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팅 톱11’ 살펴보니

김시용 프리랜서 2016-05-02 조회수 1647
[일요신문] 마사회에서 경주편성의 기준으로 삼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신뢰하고 있는 레이팅 제도. 외국에서 용병 기수들이나 조교사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적인 경마현실을 감안하면 비교적 조기에 잘 정착됐다는 평가가 많다. 그렇다면 2016년 4월 28일 현재 레이팅 톱11에 오른 경주마는 어떤 말일까.

영광의 1위는 서울의 클린업조이(마주 민형근·조교사 김효섭)와 부경의 벌마의꿈(이종훈·백광열)이 공동으로 차지했다. 
 
레이팅 1위 클린업조이. 사진제공=한국마사회

클린업조이는 현재 5세 거세마로 16전을 뛰면서 8승(2위 5회, 3위 1회)을 거둔 준족이다. 순발력과 지구력을 겸비한 마필이지만 한때 출발이 늦어 마방관계자들 속을 끓였던 말이다. 1군에서 진출한 이후 장거리에서 좋은 성적을 내왔던 말인데 지난 3월엔 1200미터에서 내로라하는 스프린터들을 모조리 제압하고 우승하면서 전성기에 돌입했음을 알렸다. 이제부턴 부담중량과의 싸움이 남아있을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레이팅은 116이고 부마는 Purge, 모마는 Greta’s Joy다. 
 
레이팅 1위 벌마의꿈.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벌마의꿈은 마령 6세 수말로 25전15/3/0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레이팅은 116이고 부마는 Put It Back, 모마는 Wild Dixie Gal이다. 한때는 정말 적수가 없을 만큼 빼어난 스피드로 주목을 받았다. 그렇지만 선행 일변도의 주행습성 때문에 큰 경주에선 기대만큼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혈통적인 거리적성도 장거리 쪽은 약한 면이 있고 실전 결과도 그러했다. 마령 6세로 서서히 정점을 넘어서는 말이지만 1800미터 이하의 경주에선 선행만 받으면 언제든지 입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3위는 서울의 원더볼트(김영진·지용훈)가 차지했다. 마령 6세의 거세마로 성적은 28전8/9/3. 현재 레이팅은 114로 한때 질병으로 주춤했으나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한동안은 더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마필이다. 부마는 Desert Warrior이고, 모마는 Little Champ다. 체구가 그리 크지 않은 마필이라 부담중량은 늘 체크해야 할 포인트이고, 마방에서도 이를 의식해서 감량기수를 기용하고 있다.  

4위는 부경의 오르세(송정아·윤주혁)다. 마령 7세의 수말로 33전13/4/4을 성적을 올렸고 이제는 노장마에 속하지만 중단거리에선 아직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내고 있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면서 스피드도 조금씩 둔화되고 있고, 특히 부담중량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은 성적에 기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팅은 최강마급이지만 실전 능력은 그에 조금 못미치는 마필로 보인다. 상금과 순위가 많이 반영되는 레이팅 제도의 일부 문제점이 드러난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현재의 레이팅은 112이고  부마는 Smoke Glacken, 모마는 Heavenly Splendor다. 

5위는 4위보다 1점 모자라는 111점을 얻은 서울경주마 클린업천하(민형근·김효섭)다. 마령 5세 수말로 18전8/6/2의 성적을 올렸다. 부마는 El corredor, 모마는 Loh Collado다. 김효섭 조교사가 ‘클린업’ 시리즈로 최강급 경주마를 두 마리나 보유한 셈인데, 클린업천하는 클린업조이와는 달리 혈통상으로는 장거리는 조금 힘에 부칠 것으로 예상을 했었다. 그러나 최근엔 58~60kg의 부중을 지고도 장거리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이제 전성기에 돌입한 마필로 이 말도 일반경주에선 부담중량과의 싸움만 남았을 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6위는 모두가 다 아는 최강의 암말 부경의 감동의바다(박광순·김영관)다. 마령 7세의 암말로 33전14/5/7의 성적을 거뒀다. 레이팅은 110이고 부마는 Werblin, 모마는 Radyla이다.

2012년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마필로 이후로도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도 암말한테는 과중한 57kg이상의 부중을 달고도 순위권 이상의 성적을 올리며 나름 선전하고 있으며, 주행습성도 예전보다는 자유로워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부경의 석세스스토리(이종훈·민장기)는 공동 6위를 차지했다. 마령 5세의 수말로 현재 성적은 18전10/2/2다. 레이팅은 110을 받았고 부마는 피스룰즈, 모마는 파워팩이다. 데뷔 초부터 엄청난 순발력으로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마필인데 대상경주에선 선행 일변도의 주행습성 때문에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후에 주행습성을 고치기 위해서 나름 애를 썼고 일반경주에선 어느 정도 통했지만 대상경주에선 역시 부적절했다. 최근엔 다시 선행 위주로 경주전개를 하면서 기록이 좋아지고 있고 순위도 1~2위를 기록하는 등 상승했다. 나이로 보나 경주력으로 보나 일반 경주에서 선행 편성을 받으면 레이팅 이상의 강미를 보일 마필로 판단된다.  

8위는 부경의 헤바(김봉겸·권승주)다. 마령 6세로 마체중 450kg 안팎의 다소 왜소한 체격의 암말이지만 근성은 일품이다. 현재 레이팅 109로 40전9/7/3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고 앞서 설명한 석세스스토리의 부계 형제마다. 모마는 Sue’s Temper다. 이 말은 입상한 대부분의 경주가 선입 아니면 추입이었다. 그만큼 이기고자 하는 근성이 남다르고 거리도 가리지 않는 전천후 스타일이다. 당분간 꾸준한 활약이 기대된다.  

9위는 레이팅 108로 서울의 치프레드캔(박정재·박천서)과 부경의 뉴욕블루(이태희·임금만), 볼드킹즈(임용근·울즐리)가 공동으로 차지했다. 

치프레드캔은 최근 기세를 떨치고 있는 마령 6세의 거세마로 5월 현재 20전7/3/3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생각만큼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은 중·하위권 시절에 늦발 등의 악벽으로 능력발휘를 제대로 못한 적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그리 심한 늦발을 하지 않고 중간에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이른바 ‘무빙작전’으로 선두권과의 거리를 좁힌 뒤에 승부하는 호흡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부마는  Fantasticat, 모마는 Deputy Lady다. 

뉴욕블루는 5세 암말로 현재 21전7/8/1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선행이 가능한 선입마로 대상경주에서도 선전을 했던 말이다. 열창 등으로 한동안 장기휴양을 다녀와 3월에 주행검사를 다시 받았고 4월엔 연습주행을 하기도 했다. 최근엔 특별한 질병이 없고 주행검사 때의 모습도 이상이 없어 보였다. 경주감각 회복이 우선이겠지만 꾸준하게 훈련을 하고 있고, 아직 5세마임을 감안하면 곧 자기몫을 해줄 것으로 판단된다. 부마는 Candy Ride, 모마는 Aim For The moon이다. 

볼드킹즈는 4세 수말로 8전7/1/0의 성적을 거뒀는데 7승 가운데에는 지난해 그랑프리 우승도 포함돼 있다. 입상한 경주의 전개를 보면 선입이 6회, 추입이 2회였다. 직전엔 비록 과부중으로 2위를 하는 데 그쳤지만 이제 4세라 아비와 조부가 모두 장거리에서도 좋은 활약을 했던 만큼 올 한 해 최고의 활약이 기대되는 말이다. 

한편 아시아챌린지컵에서 우승했던 서울의 최강실러(남기태·지용훈)는 레이팅 107로 13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김시용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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