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컵 마일(GⅡ) 대상경주 미리보기

김시용 프리랜서 2015-04-01 조회수 3705
[일요신문] 레이팅 시스템이 점차 안정화 단계로 들어서고 있는 것 같다. 아직도 하위군에선 혼선이 있지만 우승열패의 대원칙이 예전보다는 훨씬 잘 유지되는 느낌이다. 능력마들이 승부를 회피하는 경우는 많이 줄어든 것 같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레이팅제에서 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 승군에 대한 부담이 최소화됐다는 것이다. 레이팅이 높은 말이 핸디를 많이 받기는 하지만 그 차이가 예전보다 적고, 승부를 회피한다고 해서 당장 핸디가 줄어들지 않는다. 반면 이기고 올라가면 당분간은 홀가분한 핸디를 배정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승군하면 오히려 이길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은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승부를 회피하면서 고부중에 시달리느니 이겨서 올라가는 게 유리하다. 한국 경마에서 가장 고질적인 병폐가 승부회피라는 것은 경마 3일만 하면 다 아는 사실이다. 레이팅제의 장단점에 대해 많은 얘기들이 오가고 있지만 이것 한 가지만으로도 필자는 대변혁을 가져왔다고 말하고 싶다.
 
돌아온현표(왼쪽 사진)가 1월 11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열린 5경주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 라팔(작은 사진 점선 원)은 1월 16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열린 10경주에서 우승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이번 주는 부경에서 큰 잔치가 열린다. 서울과 부경의 3세 대표마들이 격돌하는 KRA 컵 마일(GⅡ.1600m) 대상경주다. 서울말이 두 마리만 출전하고 전력상으로도 약세라 들러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부경의 명마들이 뛰는 것만으로도 관람하는 재미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출전마들을 살펴보자. 참고로 이번 경주는 부담중량을 성별에 따라서만 차등적용하는 별정경주라 모든 출주마가 부담중량이 동일하다.

#돌아온현표(3세·수·6전5/1/0·강종민·권승주:92①)=복승률 100%를 이어가고 있고 더욱 강해지고 있다. 경남신문배에서 이번에 같이 출전하는 부계 형제마 라팔한테 불의의 일격을 당했지만 그 다음 브리더스컵에서 곧바로 설욕하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직전경주에선 이번 경주와 동일한 1600미터 경주에서 2군의 터줏대감인 해란강자, 양키드림, 빅토리선 등을 녹다운시켰다. 빠른 발을 갖고 있는 데다 강한 체력이 뒷받침돼 갈수록 강해지고 있고 거리적성도 긴 말이라 강력한 우승후보로 분석된다.  

#라팔(3세·수·7전4/2/0·김종태·김재섭:89③)=돌아온현표의 부계 형제마인데, 대상경주 우승은 이 말이 먼저 테이프를 끊었다. 직전 경주 1900미터에서 첫 고배를 마셨지만 발걸음 자체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이번 경주는 1600미터다. 최근의 장거리 경험이 약이 될 것이고 무엇보다 질주스타일이 선입형이라 작전전개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강력한 도전세력으로 보인다. 

#맥앤치즈(3세·수·7전5/0/1·이태희·김재섭:92①)=돌아온현표와 함께 레이팅 1위마. 최강 씨수말 메니피의 자마이고 모계도 단거리에서 뛰어난 스피드를 뽐냈던 혈통이다. 메니피 자마들이 장거리에선 약점을 드러내고 모계도 그런 편이라 거리가 늘어나면 검증이 필요하지만 중거리까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였고 직전 경주에서 이미 그러함을 몸으로 보여줬다. 모래에 잘 적응하고 선입으로도 뛰어난 뒷심을 끌어내고 있기 때문에 인코스를 배정받는다면 돌아온현표에겐 부담스런 상대마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영천에이스(3세·수·7전3/3/1·이종훈·백광열:87④)=이 말도 메니피의 자마다. 선행과 선입, 추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이 장점. 최근 들어 발전 속도가 조금 더딘 감은 있지만 이미 1900미터에서도 2위 입상을 한 차례 한 적이 있을 만큼 안정된 경주력을 바탕으로 한 막판 뒷심은 일품이다. 도전 가능!

#서미트명운(3세·수·8전4/1/2·김평갑·김영관:86⑤)=이 말도 메니피의 자마다. 모마가 과거 대상경주 등 단거리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서미트파티다. 순간 폭발력에서 다소의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선추입이 자유로워 언제 어떤 편성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장점이 있다. 1400미터를 최근 4차례 연속 출전해 3승 3위1회를 거둘 만큼 뚝심도 좋다. 복병마!

#유성파이팅(3세·수·6전4/0/1·오헌봉·최기홍:81⑥)=주로 단거리에서 활약했던 디디미(부)와 매기즈프레어(모)의 자마. 폭발적인 선두력으로 레이스를 주도하며 입상하는 스타일. 선입으로는 딱 한번 입상했지만 그도 거의 선행에 가까운 경주전개였기 때문에 전형적인 선행마로 보인다. 이번 경주에서도 선행은 가능하겠지만 돌아온현표 등 빠른 말이 여러 두가 있어 압박을 받을 게 확실시돼 입상은 힘들어 보인다.

#남해신화(3세·수·7전3/3/0·김갑수·임금만:81⑥)=비카의 자마로 모마는 남촌의지존의 어미마로 유명한 인트리가다. 기승자에 잘 순응하고 선추입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력은 어느 정도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상대가 너무 빠르고 강해 어부지리라면 모를까 자력으로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영광의태풍(3세·수·8전3/2/2·변창덕·김영관:77⑧)=메니피와 그랜드패스의 자마다. 지난 11월 이후 1~3까지 4차례 연속 입상, 전력 자체는 상당히 안정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선행, 선입, 추입 등 레퍼토리가 다양해 작전 전개가 용이하지만 현재까진 뚜렷한 변화의 조짐이 안보인다는 게 아쉽다. 역시 어부지리나….

#스페셜라인(3세·수·9전2/2/1·류화영·백광열:67⑨)=엑톤파크의 자마다.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선행이나 선입을 나설 때 좋은 성적을 내줬는데, 선두력 자체가 뛰어나지 않다는 면에선 대상경주용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런 말은 대체로 대상경주에서 빠르게 따라가면 생각 이하로 부진한 모습을 자주 보인다. 빨리 붙으면 말이 지치고 천천히 가면 막판에 빠른 상대를 따라잡을 스피드가 부족한 그런 전개가 예상된다. 그렇지만 혈통상으로뿐만 아니라 질주습성으로도 장거리 형에 속하기 때문에 코너를 네 번 도는 장거리 경주로 진출하면 지금보다는 나은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겠다.

#햇빛나(3세·수·6전2/1/0·박정열·유재길:39⑩)=부경의 3세 거물들 틈바구니에 끼어든 서울 말. 단거리에 강한 디디미의 자마로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유일한 위안. 경주를 거듭할수록 순발력도 좋아지고, 성장속도도 빨라 이번 경주에서 어느 정도 뛸지 궁금한 말인데, 거리가 늘었고, 상대도 과거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강해져 당장은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라이언스타(3세·수·5전1/2/0·로열패밀리·심승태:34⑪)=대상경주에서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해주곤 하는 씨수말 엑스플로잇의 자마다. 서울 5군에선 강자로 불러도 되겠지만 이런 대상경주 편성에선 들러리 정도로 분석된다. 거리 경험도 앞서의 햇빛나와 마찬가지로 1300이 고작이다. 큰 경주 경험을 쌓게 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 같다.

김시용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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