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대상경주 그랑프리대회(GⅠ) 미리보기

김시용 프리랜서 2014-12-14 조회수 3645
[일요신문] 올해 대상경주를 마무리하는 대망의 그랑프리(GⅠ:2300미터) 대회가 이번 일요일 열린다. 마령과 성별에 따라서 부담중량을 부여하는 별정Ⅴ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경주는 출전신청을 한 13두의 마필 중에서 3세마 두 마리(클린업조이, 삼정제왕)와 암말 한 마리(장미언덕)만 감량을 받을 뿐 인기마들은 동일부중에서 뛸 것으로 보여 그야말로 진검승부가 될 전망이다. 전통의 강호 원더볼트와 경부대로, 이제 전성기에 돌입한 노바디캐치미와 매직댄서, 여기에 돌아온 강자 벌마의꿈이 가세하는 이번 대상경주는 역대 최강의 전력으로 평가해도 손색이 없다. 우승상금 3억 3000만 원은 과연 어느 말이 차지할까.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벌마의꿈(연령:4세·성별:수·전적:17전11/3/0·마주:이종훈·조교사:백광열)=터프윈 당대불패의 전성기 때 떠오르는 태양으로 각광받으며 맞장승부를 하면서 대등한 전력을 보였던 강마. 질병과 컨디션 난조로 부진의 늪에 빠졌었지만 장기휴양을 통해 전력을 다잡고 지난 8월에 복귀해 4연승을 구가하고 있다. 

선입으로도 서너 차례 입상한 적이 있지만 본령은 선행이다. 혈통상 부계의 거리적성은 긴 편이 아니지만 모계는 장거리 유형이다. 현재까지 뛰는 모습을 보면 부계의 스피드와 모계의 스태미나가 잘 배합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대회의 관건은 역시 선행 여부일 것이다. 매직댄서와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만약 인코스라면 상당히 유리하겠지만 매직댄서보다 외곽이라면 초반에 힘소모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두 마리가 서로 천천히 레이스를 이끌 수도 있지만 이 경우 메이저킹한테 선행을 뺏길 가능성이 높아 손잡고 가는 느린 선행은 희박해 보인다. 

#노바디캐치미(4세·거·17전6/4/2·조태만·김영관)=장거리로 오면서 전력이 급상승한 마필로 전개가 자유롭다는 측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마필로 꼽히고 있다. 조상들의 실전성적은 주로 단거리와 중거리에 집중돼 있지만 유전적으로는 다르다. 부계 쪽도 거리적성이 짧지 않고 모계 쪽은 실전성적과는 완전히 딴판으로 최장거리까지 뛸 수 있는 유전인자를 갖고 있다. 대상경주는 초반부터 치열한 경합을 하는 만큼 레이스 흐름을 잘 읽고 대처한다면 막판에 응원하는 재미가 클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배 우승마 경부대로(왼쪽)와 올 시즌 상반기 경주마 랭킹 1위에 오른 매직댄서.

#경부대로(5세·수·27전10/6/7·정광화·오문식)=대통령배 우승마다. 5세를 맞이해 절정의 기량을 보이고 있고, 서울 원정경험도 풍부해 상대적으로 유리해보인다. 주행습성도 선, 추입이 자유로워 굳이 초반부터 앞선에 나올 필요가 없기 때문에 최장거리에선 유리하다. 메니피의 자마지만 모계 쪽의 끈기를 물려받아 장거리에서도 선전해주고 있다.  

#고스트위스퍼(6세·거·27전14/4/3·페가수스·울즐리)=일반 경주에서 강자로 분류할 수 있지만 그랑프리에 출전하는 강자들 속에선 약세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행보도 대상경주에선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마령도 6세 후반부라 더 이상 늘어날 걸음이 없다고 보면 일단 입상후보에선 제외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매직댄서(4세·수·17전10/4/1·최상일·김영관)=대통령배에서 3위를 차지한 마필로 앞서 얘기한 것처럼 주행습성은 선행이다. 벌마의꿈이란 걸출한 선행마와 함께 출전한다는 게 가장 큰 변수다. 직전 대통령배에서도 초반에 선행을 나서느라 힘을 너무 많이 소모해 막판에 추월을 허용했다. 이번에도 수월하게 선행을 받아내면 버틸 가능성이 높지만 게이트와 상관없이 힘을 쓸 수밖에 없어 복병마 정도로 분류해야 할 것 같다. 

