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경주로 본 걸음 터진 말들

김시용 프리랜서 2016-03-14 조회수 1758
[일요신문] 3월 첫째주 경마는 갑자기 쏟아진 비로 인해 스피드 경쟁으로 흐름이 바뀌면서 베팅하기가 정말 난해했다. 무식(?)하게 빠른 말 위주의 공략으로 초지일관한 사람들만 대과없이 견뎌냈을 뿐 나름 잔머리를 굴린 이들은 낭패를 당했다. 이젠 추위가 가면서 계절도 완연한 봄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경주마들이 활기를 되찾고 있어 이변은 더욱 잦아질 것이다. 현재 잘 뛰는 말도 중요하지만 과거에 잘 뛰었던 말들을 좀더 유심히 관찰하길 권해본다. 이번 주에는 3월 첫째주에 선전했던 말들을 집중분석해본다. 버스 떠난 뒤에 손드는 격이라고 분석을 등한히 하는 분들도 있지만 경주마의 현재능력과 잠재력 분석이야말로 베팅에서 가장 큰 자산이라고 확신한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천행(서울 3세·거세마·10전1/2/0·마주:조금제·조교사:허재영:56 부:Langfuhr,모:M’lady Chestnut)=캐나다에서 96년 스프린터 챔피언을 지낸 랑퍼(Langfuhr)의 자마다. 마체중 480㎏대의 적당한 체격을 갖고 있다. 그동안 순발력을 앞세워 선입으로만 두 번 입상했는데, 이번에도 선입으로 우승, 첫승을 거뒀다. 당일 경주로가 포화상태라 기록만 보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1400미터를 1:25.5초로 주파했고 막판에는 스피드가 더 붙을 만큼 여유가 있었다는 점에서 데뷔 이후 최고의 경주력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경주에서는 예전보다 훨씬 빠르게 전개됐음에도 라스트 팔롱을 12.6초로 주파했다는 점에서 높이 살만하다. 단순히 곱게 따라가다 힘을 비축한 다음 몰아붙인 게 아니라 빠른 흐름을 능동적으로 따라붙은 뒤 막판에 한 번 더 힘을 낸 것이다. 

부계와 모계가 장거리까지 잘 뛰어줬던 혈통이고, 특히 외조부인 호스 체스넛(Horse Chestnut)은 2400미터까지 우승했던 전형적인 장거리형으로 남아공 삼관마의 위업을 달성했던 말이라 거리가 늘수록 위력을 더해갈 것으로 판단된다.  

# 슈퍼스타트(서3세·수·7전4/1/1·김호선·박종곤:51 부:스트라이크어게인,모:시작)=이 말은 선행으로 두 번, 선입으로 세 번 입상한 말인데, 주로가 불량해 이번엔 무리할 정도로 강한 선행작전을 했다. 초반은 그리 빠른 편이 아니었지만 중간에 8번 블레이징스타가 따라붙으면서 폭주를 했다. 계속 속도가 붙어버렸던 것이다. 4코너까지 쉬지 않고 달렸고, 이후부터 속도가 조금씩 둔화되긴 했지만 끈기는 막판까지 살아있었다. 

주로 잔디주로 1400~1700미터 경주거리까지 활약을 한 스타리이크어게인의 자마로 1800미터까지는 잘 뛰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부계와 모계가 모두 장거리에선 두각을 나타낸 바가 없고, 도시지프로파일상으로도 별 데이터가 없어 장거리로 진출하면 면밀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는 말이다. 

