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기수의 궁합 따져보니
[일요신문]
경마장엔 수많은 용어들이 난무한다. ‘승부기수’도 그중의 하나다. 마방이 강력한 입상의지를 나타낼 때 태우는 기수(선수)를 뜻하는 말이다. 마방을 떠나서 특정 마주가 좋아하는 선수도 여기에 속한다. 경마장에서 승부할 때 태우는 것으로 알려진 선수들의 실제 성적은 어떨까. 이번 주엔 승부선수 궁합 가운데 감독(조교사)과 선수들의 경우를 먼저 살펴본다. 2011년부터 2013년 2월까지 최근 2년여간의 경주결과를 토대로 20회 이상 출전한 감독-선수 콤비만 분석한 것이다.
경마팬들이 높게 평가하는 3할대 이상의 입상률을 기록한 콤비는 모두 97가지였다. 꿈의 복승률이라고 평가받는 4할대는 32가지였고, ‘무조건 베팅의 축’으로 삼는다고 하는 5할대도 9가지로 나타났다.
서울과 부경을 통털어 복승률이 50%가 넘는 궁합을 보인 감독-선수 콤비는 누구일까. 영예의 1위는 서홍수-문세영 궁합이었다. 복승률(57% 소수점 이하는 생략, 26전9/6/3)뿐만 아니라 연승률(69%)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문세영 선수는 이밖에도 무려 5번을 더 복승률 50% 이상에 이름을 올렸는데, 김양선(2위-54%), 지용훈(3위-54%), 김학수(7위-51%), 강명준(8위-51%), 서범석(9위-50%) 감독이 관리하는 말을 탔을 때 좋은 결과를 일궈냈다.
4위는 유병복 감독과 조성곤 선수(53%, 47전 20/5/4), 5위는 김영관-후지이(53%, 32전11/6/5), 6위는 서범석-조경호(52%, 23전10/2/1) 콤비가 차지했다.
연승률에서는 모두 38가지의 콤비가 50% 이상의 성공률을 보였다. 1위는 앞서 언급한 서홍수-문세영이고, 2위는 김영관-후지이(68%)였다. 3위가 김양선-문세영(64%), 4위가 김영관-임성실(63%), 5위가 민장기-아베(62% 현재는 서울에서 활약), 6위가 최기홍-조성곤(62%), 7위가 유병복-조성곤(61%), 8위가 유재길-문세영(61%), 9위가 강명준-문세영(61%), 10위가 지용훈-문세영(60%)였다(자세한 데이터는 표 참고).
다음으로 마방별로 최고의 성적을 내는 콤비를 알아본다. 대체로 통산성적에서 상위권의 성적을 내는 선수들의 이름이 많았기 때문에 뻔한 경우나 앞에서 나온 경우는 생략하고 특이한 경우만 소개한다.
고홍석 감독은 최시대 선수와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31%). 김상석 감독은 박금만 선수(33%)와, 김순근 감독은 박태종 선수(35%)와 호흡이 잘 맞았다. 김영관 감독은 여러 선수를 골고루 기용했지만 송경윤 선수(40%)와도 찰떡 궁합을 과시했다.
김점오 감독은 조인권 선수(38%), 박병일 감독은 이상혁 선수(36%), 박재우 감독은 최범현 선수(39%)를 자주 기용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박천서 감독은 능력 있는 선수를 많이 기용했지만 ‘꼬마 선수’인 박현우 선수와도 37%의 복승률을 보였다. 체구가 작은 말이나 암말일 경우 부담중량에 민감한 경우가 많은데, 이런 말에 감량이점이 있는 박현우 선수를 태운 것으로 보인다. 박 선수는 신인급 선수 가운데선 유일하게 3할대 이상의 97콤비에 이름을 올렸다.
김시용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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