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경마, 놀라운 ‘먼로의 진격’ 여전한 ‘김영관 매직’

이병주 경마전문가 2020-03-26 조회수 861
[일요신문] 코로나19로 인해 경마가 벌써 한 달째 중단되고 있다. 당초 3월 8일까지였던 것이 정부의 위기 단계 ‘심각’ 지속과 확진자 증가에 따라 2차 연장이 확정, 4월 5일까지 경마를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경마팬에 앞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길 간절히 바라며 나아가서 정상적인 생활을 되찾고, 또한 경마도 재개되길 희망해 본다. 이번 시간에는 올해 펼쳐진 2020년 1월과 2월 성적을 되돌아보며, 어느 기수와 어떤 마방이 출발을 잘했는지 살펴본다. 
 
지난해 다승왕 문세영 기수는 부상 공백 탓 현재 12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9월 8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개최된 제4회 ‘코리아컵’에서 우승한 문세영 기수.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기수 부문

먼저 기수 부문에서는 영국 출신 용병 먼로가 다승 1위에 올랐다. 총 88회 출전해서 13승을 올렸고, 준우승도 14회로 가장 많았다. 승률은 14.8%로 문세영(15.2%)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다승 2위는 김용근으로 먼로보다 3승 적은 10승을 올렸다. 3위는 빅투아르, 4위는 이현종, 5위는 송재철이다. 모두 8승으로 승수는 같았으나, 준우승에서 차이가 났다. 

먼로 기수지난해 2월 한국에 온 먼로는 48승을 올리며 다승 부문 8위를 기록했다. 53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체력과 기승술을 발휘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올해는 아예 선두에 나서며 작은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까지 거둔 13승과 준우승 14회를 분석해본 결과 선행마와 추입마에 관계없이 고른 활약을 펼쳤고, 또한 인기마와 비인기마의 구분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승률과 복승률도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좋아졌다. 아마도 한국 무대에 완벽하게 적응한 것으로 평가된다. 

나머지 기수 중에서는 문세영과 안토니오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다승왕 문세영은 현재 5승으로 12위에 머물고 있다. 이유는 부상으로 인한 공백 때문이다. 출전 횟수가 45회로, 다승 1위 먼로와 비교해볼 때 거의 절반 수준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2월 첫째 주와 둘째 주 딱 2주만 활약한 결과였다. 승률 15.2%로 1위, 복승률도 36.4%로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내용만 놓고 볼 때는 앞서 표현한 ‘부진’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반면에 안토니오는 솔직히 기대 이하의 모습이다. 현재 6승으로 다승 8위에 랭크됐다. 그동안 쌓은 명성에 비하면 분명 초라한 성적이다. 지난해에도 그랑프리를 비롯해 5번의 대상 경주를 석권하며 최고의 용병이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현재까지 성적은 명성에 한참 못 미친다. 승률도 10.2%에 그쳐 지난해(15.5%)보다 현격히 떨어진 상태다. 아마도 자기 페이스를 못 찾은 것으로 보인다. 워낙 기승술이 뛰어나고 노련해서 곧 제 컨디션을 찾으면 다시 상위권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부산에서는 서승운 기수가 12승(2위 12회)으로 다승 1위에 올랐다. 유현명, 다실바, 이효식 기수 모두 12승을 올리며 동률을 이뤘으나 준우승 차이로 순위가 갈리고 말았다. 서승운 기수는 지난해에 군에서 복귀하자마자 58승을 올리며 4위에 오른 뛰어난 능력 기수다. 올해는 페이스가 훨씬 빠르고, 컨디션도 상당히 좋아 지난해 다승왕이었던 유현명, 부상에서 돌아온 최고 용병 다실바와 함께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 최시대 기수의 부진이 눈에 띈다. 지난해에 유현명에 이어 다승 2위에 올랐는데, 올해는 현재 9승으로 6위에 머물고 있다. 승률(12.5)과 복승률(20.8)도 예년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서울의 안토니오처럼 올해 초반만큼은 기대 이하의 성적이 분명해 보인다. 