#천지불패(5세·수·24전10/3/3·안숙영·울즐리)=지난해 그랑프리에서 3위를 차지할 때만 해도 올해에는 천지불패의 전성기가 올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일반경주에서는 꾸준하고 안정된 강자의 면모를 보였지만 대상경주에선 참패를 당했다. 최근 들어 벌마의꿈와 노바디캐치미 등 이번 경주 우승후보들과 연속해서 대결해봤지만 많은 차이로 지면서 2위을 했다. 5세마라 부중도 불리하고 더 이상 늘어날 걸음이 없다는 측면에서 지워도 될 마필로 분석된다. 

#메이저킹(4세·수·16전7/3/3·김진영a·민장기)=아직 어린 말이라 가능성은 열어둬야겠지만 이 말도 베팅권에는 넣기 싫은 말이다. 예전엔 간간이 선입으로도 입상했지만 최근엔 선행 일변도로만 뛰고 있고, 약한 상대들한테도 맥없이 무너진 바 있기 때문이다. 선두력이 좋아 전개상의 변수는 될 수 있겠다. 

#원더볼트(4세·수·21전6/8/1·김영진·지용훈)=아시아챌린지컵 2위 이후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강마로 이번 경주 우승후보다. 웬만한 선행마는 제낄 수 있는 뛰어난 선두력도 갖고 있지만 전형적인 추입마다. 순간스피드가 워낙 좋은 말이라 경주가 빠르든 느리든 자력으로 추입을 해낸다. 경주 당일 체중이 크게 빠지지만 않는다면 믿고 베팅할 수 있는 말이다. 혈통상 거리적성은 확실치 않지만 부계와 모계 모두 장거리 인자는 갖고 있고 무엇보다 실전을 통해 장거리에서도 좋은 면을 보였기 때문에 우려할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러시포스(4세·거·15전4/3/3·정춘복·홍대유)=직전 KRA 컵 Classic에서 깜짝 2위를 차지한 마필. 김옥성 기수가 기습적으로 선두권에 가세해 자리를 잘 잡고, 이후 철저한 힘 안배로 막판에 인기마에 일격을 가했었다. 전력상승을 보인 데다 아직 4세마라 무시할 수 없는 마필로 보인다. 혈통상 거리적성도 상당히 긴 편이다.

#클린업조이(3세·수·8전3/4/0·민형근·김효섭)=3세마로 잠재력면에선 가장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거리경험은 이제 1800미터에 한번 뛴 것이 고작이다. 게다가 처음 뛰는 최장거리 경주를 대비한 것치고는 준비기간도 조금 짧은 편이다. 아무래도 올해보다는 내년을 위해 경험을 쌓는 것이 아닐까싶다. 혈통을 중시하는 베터라면 삼복승에 꼬리 정도는 걸칠 수 있겠다. 

#삼정제왕(3세·거·9전6/0/2·플래너스·최용구)=직전 KRA 컵 Classic 우승마. 당시엔 안쪽으로 치우치며 타마들의 주행을 방해했지만 재결의 ‘아량’으로 순위는 변경하지 않았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당시 5위를 한 언비터블에는 치명타가 됐었다. 3세마지만 지금까지의 부중보다는 더 많이 받을 것이기 때문에 우승까지 기대하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에이피인디 계열이라 혈통적으로는 장거리도 잘 뛸 수 있는 말이다. 

#장미언덕(4세·암·14전3/4/1·김원숙·박대흥)=이번 대회 유일한 암말이다. 대상경주에 계속 출전하고 있고 큰 대회를 통해 걸음이 조금씩 늘고 있다. 강한 상대에 대한 적응력도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랑프리는 역부족으로 보이지만 일반경주로 돌아올 땐 노려볼 만하겠다. 

#언비터블(4세·수·27전5/5/6·박정웅·임봉춘)=KRA 컵 Classic에서 진로가 막혀 진한 아쉬움을 남겼지만 직전경주에서 곧바로 우승하며 설욕했다. 전형적인 장거리형으로 지구력과 순간스피드는 좋지만 뚝심이 좋은 말은 아니라서 자리를 잘 잡고 곱게 따라가야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한다. 이번 대회에선 부중이 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자력으론 입상이 어렵고 인코스라면 어부지리 가능성을 열어두는 정도.

김시용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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