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마 런던타운 우승' 코리아컵 다시보기

김시용 프리랜서 2017-09-18 조회수 805
[일요신문] 그야말로 거침없는 질주였다. 지난 10일 열린 코리아컵(1800미터)은 일본의 경주마 런던타운의 압승으로 끝났다. 인기 1위였던 크리솔라이트에 4마신이나 이겼다. 인기 2위마였던 서킷랜드는 큰 차이로 지면서 9위로 밀려났다. 국내 경주마들과는 21마신 차이가 벌어졌다. 세계적인 명마와 한국 경주마의 수준을 여실히 보여준 경주였다. 당시 경주를 리플레이 해본다.
 
지난 10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컵에서 일본의 경주마 런던타운(원 안)이 압승을 했다. 위는 지난해 열린 코리아컵 장면. 연합뉴스

총성이 울리자 8번 다이나믹 질주가 순간적으로 앞서는가 싶었지만 최외곽에서 출발한 런던타운이 서서히 머리를 내밀며 선두로 치고 나오기 시작했다. 10번 크리솔라이트가 따라붙고 안쪽에선 3번 서킷랜드가 거리를 좁히면서 한때 11번의 선행과 3번, 10번의 선입으로 정리가 되는가 싶었지만 11번 런던타운은 거침이 없었다. 2코너가 끝나고 내리막인 뒷직선주로가 시작되자 런던타운은 기수가 살짝 제어하는 상황이었는데도 더욱 스피드를 올렸다. 과천 경마장 개장 이후로 뒷직선주로에서 이 정도로 페이스를 올리는 말은 런던타운이 처음이었다. 

이 같은 스피드는 3코너를 지나서 4코너까지 이어졌고, 직선주로에서도 계속됐다. 10번 크리솔라이트와 접전이 될 것으로 보였지만 런던타운의 기세는 더욱 올라갔고 2위마인 크리솔라이트는 물론, 한때 거리를 좁히며 따라붙은 후속마들과 더욱 간격을 벌리며 결승선까지 내달렸다. 라스트 팔롱이 12.4초였다. 국내에선 어지간한 추입마도 이 정도의 뒷심을 발휘하긴 어렵다. 선행으로 질주한 말이 뒷심까지도 최고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차례도 접전을 허락하지 않고 낙승을 거둔 것이다. 

이번 경주를 보면 시사하는 바가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점은 한국경마와 일본경마의 수준 차이다. 이 경주의 주파기록은 1:50.7이었다. 최근 한국경주마들이 세운 기록과 비교하면 약 4초는 차이가 나는 셈이었다. 물론 부경에서 벌마의꿈이 과거 1:51초대로 뛴 적이 있지만 당시 주로가 매우 불량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 차이는 매우 큰 셈이다. 국내 1등급 경주마들의 평균적인 수준에서 본다면 1분50초대의 기록은 1700미터 기록과 비슷하다. 그만큼 차이가 큰 것이다. 

이 경주에서 가장 나은 성적을 낸 한국 경주마는 4위를 한 트리플나인이었는데 주파기록은 1:54.4였고 약 21마신 차이가 났다. 

국내 최강으로 꼽히는 트리플나인과 우승마인 런던타운의 구간별 스피드를 비교해보자. 출발 200미터 구간은 런던타운이 0.4초 빨랐다. 이후 2코너까지의 구간은 약 1초가 차이가 났다. 2코너까지 뛰는 동안 1.4초나 차이가 난 셈이다. 그리고 뒷직선주로. 이 구간에선 트리플나인이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지만 역시 역부족이었고 0.2초 뒤졌다. 거리를 좁힌 게 아니라 좀더 벌어진 것이다. 3~4코너 구간에서도 양상은 마찬가지였다. 0.6초나 뒤졌다. 그리고 가장 힘을 내야 할 결승선에선 그야말로 능력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런던타운이 결승선을 30.4초 만에 주파한 반면 트리플나인은 32.6초나 걸렸다. 결승선에서 2.2초나 더 벌어진 것이다.  