#조교사 부문

조교사 부문에서는 박재우 조교사가 13승(2위 7회)으로 1위에 올랐다. 2위 김동균 조교사도 13승으로 같았으나, 준우승 차이로 순위가 갈렸다. 3위는 11승을 기록한 서인석, 4위는 9승의 정호익, 5위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최다승 챔피언을 지낸 박대흥 조교사(8승)가 기록했다. 

김영관 조교사박재우 조교사는 박대흥에 밀려 ‘만년 2인자’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올해 초에는 박대흥 조교사가 잠시 주춤하는 사이에 기분 좋은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에 거둔 승수가 총 68승인데, 올해 초반 페이스가 매우 좋아 지난해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나이 어린 신예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컴플리트킹덤, 컴플리트캡틴, 럭키법전, 럭키명호 등 이제 갓 3세가 된 신예들이 상당한 능력을 과시하며 우승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미래도 매우 밝다. 올해 최다승 조교사가 과연 누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강력한 후보임에 틀림없다는 것이다. 

2위에 오른 김동균 조교사의 선전은 거의 반란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지난해 성적이 15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준우승(3회)이 적어 1위를 내주긴 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자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개인적으로 볼 때 현재의 2위가 연말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왜냐하면 박재우, 박대흥 조교사에 비하면 마필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13승을 올려준 대표적인 마필이 메니히어로(2승), 엠제이파워, 흑전사, 파노라마뷰로 발전 기대치나 무게감 면에서 열세로 판단된다. 따라서 지난해보다는 분명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되겠지만, 현재 2위를 끝까지 지키기는 어렵다는 게 개인적인 판단이다.

현재 5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 중인 박대흥 조교사는 곧 예전의 자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간단하다. 능력 있는 마필들을 많이 보유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저런 이유로 1, 2월에 출전하지 못하고 우승을 거두지 못한 마필들이 많다. 정상적인 로테이션이었다면 현재 8승에 5위라는 성적은 말도 안 된다는 뜻이다. 국산 3세마 최고 기대주로 평가받는 ‘최강팀’이 지난 1월 경주에서 4마신 차의 압승을 거두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이외에 명진플라이, 도끼블레이드, 레드블레이드, 케이엔로드, 액티몬, 개나리송 등등 다수의 능력마들이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처럼 박재우 조교사와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이 외에 강성오 조교사가 눈에 띈다. 7승으로 9위에 머물고 있지만, 승률 24.0%로 2위, 복승률은 40.0%로 당당히 1위를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총 25두 출전에 10두가 2위안에 들어왔다는 것은 매우 뛰어난 성적이다. 따라서 강성오 마방의 마필이 출전했을 때에는 한번쯤 눈여겨보길 권한다. 

부산에서는 변함없이 김영관 조교사가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13승으로, 2위와의 차이가 무려 5승이다. 승률(23.6%)과 복승률(30.9%)에서도 단연 1위다. 아직 두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올해도 다승왕 타이틀은 떼 논 당상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마필들이 변마 없이 여전히 좋은 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나이스찬스’를 비롯한 3세 신예 기대주도 많기 때문이다. 

8승으로 깜짝 2위에 오른 방동석 조교사는 의외다. 매년 중위권에 맴돌던 별 볼 일 없는 조교사였기 때문이다. 우승한 마필들을 살펴보면 바베어리언(2승), 영성호프, 퀸오브더월드, 굿선더 등으로, 바베어리언을 제외하면 앞으로의 미래가 밝은 편은 아니다. 어느 정도는 한계점에 다다른 마필이 많고, 잠재력도 출중하지 못 하다는 게 개인적인 판단이다. 따라서 앞으로 계속해서 2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한편 토마스 조교사의 부진은 심각할 정도다. 지난해 59승으로 김영관에 이어 다승 2위였지만, 올해는 현재 2승으로 19위에 머물러 있다. 승률(4.1)과 복승률(18.4) 면에서도 지난해보다 10% 이상 급감한 그야말로 총체적 부진이다. 대표마인 그레이트킹, 서부캣, 무적영웅, 치프에이스 등이 아직 건재해 앞으로의 성적은 나아질 것이 분명하나, 앞으로의 마방을 책임질 신예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올해는 지난해같이 좋은 성적을 내기는 어려울 듯하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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