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경주로 본 상승세 신예마 셋

김시용 프리랜서 2016-04-11 조회수 1353
[일요신문] 경마는 숨어있는 말을 찾아내 고배당을 적중하는 것이 가장 기억에 오래 남는다. 경마팬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만 하면 저마다 ‘설’을 늘어놓는데 대부분 고배당 적중 얘기다. 그만큼 고배당의 기억은 오래 간다. 그렇지만 이 고배당이 흑자경마를 담보하진 않는다. 고배당을 노릴수록 정석경마에서 벗어나기가 쉽고 적중도 그만큼 어려워진다. 반대로 저배당을 노리면 배당은 적지만 적중률은 높다. 고배당을 주로 노리던 경마팬들도 어느 시점이 지나, 호주머니가 자꾸 털리다보면 저배당 쪽에 관심을 갖게 된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이 두 가지 형태의 중간, 즉 중용을 지향하는 경마팬들도 있는데, 바로 중배당을 노리는 전략이다. 배당도 어느 정도 되고 적중도 조금은 더 자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방어를 위한 보조마권을 같이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한 메리트다. 이 중배당은 축마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복승식의 경우 1위는 어려워도 2위 이내에 가장 유력한 말을 고르는 작전이 필요하다. 삼복승이라면 물론 1~2위는 못 할 수도 있지만 3위 이내는 가장 안정적인 말을 축마로 삼으면 된다. 필자는 많은 경주를 흘려보내고 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말이 축마라는 확신이 설 때 베팅을 하곤 한다. 간혹 생각도 못한 악벽이 나와 필자를 당혹하게 하는 말들도 있지만 기복마들보다는 훨씬 안정적일 때가 많았다. 이번 주에는 지난 4월 첫째주에 뛰었던 말들 중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신예마들 몇 두를 골라 자세히 분석해본다.  

 # 구만리(부3세·암·2전1/0/1·구영본·김영관:50 부:티즈원더풀,모:Classic Collection)=마체중 528kg의 덩치마로 주행검사 때부터 엄청난 폭발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출발과 동시에 치고나가는 순발력은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이후의 가속력과 뛰어난 주폭으로 밀어붙이는 탄력은 이미 수준급이다. 두 번의 실전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지난 1일 열린 렛츠런파크 부경 제6경주에서 구만리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3월 11일 데뷔전(1200미터)에선 순발력에서 밀리며 뒤로 처져 후미 외곽에서 주행하다 막판에 추격했지만 3위에 그쳤다. 1위와는 3마신, 2위와는 1마신 차의 패배였다. 두 번째 경주(1400미터)인 4월 1일 경주는 특별히 빠른 말이 없는 편성이었다. 1번 게이트 이점을 안고 2위권 안쪽에 자리를 잡은 뒤 차분하게 따라가다 막판에 앞서가던 말들을 가볍게 추월하며 첫승을 거머쥐었다. 장점인 주폭과 탄력을 살리기 위해 거리를 늘려나왔는데 그대로 적중했다. 데뷔전 때보다 나은 걸음이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특히 모래 맞는 데도 잘 적응한 모습이고 덩치마답게 외곽주행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라 이 말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순발력을 억지로 보강하기보다는 추입마로 잘 키워줬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람도 가져본다. 

이 말은 혈통적인 면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부마인 티즈원더풀은 오래전에 소개한 바 있지만(일요신문 홈페이지 참고) 2000년 미국 연도대표마를 지낸 티즈나워(Tiznow)의 자마다. 그 자신의 실전경험이 5전밖에 안되었지만 블랙타입 경주에서 2승(2위1회)을 거두는 등 결코 녹록한 말은 아니었다. 모마인 클래식콜렉션(Classic Collection)은 실전 성적은 11전1/1/1로 평범하지만 씨암말로서는 주목할 만하다. 현지에서 4두의 자마를 배출했는데 블랙타입 우승마도 있고 4승을 거둔 자마도 있다. 형제마들이 잘 뛰었다는 것은 구만리도 그만큼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고 최근의 두 경주에서 보여준 걸음은 그 예고편이지 않을까. 

# 에코왕자(서4세·수·7전1/1/1·박동준·손영표:58 부:Kantharos,모:Kiss N’tell)=7전 만에 첫승을 거둔 말이다. 그동안에도 가능성이 없었던 말은 아니었지만 앞에 가든 뒤에 가든 매번 비슷한 걸음을 보여주면서 성장의 한계를 보여줬던 말인데, 이번 경주에선 완벽하게 한 단계 더 올라선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직전경주에서도 초중반 너무 빠른 레이스에 밀려 오버페이스로 뛴 걸 감안하면 좀더 후한 평가도 가능했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필자는 어쨌거나 가벼운 주로에서 그 정도로 종반에 심하게 밀린 것은 이 말의 한계가 아닌가 판단했다. 

이번 레이스에선 조성곤 기수가 직전의 ‘오버’를 의식했음인지 무리하게 선행을 나서지 않고 옆에서 뛰는 말과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추면서 힘 안배를 잘 했다. 그러자 다른 때와는 달리 직선주로에서 더 힘을 내며 상대마들을 무려 7마신 이상 따돌리며 여유승을 거뒀다. ‘이 마필은 힘 안배만 잘하면 앞으로도 잘 뛰어주겠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에코왕자는 스톰캣 계열의 씨수말인 캔타로스와 볼드룰러 계열의 씨암말인 키스엔텔 사이에서 태어난 경주마로 혈통적인 면에서는 이종교배라는 것만 빼면 큰 특징은 안보인다. 거리적성도 부계는 단거리, 모계는 장거리로 갈라져 있어 어느 쪽 유전자가 빛을 발할지는 속단하기 이르다. 이미 상당한 실전을 치렀고 마령 4세에 접어든 말이라 마방에선 어느 정도 가야할 길을 파악했을 가능성이 높다.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은 폭발력과 뚝심을 요구하는 단거리보다는 지구력이 중요한 장거리가 더 적성에 맞을 것 같다. 

# 위즈런(서3세·수·9전2/1/0·최몽주·송문길:40 부:포리스트캠프,모:모어인트리그)=지난 번에 걸음이 소폭으로 성장해 관심을 가졌던 말인데 이번에도 또 한 걸음 더 뛰어주었다. 2위마를 무려 8마신이나 따돌리며 낙승을 거뒀다. 페이스가 빠르지 않은 덕도 봤지만 선행으로 일순하면서 따라오는 말들과 거리를 더 벌렸다는 점에서 점수를 더 주고 싶다. 

다만 세 번의 입상이 모두 선행으로만 일군 결과라 선행마가 많은 편성을 만나면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더군다나 현재까지 보여준 순발력은 수준급이긴 하지만 빠른 말들을 제압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선행마들끼리의 초반경합을 뚫고 머리를 먼저 내민 뒤 기어이 한 걸음 앞서 나오려면 강력한 폭발력이 필요한데 현재까지는 그런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직 어린 말이라 선행 외길보다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작성해놓고 새벽훈련 때 차근차근 시험하면서 가장 나은 주행습성을 찾아주길 기대해본다.  

혈통적인 면에서도 기대치가 높다. 500kg대의 당당한 마체를 갖고 있는데다 부마인 포리스트캠프와 모마인 모어인트리그가 모두 그 조상들이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잘 뛰어줬기 때문이다.

김시용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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