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경주로 본 다음 경주 관심마

김시용 프리랜서 2016-01-20 조회수 1921
[일요신문] 1월 둘째 주 경마도 빠른 흐름이 이어졌다. 주로 빠르기가 여느 때나 큰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갑자기 눈이 오는 등의 큰 변화가 없다면 당분간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 같다. 특이한 점은 그래도 외곽에 포진한 말이나 외곽질주를 하는 말들의 입상률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외곽이라고 해서 특별히 불리하지 않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이번 주에도 지난주에 선전한 마필 몇 두를 살펴본다.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 지봉사랑(부4세·암·12전4/3/2·김지열·김재섭:94)=직전 경주에서 좋은 걸음을 보이고도 주로가 포화상태라 앞선의 마필들이 좀더 힘을 내는 바람에 3위에 그쳤는데, 이번엔 게이트 이점을 살려 아예 선행으로 이겼다. 특별히 좋은 기록이라 할 순 없지만 강한 상대들을 여유있게 따돌렸고, 주행습성이 자유로운 말이라 좀더 기대치를 가져도 될 마필로 판단된다. 

단거리와 중거리에서 주로 활약했던 오피서의 자마로 장거리에선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모계 쪽이 장거리 유전인자가 풍부하고 좋은 체구를 타고나 장거리에서도 어느 정도 활약해줄 마필로 보인다. 실제로 뛰는 모습을 보면 지구력도 좋아 보인다. 부계는 인리얼리티 계일이고 모계는 스톰캣 계열로 근교지수도 아주 낮은 편이다.
 
# 미라클이지(부3세·거·3전1/0/1·춘강·안우성:62)=혼합 4군 경주 치고는 상당히 강한 편성을 만났는데, 중간쯤 따라가다 막판에 불꽃같은 추입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주행검사 때 막판에 뛰어난 탄력을 보여 관심을 모았던 말이지만 순발력이 부족해보였고, 이후 주파기록을 상당히 단축하긴 했지만 뭔가 결정력이 없는 모습이라 부마처럼 늦게 뛰지 않을까 우려를 사기도 했는데 이번에 그런 우려를 씻고 예상보다 빨리 첫승을 거뒀다. 3세마 치고는 체구가 그리 크지 않아 발전 가능성은 좀더 두고봐야겠지만 늦게 뛰는 혈통임을 감안하면 당분간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마방에서도 중장거리로 갈수록 더 뛸 말로 보고 있다. 

# 마야컨트리(부4세·수·7전1/2/0·지성배·김재섭:32)=국6군 경주에서 부진마급의 경주에서 우승하고 5군으로 진출했다. 상대가 약했음에도 인기순위에서 5위로 밀렸을 만큼 주목을 받지 못한 말이다. 440㎏대의 왜소한 체격에다 순발력도 뛰어나지 못해 어느 것 하나 특출한 면이 없는 말인데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딱 하나다. 이 마필의 혈통이 전형적인 장거리형이라는 점이다. 서울 경주마 중에 1군에서도 잘 뛰고 있는 마이데이를 떠올리게 한다. 

이번에 뛴 경주 데이터를 보면 초반만 조금 느렸을 뿐 전 구간을 꾸준하게 뛰었고 특히 끝걸음이 좋았다. 5군에선 부담중량이 대폭 내려갈 것이기 때문에 빠른 말만 피한다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 간혹 고배당을 터트리면서 꾸준히 활약해줄 가능성이 높은 요주의마로 분류한다. 

# 빛의정상(서5세·암·18전7/4/2·이일구·서인석:126)=여러 차례 소개했던 말이다. 굳이 또 소개하는 이유는 이 말이 이제사 전성기를 맞았고, 장거리에도 완벽하게 적응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경주는 59㎏의 부담중량을 달고 우승한 것이라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체구도 크지 않은 암말이라 경주 전 예상에서도 축마로 추천하기는 여간 부담되는 게 아니어서 결국은 2순위로 내렸는데, 전문가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여유있게 상대를 제압했다. 