# 럭키라이트(서4세·거·14전6/1/1·변갑한·최상식:83 부:Rockport Harbor,모:탱고프라스펙트)=최근 연속해서 무리한 선행작전으로 오버페이스를 한 뒤 막판에 무너졌던 말이다. 선입으로도 몇 번 입상했지만 본령은 선행마로 분류되기 때문에 최근의 작전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이번에도 외곽이었지만 문세영 기수가 특유의 빠른 스타트와 함께 말을 몰아붙여 큰 차이로 레이스를 주도했다. 그런데도 힘 안배를 잘 하며 따라온 해란강자와 절묘한선택을 무려 8마신이나 따돌렸다. 불량주로의 도움이 컸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달라진 면이 없지는 않았다. 493㎏ 정도의 마체중이 한때 20㎏ 이상 늘어나 510㎏ 이상 기록하기도 했지만 최근엔 10㎏ 정도 감량하면서 마체가 더욱 탄탄해진 느낌을 준다. 장거리에 대한 혈통적 기대치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힘 안배가 가능한 경주를 만나면 장거리에서도 버텨낼 지구력은 갖고 있다는 판단이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초반이 빠른 상대를 피해 출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타피포인트(부4세·거·14전4/4/1·최상일·안우성:88 부:Concord Point,모:Peace Pledge)=이번 경주를 제외하면 선행으로 3회, 선입으로 5회를 입상한 말이다. 이 말은 서울에서 2군까지 진출했던 말인데 부경으로 이적해 연속 입상을 했고, 이번에 우승까지 했다. 부경의 훈련방법이 좋았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아무튼 부경으로 이적한 후에 걸음이 폭발하고 성적이 좋아진 것은 분명하다.  부경의 말들이 서울에 오면 빌빌거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470㎏대의 마체중으로 크지 않은 체격이지만 부마와 조부마의 빠른 스피드를 잘 물려받아 단거리에선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6일 열린 렛츠런파크부경 제4 경주에서 돌아온포경선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마사회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 돌아온포경선(부3세·수·6전3/1/0·김진영a·민장기:76 부:Kantharos,모:Smartybegone)=마명만 봐도 과거의 명마 포경선을 떠올리게 한다. 그동안 강한 상대들과 겨루기는 했어도 마명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는데, 이번에는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능력을 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더욱이 그동안의 입상이 선행과 선입, 즉 앞선을 장악한 후에 버티는 유형이었는데 반해 이번은 추입으로 앞서가던 상대들을 무려 6마신 이상 따돌리는 변화된 질주습성을 보였다. 이로써 돌아온포경선은 자유마로 완벽하게 탈바꿈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이 말의 혈통은 부계쪽은 단거리에서 제법 잘 뛰었다는 것 외엔 특별한 것이 없다. 눈에 띄는 쪽은 오히려 모계쪽이다. 외조부가 바로 명마 스마티존스(Smarty Jones)이고 외조모도 블랙타입 경주에서 무려 6승이나 거둬 암말로선 최강자급에 속했던 말이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성장세에 혈통적 기대치까지 감안하면 돌아온포경선은 2군에서도 상당한 활약이 기대된다고 하겠다.  

# 미소왕자(서3세·수·5전3/2/0·박기태·박윤규:77 부:Cowboy Cal,모:Auntie Soph)=그동안 선행으로 1회, 선입으로 3회를 입상했던 말인데 이번에 불량주로를 만나자 강력한 선행작전으로 여유승을 거뒀다. 도주마인 인코스의 죽죽담양을 제압하느라 3코너까지 무리하게 질주를 했음에도 8마신이나 이겼다. 페이스가 너무 빨랐기 때문에 다른 말들은 따라오느라 지쳐버렸는지 거리를 좁히면 추격하는 말도 없었다. 

미소왕자의 거리적성은 상당히 긴 편이다. 부마가 2000미터까지 잘 뛰었던 데다 조부마는 2100미터까지 우승한 기록이 있고, 모계 쪽은 전형적인 스태미나 혈통이다. 500kg대의 당당한 마체를 타고난 데다 이제 3세에 갓 접어든 만큼 최소한 한 단계는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보인 지구력과 스피드가 장거리까지 이어진다면 대상경주에서도 상당한 기대를 할 수 있는 마필로 판단된다.  

김시용 프리랜서

sns 연동하기

전체 댓글이 0개가 있습니다.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또는 비하하는 댓글 작성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인기 뉴스

띠별운세 별자리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