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경주서 걸음 터진 서울 경주마 살펴보니

김시용 프리랜서 2016-11-22 조회수 1448
[일요신문] 지난주(11~13일) 경마는 평소와는 조금 다른 흐름이었다. 복승식은 인기마들이 입상하면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지만 3위권에서 자주 이변이 터지면서 중고배당이 속출했다. 개미군단들이 선호하는 삼복승식이나 삼쌍승식은 여전히 적중하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많은 팬들이 동의하고 있지만 삼쌍승식은 정말 적중하기 힘들다. 행운이 따라야지, 의도적으로 적중시키려고 욕심을 부렸다가는 호주머니가 다 털리기 십상이다. 쏟아지는 고배당들을 볼 때마다 경마를 하는 건지 로또를 하는 건지 의문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이번 주엔 토, 일 양일간 서울 경마에서 뚜렷한 능력변화를 보인 말들을 몇 두 살펴본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듬직이(3세·거·11전3/1/0·권익현·김대근:53)=피코센트럴의 자마로 모마는 매그네틱이다. 피코센트럴은 버카루(Buckaroo)의 자마이고 매그네틱은 로열아카데미의 자마라 5대 이내에 같은 조상이 없다. 이종교배에 가깝다. 

듬직이는 이번 경주를 두고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출전마 10두 중 인기순위가 4위였다. 10전 동안 3회의 입상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선행으로는 제법 뛰었지만 선입이나 추입으로는 능력발휘를 하지 못했다. 그러다 직전 경주에서 추입으로 가능성을 보였고, 이번 경주에서는 완벽하게 적응하면서 추입으로 여유승을 거뒀다. 전반적으로 기록을 대폭 단축했고 주행습성도 추입에 적응해 한 단계 더 성장한 것으로 판단됐다. 

마체중 446㎏으로 경주마치곤 다소 왜소한 체격이지만 아직 3세라 성장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 체격이 작다고 발전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늘어나는 부담중량에 견디기 위해서는 좋은 체격은 꼭 필요하다.  

# 선키스드(2세·수·4전2/0/1·이수홍·송문길:38 부:채플로열,모:마운틴즈오브러브)=요즘 주목받고 있는 씨수말 채플로열의 자마다. 모마는 마운틴즈오브러브로 장거리에서도 잘 뛸 수 있는 혈통의 씨암말이지만 현재까지는 특출한 자마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선키스드는 직전 경주에서 우승한 탓인지 이번 경주에서 제법 주목을 받았다. 인기 순위가 4위였지만 압도적인 인기마는 없었기 때문에 제법 베팅이 몰렸다. 

이전까지는 선입으로 1승, 추입으로 3위를 차지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외곽선입으로 우승했다. 4회의 경주를 통해서 본 것처럼 아직 모래에 적응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지만 경주력은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특히 이번 편성은 만만찮은 강자들이 있었지만 외곽주행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모두 이겨냈다. 부계의 거리적성이 짧은 편이라 장거리는 검증이 필요하지만 단거리에선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 소캐스티(2세·수·2전1/0/0·최수군·이관호:49 부:Wicked Rich,모:Miss Golden Freud)=위키드리치의 자마다. 위키드리치는 현역시절 9전 2승 3위1회의 성적을 거둔 말로 볼드룰러 계열이다. 이 말도 마체중이 450㎏도 안될 정도로 체구가 작아 앞으로의 성장 여부가 중요한 사안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현재까지의 경주력은 상승일로다. 

데뷔전이었던 직전 경주에선 심하게 외곽을 돌면서 전개도 꼬였고, 진로도 막혀 5위에 그쳤지만 이번 경주에서는 확실한 선행작전으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2세마에겐 부담스러울 정도로 초중반이 아주 빠르게 흘렀지만 막판까지 잘 견녀냈고, 끝걸음도 나쁘지 않았다. 현재의 순발력과 성장세로 보면 다음 경주에서도 연속입상을 기대할 수 있는 전력으로 판단된다. 

김시용 프리랜서
 
대통령배 대상경주 다시보기

기세등등 ‘트리플나인’ 연말 그랑프리도 사정권
 
2016년 11월 13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대통령배 대상경주에서 트리플나인이 파워블레이드를 제치고 우승했다. 한국마사회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대통령배는 예상대로 싱겁게 끝났다. 당초 이 경주는 부경의 김영관 조교사가 관리하는 파워블레이드와 트리플나인 두 마리의 우승다툼으로 점쳐졌고, 변수라면 선행이 확실시되는 석세스스토리의 버티기와 상승세의 제타바이트가 어떤 변화를 보일까 정도였다. 

경주를 앞두고 파워블레이드와 트리플나인 중 누가 더 셀까를 놓고 많은 얘기들이 오갔다. 우선 3세마인 파워블레이드가 상승세이긴 하지만 4세 전성기에 돌입한 트리플나인이 우세할 것이라는 분석이 눈길을 끌었다. 경주거리에 대한 지적도 많았는데, 뛰는 스타일로 볼 때 장거리(2000미터)에서는 트리플나인이 유리하고, 더군다나 혈통적인 부분에서도 장거리 적성이 더 우수하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메니피의 자마들이 장거리에서는 약세를 보인 반면 엑톤파크의 자마들은 장거리에서도 곧잘 뛰어왔기 때문이다. 

이런 분석에 많은 이들이 동의를 했음인지 단승식 배당판은 트리플나인이 1.8배로 최저배당을 형성했고, 파워블레이드는 2.6배를 형성했다. 

실전 경주는 예상대로 1번 석세스스토리가 선행을 나섰고 그 뒤를 8번 파워블레이드와 12번 톱파이터가 따라갔다. 트리플나인은 출발이 좋았지만 차분하게 따라가는 작전으로 임해 중간그룹에서 철저히 힘을 안배하며 곱게 따라갔다. 초반은 장거리 경주가 맞나 싶을 정도로 빨랐지만 2코너를 돈 이후엔 대부분 차분하게 운영을 하면서 일반 경주처럼 느리게 이어졌다. 3코너를 전후해 5번 로열임팩트가 맹렬하게 치고나오면서 1번 석세스스토리와 어깨를 맞댔고, 그 서슬에 9번 천지스톰도 딸려나오면서 조금 앞으로 나섰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이 두 마리는 곧 뒤로 처졌고 4코너를 돌고나자 서서히 거리를 좁혀온 트리플나인이 1번과 8번에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3파전으로 바뀌었다. 얼마간의 힘겨루기가 벌어진 후 1번은 뒤로 처졌고 파워블레이드와 트리플나인의 대결로 좁혀졌다. 결승선 200미터 전방까지도 팽팽했지만 막판에 파워블레이드의 걸음이 조금 느려지면서 승부가 결정됐다. 6번 트리플나인이 1위, 8번 파워블레이드가 2위. 5마신 차이였다. 1번 석세스스토리는 2위와 4마신 차이를 내면서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예상대로 결과가 나왔지만 전력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특히 트리플나인과 파워블레이드는 부담중량 차이를 감안하면 그 격차는 상당히 크게 느껴졌다. 트리플나인의 현재 기세라면 연말 그랑프리도 충분히 노릴 만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연말 그랑프리는 2300미터 거리로 치러진다.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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