였다. 초반에는 밀며 중위권에 진출했지만(S-1F 기록 14.6), 이후엔 내내 고삐를 꾹 잡고 최외곽에서 경주를 전개했다. 직선주로에 들어선 뒤에도 단 한 차례도 채근하지 않고 고삐를 잡고만 오면서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주파기록은 1분 04.8초로 무난했지만, 추진 동작 없이 주행한 점을 감안하면 라스트 화롱 기록은 13.8로 양호한 편이었다.

경주 전반에 걸쳐 여력이 있었고 초반 이후 최외곽에서 고삐를 잡고 주행했음에도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탄력이 이어진 점으로 미루어보아 더 나올 걸음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부마는 6전을 치르면서 미국 블랙타입 경주에서 1승과 3위 2회를 기록한 ‘스트리트히어로’(우승거리 1700m)로 혈통적 기대치도 높은 편이다. ‘스트리트히어로’의 부마인 ‘스트리트크라이’는 미국 경마에서 12전을 치르면서 블랙타입경주에서 3승과 2위 5회의 성적을 거두는 등 복승률 91%를 기록하며 515만여 달러를 벌어들인 명마다. 우수한 자질을 갖춘 만큼 적절한 조교와 실전 경험을 통해 능력을 향상시킨다면 앞으로 상위군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불멸신화

다음으로 살펴볼 마필은 34조 마방의 국6군 3세 거세마인 ‘불멸신화’다. 지난 6월 24일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주로 출장 중 기수 낙마로 인해 데뷔가 늦어진 경주마다. 8월 10일 주행조교심사 5경주(건조주로)에 나와 5번 게이트에서 55㎏ 부중으로 조경호 기수가 말몰이를 했는데, 상위군 마필들과 경합을 하면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탄력과 근성을 보여주었다.

발주 이후 스피드를 지닌 국4군 ‘꿈꾸는세상’이 선두에 나서자 약하게 밀며 외곽 선입권에 진출해(S-1F 기록 14.1) 4코너까지 선입 전개를 폈다. 직선주로에 들어선 뒤에도 한 차례 고삐채근을 했을 뿐 거의 추진동작 없이 고삐를 잡고만 왔는데 국1군 ‘천하장사’와 나란히 달리며 대등한 탄력으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주파기록은 1분 04.2초로 괜찮은 편이었고, 라스트 화롱 기록이 고삐를 잡고만 온 점을 감안하면 13.3으로 꽤 양호했다. 경주 전반에 걸쳐 걸음에 여유가 있던 데다 투지도 좋은 마필이라 앞으로 조교 등 관리만 잘해준다면 제몫을 톡톡히 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마는 혈통우수마인 ‘스톰캣’의 자마인 ‘크릭캣’이다.

# 용해

4조 마방의 국내산 2세 수말인 ‘용해’는 아직 ‘미완의 신마’이나 향후 일부 악벽만 순치한다면 의외의 활약을 펼칠 만한 잠재력을 지닌 마필로 평가된다. 지난 8월 10일 주행조교심사 2경주(건조주로)에 6번 게이트에서 52㎏ 부중으로 서승운 기수가 기승했는데, 주행 때 다소 불안정한 면이 있었지만 탄력적인 뒷걸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당시 발주 이후 밀며 외곽 중상위권에서 선입으로 경주를 전개했고(S-1F 기록 14.3), 직선주로에 들어선 뒤에는 밀고 오다가 중반에 채찍을 대며 강하게 추진했다. 그후 결승선을 50m쯤 남기고 고삐를 잡고만 왔는데 오히려 걸음이 점점 살아났고, 결승선 통과 뒤에는 선두로 주파한 외산마 ‘언비터블’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 100m가량을 달릴 정도로 탄력이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주파기록은 1분 04.4초로 괜찮았고, 라스트 화롱 기록도 13.1로 양호했다. 한 가지, 흠을 꼽는다면 아직 주행 중 자세가 다소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7월 26일 첫 번째 주행조교심사에서는 3위로 골인하고도 ‘주행불량’ 사유로 불합격 판정을 받기도 했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순치된 모습이지만 아직도 기수가 마필을 제어하기 위해 힘을 많이 쓰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질주할 때의 탄력은 상당한 수준이라 앞으로 맞춤형 조교를 통해 주행자세가 보다 안정된다면 실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마는 앞서 소개한 불멸신화와 같이 ‘스톰캣’의 자마인 ‘크릭캣’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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