혈통상으로 보면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부계의 혈통만 보고 이 말을 스프린터로 분류한다. 그도 그럴것이 부마인 와일드캣 헤어(Wildcat Heir)나 조부마인 포리스트 와일드캣(Forest Wildcat)이 주로 1100~1200미터 단거리에서만 활약을 했고, 유전적으로도 장거리인자를 찾기가 힘들다. 그렇지만 모계 쪽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확실히 장거리 유형에 가깝다. 모마도 장거리 인자가 풍부하고 특히 외조부인 콜로니얼어패어(Colonial Affair)는 1400미터부터 2400미터까지 우승을 했는데, 2000미터 이상의 장거리 경주에서도 5회 출전해 2승 2위1회를 거뒀다.
 
결론적으로 빛의정상은 이제 전성기를 맞았을 뿐만 아니라 암말인 데도 부담능력이 뛰어나 장기인 스피드를 잘 살린다면 올해 퀸즈투어에서 본격적인 활약을 해줄 마필로 평가된다. 

# 그랑블루(서4세·수·12전4/2/3·강용식·서인석:74)=이 말은 지난해 11월에 1군 특별경주에 출전했던 말이다. 국3군 말로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던 셈인데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따라가는 전개를 하고 큰 차이 없이 5위를 기록했다. 

당시의 선전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이번 경주를 통해서 보여줬다. 초반부터 2번 클린업빙고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힘을 겨뤘는데, 외곽에서 오히려 안쪽말을 이겨내고 우승했다. 

장거리까지 잘 뛰어주는 피스룰즈의 자마이고, 모계 쪽도 도시지 프로파일상으로는 장거리 인자가 풍부하다. 한참 힘이 차는 4세가 된 올해 본격적인 활약이 기대되는 말로 분류할 수 있다.
 
# 안양라이언(서4세·수·10전3/1/1·(주)에이에프피·홍대유:88)=직전 경주에서 걸음이 터졌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에도 당시의 걸음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선행으로 일순했다. 지금까지 모든 경주를 선입이나 추입으로 운영했던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스피드와 지구력 자체가 과거보다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2400미터까지 입상했던 던키르크(Dunkirk)의 자마이고 모계 쪽도 장거리에서 잘 뛰었던 혈통이라 이 말도 올해부터가 전성기가 아닌가 싶다. 

# 스윕트로피(서3세·수·4전2/1/0·제주축협·구자흥:42)=데뷔전부터 인기를 모았던 말인데 당시엔 가능성만 보인 후 4위를 했고, 두 번째 경주에선 외곽선입으로 2위를 했다. 상당히 빠른 편성에서 선전한 결과로 보여 세 번째 경주에선 압도적인 인기를 모았는데, 외곽에서 선행경합을 하면서도 안쪽 말을 이겨냈다. 그리고 이번 경주. 14번이라는 최악의 게이트를 뽑았지만 더욱 좋아진 출발능력과 가속력을 선보이며 단독선행을 나섰고, 여유있게 결승선을 골인했다. 

원쿨캣의 자마로 혈통상 단거리 유형이라 장거리에 진출하면 검증이 필요한 말이지만 탁월한 스피드를 갖춘 말이라 단거리에선 당분간 순항이 기대된다. 

# 전무후무(서3세·거·4전2/0/0·이재원·이관호:70)=데뷔전에서 1200미터에 출전해 6위를 하더니 두 번째 경주에선 1위, 세 번째 경주에선 다시 12위, 이번에 1위를 했다. 아직 힘이 덜 찬 모습이 엿보이고 혈통상 단거리 마필로 판단돼 다음 출전 때는 거리와 경주전개를 철저하게 따져야 할 마필로 보인다. 특히 이 마필은 안쪽에 파묻히는 그림이 그려지면 위험한 인기마로 분류하는 것이 좋겠다.

 김시용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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