다음으로 곱씹어 볼 부분은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레이팅 제도 허구성이다. 이 경주에서 우승한 런던타운의 국제레이팅이 109였고, 준우승한 크리솔라이트의 레이팅은 114였다. 하지만 트리플나인의 국내 레이팅은 120이다. 국내 레이팅과 국제 레이팅을 단순 비교할 순 없지만 필자의 생각은 경주마의 수준을 감안해서 국내 레이팅도 국제 레이팅과 어느 정도 비슷하게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특히 주파기록에 대한 기준을 국제 수준으로 강화해서 대폭 반영하는 개선방안이 꼭 필요할 것 같다. 레이팅은 경주마의 능력을 표시하는 것이데 지금처럼 상금이나 순위를 위주로 한 산정은 오류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런 제도적 개선 아래 기록갱신을 하는 말을 대대적으로 포상하고 레이팅이 높은 말에 대해 출전수당을 올려줘서 높은 레이팅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게끔 한다면 좀더 합리적이고 나은 레이팅 제도가 운영될 수 있으리라 본다. 

김시용 프리랜서
 
‘코리아 스프린트’로 본 주목할 만한 경주마

‘돌아온포경선’ 전성기 돌입

9월 10일은 코리아컵 대회에 앞서 또 하나의 국제대회가 열렸다. 7경주로 치러진 코리아 스프린트(GⅠ) 대회였다. 모두 15두가 출전했는데 호주에서 2두, 미국에서 1두, 일본에서 1두가 참여했다. 

일본 경주마 그레이스풀립이 최종 우승을 차지했지만 내용면에선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부경의 경주마 페르디도포머로이가 ‘순발력만큼은 내가 최고야’ 하면서 처음부터 선행을 나선 뒤 그레이스풀립을 견제하며 4코너까지 레이스를 이끌어 줬는 데도 국산마들의 추격이 늦었던 것이다. 특히 이 경주에서 2위를 한 파워블레이드의 경우 출발지만 좋았다면 막판에 박빙의 승부를 연출했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거의 최외곽이나 다름없는 14번 게이트에서 출발했는데 15번 페르디도포머로이가 지나가는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망설이는 사이 뒤로 밀린 데다 자리잡기까지 실패해 거리 손실을 봤다. 이후 추격전을 전개해 2위까지 올라왔다. 1위와의 간격은 1¾마신에 불과했다. 

이 경주에서 또 하나 관심깊게 볼 부분은 비인기마인 2번 돌아온포경선의 선전이다. 돌아온포경선은 출발 직후 1번 더트루스오어엘스와 3번 젠테너리 사이에 끼면서 아주 찰나의 순간이지만 손해를 봤고 젠테너리가 조금 일찍 안쪽으로 들어와 강하게 추진을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젠테너리가 빠르게 앞선으로 치고나가 크게 방해를 받지 않은 상황에서 안쪽에 자리잡기를 할 수 있었다. 3코너 부근에서부터 돌아온포경선은 힘을 내기 시작했고 맹렬히 추격전을 전개한 끝에 결승선을 3위로 통과했다. 

돌아온포경선은 마령(4.6세)으로 볼 때 이제 전성기에 돌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는 단거리에서 활약을 해주고 있지만 1800미터까지는 앞으로 적응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직전 경주(1800미터)에서 비록 참패를 했지만 당시는 거리경험이 전혀 없는 상황이었고, 그것도 대상경주였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혈통적으로는 부계보다는 모계가 더 눈에 띈다. 외조부가 저 유명한 스마티존스인 것이다. 스마티존스는 현역시절 9전 8승 2위1회를 기록한 말인데 이 중에서 7승 2위1회가 블랙타입 경주 성적이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이말이 보여준 투혼은 미국인들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될 만큼 각인돼 있다. 2003년 스마티존스는 두개골이 함몰되는 사고로 왼쪽눈의 시력까지 잃었지만 꿋꿋하게 경주로에 돌아와 연전연승했었다.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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