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상금 톱10’ 살펴보니

김시용 프리랜서 2015-09-28 조회수 2704
[일요신문] 마주들은 도대체 얼마나 벌까. 적자일까 흑자일까. 그리고 경주마의 한 달 하숙비는 얼마나 될까. 경마팬들 가운데는 마주들이 떼돈을 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실상을 알고보면 마주들의 세계도 ‘부익부빈익빈’ 그 자체다. 일반 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땅짚고 헤엄치기는 절대 아닐뿐 아니라 때로는 하숙비를 못내는 마주들도 더러 있다고 한다. 이번 주에는 최근 1년간 마주들의 상금 톱10을 알아본다. 
 
마주들은 경주마를 마방에 위탁관리하며 매달 120만 원을 지급한다. 사진은 서울경마장 마방. 일요신문 DB

서울경마장 마주들 가운데 상금 1위는 김경민 마주로 나타났다. 김 마주는 지난 1999년 11월 마주로 등록한 이후 모두 71두의 경주마를 등록했는데, 현재는 9두를 보유 중이다. 약 10억 1800만 원의 상금을 벌었다. 지난 1년간 104전20/16/13의 성적을 올렸는데, 대표마는 얼마 전 스포츠조선배에서 우승한 소통시대다. 국2군의 슈퍼탱크, 국4군의 노던호재 행운성 등이 이 마주 말이다. 역대 명마로는 더비 우승 등 대상경주 3회 우승에 빛나는 새벽동자를 들 수 있다. 

상금 2위는 남기태 마주다. 마사회장배 뚝섬배 등 대상경주 5승의 명마 쾌도난마의 마주로 유명세를 탄 남 마주는 1997년 11월에 마주로 등록했고 현재 12두를 보유하고 있다. 애마들이 70전12/9/8의 성적으로 10억 1300만 원의 상금을 벌어들였다. 지난 8월 30일 아시아챌린지컵에서 우승, 국내팬들을 감동시킨 최강실러가 남 마주의 말이다. 최강실러는 이제 4세 후반기에 들어선 성장기에 있는 데다 장거리에서도 뛰어줄 수 있는 혈통이라 쾌도난마나 해란강을 제치고 남 마주의 진짜 역대대표마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최강실러 외에도 남 마주에게는 당산대협과 빅컬린 등 걸출한 마필도 몇 두 있다. 

상금 3위는 최상기 마주다. 2005년도에 마주로 등록했는데 그동안 18두의 마필을 매입했고 현재는 9두를 소유 중이다. 최근 1년간의 성적은 78전10/7/9로 벌어들인 상금은 9억 8200만 원. 대표마는 천년동안이다. 경기도지사배 등 대상경주를 4번이나 우승한 천년동안은 최근 약간의 피로감을 보이곤 있으나 아직 5세마이고 마체도 건강해 충분히 쉬고나면 다시 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동아일보배와 농협회장배 등을 석권, 한때 대형마로 성장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우아등선도 이 마주의 말이다. 

상금 4위는 1996년 7월에 등록한 박시용 마주다. 총등록 45두 중 현재는 9두를 보유 중인데 최근 1년간 93전10/12/10의 성적으로 8억 5800만 원의 상금을 벌어들였다. 대표마는 지난 5월 헤럴드경제배 우승마인 천망이다. 박 마주의 마필들을 보면 대형마는 없지만 언제나 제 밥벌이를 하면서 간혹 순위 상금도 물어다주는 알토란 같은 말들이 많다. 앞서의 천망 외에도 외1군의 놀부만세, 다이샨이 있고, 외2군에선 그레이카이저가 있다. 여기에 꾸준히 제 밥벌이를 해주면서 간혹 입상을 해주는 외3군의 소천하도 있다. 국산마 중에선 언제나 강단있게 제 걸음을 뛰어주는 임페라토르가 있다.  

5위를 차지한 조금제 마주는 2009년에 마주로 등록했다. 마주기간이 길지는 않지만 그동안 33두의 마필을 사들였고 현재는 13두를 갖고 있다. 조 마주는 107전12/13/14의 성적으 로 8억 2000만 원을 벌었다. 대표마는 얼른 생각이 나지 않을 만큼 특출한 마필은 없다. 보유마를 뜯어봐도 외1군의 천구, 천마, 천적 등 천자 시리즈의 말들을 제외하면 죄다 외4, 국5, 국6 등 하위군에 소속돼 있다. 현재까지는 상금벌이를 꽤 해왔지만 앞으로가 조금 걱정되는 부분이다. 

