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마예감 왕성

김시용 프리랜서 2013-03-22 조회수 3513

[일요신문]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이번 주 소개할 마필은 20팀 배대선 감독이 관리하고 있는 ‘왕성’이란 마필이다. 왕성은 박복용 마주의 소유로 미국산 3세 수말이다. 현재 외2군에 소속돼 있다. 지난해 7월 경주로에 데뷔한 이후 7전 3승 2위2회를 기록, 승률 42.9%와 복승률 71.4%를 기록하고 있다. 왕성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좋은 성적 때문만은 아니다. 그동안 한 번도 수월한 상대와 겨룬 적이 없음에도 안정적인 성적을 유지하고 있고 출전을 거듭할수록 거리가 늘어났음에도 변함없는 경주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왕성의 경주력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먼저 지난 경주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왕성은 지난해 7월 데뷔전을 가졌다. 당시에는 강한 상대들이 많이 포진해 있어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실전 결과도 왕성은 1:03.4초로 평범한 기록을 작성하는 데 그쳤다. 출발 이후 순발력도 신통치 않았고 중반의 가속도 평범했다. 유일한 기대치라면 종반탄력이 출주마 중에선 가장 좋았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왕성은 두 번째 경주를 가졌다. 출전마 14두 가운데 단승식 순위가 9위를 기록했을 만큼 이 경주에서도 팬들의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왕성은 수프림갤러퍼, 제일고수, 스트라디오트 등 강호들을 모조리 따돌리고 푸른미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해 초반 순발력이 몰라보게 좋아져 처음부터 선행마 뒤를 바짝 따라가는 최적의 선입작전으로 임해 결승선을 그대로 통과했다(주파기록 1:15.3초).

1위를 한 푸른미소가 워낙 잘 뛰는 바람에(5마신 차이로 우승) 상대적으로 왕성의 능력은 저평가됐지만 이 경주에서 왕성은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깔끔한 출발과 순발력, 거기에 중간에 속도를 붙이는 가속력, 그리고 막판에 끈질기게 밀어붙이는 근성이 모두 좋았던 것이다. 데뷔전에서 보여준 뒷심이 초중반을 빠르게 가져간 두 번째 경주에서도 그대로 나와 주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주목할 만했다.

세 번째 경주인 9월 경주에서도 왕성은 4마신 차이로 2위를 했다(1:01.2초 다습). 이번에도 1위는 푸른미소였다. 착차는 4마신. 두 마필 모두 결승선을 통과하고나서도 여력이 있었기 때문에 다음 경주에서 또 기대를 모았다.

지난 9일 펼쳐진 1800m 경주에서 왕성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그러나 네 번째인 11월 경주에선 인기 2위로 팬들의 압도적인 사랑을 받고 출전했지만 4위에 그쳤다. 1000미터 단거리인 데다 순발력이 좋은 말이 많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외곽을 돈 게 패인이라면 패인이었다. 주파기록은 1:01.1초로 건조상태의 경주로를 감안하면 많이 단축된 결과였다. 입상엔 실패했지만 경주력은 더 나아졌다는 분석이 가능했다. 다음 경주에서 인코스에 포진한다면 강하게 노림수를 던져도 될 말로 판단됐다.

이를 입증하듯 12월 경주에서 왕성은 1번 게이트에서 인기 1, 2위마인 빛의왕자와 인천쓰나미 등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1200미터를 1:13.9초로 주파했다. 당시의 경주로가 포화상태였다는 것을 감안해도 빼어난 기록이었다.

해가 바뀌어 올 1월엔 1400미터 경주에 출전했다. 파랑주의보, 황금지존, 삼정불패 같은 강력한 인기마들이 있어서 왕성의 단승식 순위는 4위에 그쳤다. 인기마 3두가 모두 앞선에서 달렸지만 왕성은 차분하게 뒤따라갔고, 결승선에서 앞서가는 말들을 모조리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주파기록은 1:28.4초.

그로부터 두 달 뒤인 지난 9일 왕성은 1800미터 경주에 출전했다. 거리경험이 없고 오랜만에 나와 일각에선 ‘불안한 인기마’로 분류하기도 했지만 왕성은 5마신 차이로 우승을 차지했다. 앞에 가는 말들을 따라잡느라 경주초반 약 400미터 이상의 오르막 구간을 오버페이스에 가까울 만큼 무리를 했지만 끝까지 이겨냈다. 당시 인기마인 원갤러퍼가 소천하라는 말한테도 덜미를 잡힐 만큼 초반이 빠른 레이스였다는 점에서 왕성의 끈기는 인정할 만했다.

이상의 경주를 토대로 볼 때 왕성은 빠른 순발력과 뛰어난 가속력, 그리고 막판까지 지지 않으려는 근성 등 삼박자를 겸비한 것으로 보인다. 약점이라면 체구가 크지 않아(440kg 후반) 부담능력에 대한 검증은 필요해보인다는 점이다. 3세라는 현재 나이를 감안하면 체격이 더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김시용 프리랜서


‘왕성’의 혈통 들여다보니

친가·외가 모두 ‘황금혈통’

왕성의 혈통표를 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우수하다. 부마는 라이언하트로 G1경주 우승마다(4전3/1/0). 경주는 4번밖에 뛰지 않았지만 4번을 모두 입상했고 이 가운데 2승 2위1회가 블랙타입 경주다. 일찍 씨수말로 데뷔한 라이언하트는 후대성적도 뛰어나다. 특히 후대들이 2세 때 좋은 성적을 올려 2세마 리딩사이어 최상위권에도 몇 차례 이름을 올렸는데, 지난해엔 3위를 차지했다.

조부마인 테일오브더캣은 9전 5승2위1회 3위2회(블랙타입 1/1/2)를 거둔 말로 역시 일찌감치 씨수말로 전환해 뛰어난 후대마들을 배출하고 있다. 부마와 조부마가 이만 한 성적을 내는 것은 증조부마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씨수말로 유명한 스톰캣이 바로 왕성의 증조부인 것이다.

모마인 데들리디바는 경주에 출전한 적이 없다. 그러나 그 혈통은 부마 못지 않게 뛰어나다. 데들리디바의 부마가 언브라이들드스송이다. 언브라이들드스송은 G1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한 마필이기도 하지만 셰프드라스(프랑스어로 ‘더러브렛의 우두머리’라는 뜻으로 경주마 혈통에서 한 계통을 형성한 말. 현재 199두의 셰프드라스 씨수말이 있으며 매년 2~3두가 추가되고 있다)로 인정받은 언브라이들드의 자마다. 언브라이들드는 폴리네시안, 네이티브댄서, 레이즈어네이티브, 미스터프라스펙트, 파피아노까지 계승된 셰프드라스 황금혈통이다. 폴리네시안부터 언브라이들드까지 6대가 모두 셰프드라스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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