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수말 컬러즈플라잉 완전분석

김시용 프리랜서 2014-10-29 조회수 4312
[일요신문] 씨수말 컬러즈플라잉의 부상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10월 12일 경남신문배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몰아가더니 일반경주에서도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 2세마 대상경주인 경남신문배를 컬러즈플라잉의 자마들이 싹쓸이한 것은 그동안 난공불락의 씨수말로 군림해온 메니피의 코를 오랜만에 납작하게 만든 일대사건이었다. 씨수말에 대한 분석은 자마들의 가능성과 한계를 사전에 진단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 좋은 씨와 좋은 텃밭이 만나야 묘목이 잘 자라듯 씨수말도 좋은 암말을 만나야 더 좋은 자마들을 배출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이번 주엔 씨수말 컬러즈플라잉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씨수말 컬러즈플라잉의 자마 라팔(앞)과 돌아온현표가 10월 12일 열린 경남신문배에서 ‘리딩사어어’ 메니피의 자마들을 제치고 1, 2위를 차지했다. 한국마사회 동영상 캡처

현재 실전경험을 한 컬러즈플라잉의 자마들은 모두 15두이고, 이 중 4두가 우승을 맛봤다. 40전 9승 2위3회로 승률 22.5%, 복승률 30.0%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대상경주에서도 처음 출전한 2세마 경주에서 라팔이 우승해 데뷔초에 1승을 올렸다. 그동안 2세마 경주는 메니피의 독무대나 다름없었지만 이번에 컬러즈플라잉 자마들이 1, 2위를 독식한 것. 때이르게 메니피의 몰락을 거론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아직은 섣부른 평가로 보인다. 그렇지만 메니피도 마령 18세로 접어든 데다 신예 씨수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롱런전선에 고비를 맞은 것은 분명해보인다.  

컬러즈플라잉은 총 156두의 자마를 생산했다. 이 가운데 현역으로 뛰는 경주마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15두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용도미정이거나 폐사했다. 2012년부터 자마들을 생산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수적으로 절대 열세에 놓여있지만 망아지들이 본격적으로 경주로에 데뷔하는 내년부터는 씨수말 랭킹에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컬러즈플라잉은 현역시절 평범한 경주마였다. 7번을 경주에 출전해 1승 2위1회 3위3회의 성적을 거뒀다. 블랙타입 경주 입상은 단 한 차례도 없다. 전적이 많지 않아 정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그리 특징있는 말은 아니었다. 경주거리별로는 1300미터 1전0/0/1, 1400미터 1전0/0/0, 1600미터 3전1/0/1, 1700미터 1전0/1/0, 1800미터 1전0/0/0의 성적을 거뒀다. 

참고로 도시지 파일 상의 숫자는 맨 왼쪽으로부터 브릴리언트(Brilliant), 인터미디어트(Intermediate), 클래식(Classic), 솔리드(Solid), 프로페셔널(Professional)을 뜻하는데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스피드와 스태미나를 나타낸다.그렇다면 이렇게 평범한 컬러즈플라잉인데, 그 자마들이 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부마와 모마로부터 우수한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말의 부마는 완벽한 체형과 우수한 혈통으로 현역시절뿐만 아니라 씨수말로 데뷔한 이후에도 미국 경마를 주름잡은 에이피인디(A. P. Indy)다. 명마 시애틀슬루의 자마인 에이피인디는 미국 씨수말 부문에서 두 차례나 리딩사이어에 올랐을 만큼 뛰어난 후대성적을 자랑한다. 현역시절 성적도 걸출했다. 11전 8승 3위1회를 거뒀는데 이 가운데 6승 3위1회가 블랙타입경주였고 최고등급 경주인 그레이드1(G1)대회에서도 4승을 올렸다. 평균우승거리는 1776미터였는데, 1200미터부터 2400미터까지 거리를 가리지 않고 우승한 전천후 경주마였다. 3세 때인 92년도엔 3세수말챔피언과 연도대표마에 올랐다. 컬러즈플라잉의 자마들이 2세 때부터 뛰어난 경주력을 발휘하며 대상경주에서도 우승했지만 에이피인디도 2세마 시절 [G1]대회에서 우승했다. 부계라인을 보면 이 혈통은 조숙형이라는 게 입증이 되는 셈이다. 

컬러즈플라잉의 모마 스톰플래그플라잉(Storm flag flying)도 현역시절 [G1]대회에서 여러 번(4회) 우승한, 암말로서는 보기 드문 명마였다. 2세 때만 3승이나 낚으며 2세 암말 챔피언에 올랐었다. 스톰캣의 딸로 평균우승거리는 1652미터였는데, 남편인 에이피인디처럼 전천후 경주마였다. 1200미터부터 2000미터까지 출전해 1400미터에서만 3위를 거뒀을 뿐 모든 거리에서 우승을 했었다. 

이상의 혈통분석을 토대로 보면 컬러즈플라잉의 자마들은 현재 단거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장거리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무척 높다. 메니피의 자마들이 2000미터 이상의 장거리 경주에 유독 약한 면을 보여온 것에 비하면 혈통적 기대치만큼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번에 경남신문배에서 1, 2위를 한 라팔과 돌아온현표의 전망은 상당히 밝다. 특히 돌아온현표는 도시지 파일(7 10 15 2 0) 상으로도 장거리인자에 해당되는 솔리드(Solid:2)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조부가 장거리까지 활약한 곤웨스트(Gone West)라 장거리에 대한 적응력은 더욱 높을 것으로 보인다. 

위의 표는 현재 경주마로 등록된 컬러즈플라잉의 자마들이다. 모마와 외조부, 그리고 도시지 파일을 보면서 향후 기대치를 재미삼아 전망해보길 바란다. 아직 주행검사도 받지 않은 말들이 많지만 조만간 선을 보일 2세마들이다.

김시용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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