 6위는 8억 1500만 원을 번 민형근 마주가 차지했다. 민 마주는 2009년에 마주 개업 이후 총 18두의 경주마를 등록했지만 현재는 8두만 보유 중이다. 최근 1년간의 전적은 64전15/10/5이다. 이렇다 할 역대급 대표마는 없지만 현재 그랑프리까지 넘보고 있는 클린업천하와 클린업조이가 이 마주의 말이다. 그러고 보니 이 마주의 말 이름이 모두 ‘클린업(Clean up)’ 돌림이네. 아무튼 앞서의 두 마필이 아직 4세로 한참 뛰어줄 나이라 민 마주의 상금벌이는 당분간 탄탄대로를 걸을 것 같다. 

최근 1년 상금벌이 7위는 박재범 마주다. 2004년에 ‘신장개업’을 한 이후 무려 51두의 마필을 보유했었는데 현재 남아있는 말은 9두다. 86전8/18/11의 성적으로 7억 7000만 원을 벌었는데, 누적 상금액은 32억 7000만 원이다. 그만큼 말을 사는 데 많은 돈을 들였다는 뜻도 된다. 박 마주의 대표마는 2008~2009년도에 헤럴드경제배, 문화일보배, 대통령배를 석권했던 나이스초이스다. 현재마로는 국1의 강해, 외1의 아줄파이어 등이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8위는 김태성 마주다. 마주로 등록한 지 2년도 채 안 됐지만 현재 11두나 보유하고 있다. 77전20/13/8의 성적으로  7억 6500만 원을 벌어들였다. 더비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대군황이 이 마주의 말이다. 대군황은 경주마로선 치명적인 질병인 천지굴건염에 걸려 현재 치료 중이다. 완치되길 기대하지만 이 질병에 걸린 말은 복귀해도 오래 활약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큰 기대는 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 외 성장 기대주는 스마트타임(국3) 등이 있지만 나머지 마필들은 아직 두고봐야 할 것 같다. 

9위는 조합마주 플래너스가 차지했다. 2012년에 등록허가를 받은 이후 21두를 사들였고 현재는 9두가 활약 중이다. 56전15/6/6의 성적으로 7억 6200만 원을 벌었다. 지난해 10월 KRA 컵 Classic(GⅢ)에서 우승한 삼정제왕이 대표마다. 현재 보유마 9두는 국2군의 슈퍼가디언, 외2군의 슈퍼플러키 등 모두 마명이 ‘슈퍼’ 시리즈다.   

마지막으로 수득상금 랭킹 10위는 6억 6200만 원을 벌어들인 박정재 마주다. 2008년도에 마주로 등록한 이후 56두를 경주마로 데뷔시켰고 현재는 11두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마이더스로드 한 마리만 미검마다. 올해 KRA 컵 Classic에서 우승한 치프레드캔이 대표마이고 역대 경주마로는 2010년 일간스포츠배 우승주역인 베스트홀스가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김시용 프리랜서
 
마주들 알고보면 ‘적자 수렁’

‘하숙비’도 못내는 경우 많다

경주마가 출전하면 마주들은 얼마씩 챙길까. 우선 마주는 1위부터 5위까지 주는 순위상금의 77.49%를 갖는다. 물론 이것은 세전수입이다. 그리고 이외에도 출전수당이 있다. 1~5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는 공히 50만 원씩 받고, 순위상금이 없는 6위부터는 차등지원을 받는다. 6위는 135만 원, 7위는 125만 원, 8위는 115만 원, 9위는 110만 원, 10위는 105만 원이다. 11위 이하의 성적을 냈을 때는 아예 출전수당을 주지 않는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일반경주의 경우이고 특별경주나 대상경주는 다르다. 모든 출전마가 일정액의 지원금을 받고 그 금액도 경주의 격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 

마주들의 지출은 어떨까. 마주들은 경주마를 마방에 맡겨 위탁관리를 하는데, 매달 일정액을 지급한다. 속칭 ‘하숙비’다. 그 금액은 120만 원이다. ‘잘 하면 출전수당으로 맞출 수도 있겠네’ 싶지만 여기에 의료비 등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을 더하면 보통의 경우 한 달에 150만 원 정도 지출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마주들의 손익은 어떨까. 현재 서울경마장엔 480여 명의 마주들이 경주마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약 10%만 흑자를 내고 있고 나머지는 ‘똔똔’이거나 얼마간의 적자를 보고 있다고 한다. 

경주마가 경주에 출전을 못하거나 성적이 안좋으면 하숙비가 밀리기도 하는데 한 달 연체는 부지기수고 두 달 이상 밀린 마주도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경마장의 한 마주에 따르면 “마주들은 말을 맡길 때 선납금 120만 원을 내기 때문에 1개월 연체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며 “문제는 2개월 이상 밀리는 경우인데, 서울 경마장에만 수십 명 있다”고 전했다. 장기연체가 계속되면 마주자격은 자동으로 정지된다.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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