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마 탐구] 록초이스 ‘장거리 맹활약’ 보인다 보여~

이병주 경마전문가 2019-08-16 조회수 245
[일요신문] 유력마 탐구 두 번째 주인공은 부경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내산 3세 수말 록초이스다. 록초이스(부산 2조 강형곤)는 삼관마의 마지막 관문이었던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GⅡ, 2000m)에서 깜짝 우승하며 신예 강자로 급부상했다. 이전까지의 경주에서는 강자다운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는데, 농림부장관배를 계기로 완벽한 변신에 성공했다. 타고난 거리적성도 길기 때문에 앞으로 장거리 경주에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록초이스가 6월 16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에서 깜짝 우승하며 신예 강자로 급부상했다. 사진=한국마사회

데뷔전 가닥은 평범 그 자체였다. 1년 후에 삼관 대상경주를 거머쥘 것으로는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데뷔전을 1000m가 아닌 1300m를 선택했는데, 아마도 강형곤 조교사가 질주습성이 추입이란 것을 진작에 알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결과는 4위였다. 후미권에서 레이스를 전개하다 막판에 올라오긴 했는데, 폭발적인 추입력은 아니었다. 다만 격차를 꾸준히 좁히는 정도의 걸음이었다. 전형적인 장거리형의 모습에 가까웠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두 번째 경주에서 첫 승을 기록했는데, 데뷔전보다는 한 단계 늘어난 경주력을 보였다. 역시 초반에는 후미에서 전개하다 종반에 여유 있게 치고 올라오는 작전을 펼치며 4마신 차의 낙승을 거뒀다. 

그런데, 세 번째 경주 1600m 경주 첫 도전에서는 출전마 12두 중 8위에 그치며 뜻밖의 부진을 보였다. 필자를 비롯한 많은 팬들이 늘어난 거리 때문에 기대를 했었는데, 쫓아가기 급급한 모습이었다. 기대했던 막판 탄력을 전혀 보이지 못한 채 경주가 끝나고 말았다. 

이후 두 번의 경주에서는 다시 거리를 내려 1300m에 출전해 연속 3위를 기록했다. 나쁜 성적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추입작전으로 최선을 다하고도 우승권과는 거리를 보였기에 여전히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한 달 후에 펼쳐진 다음 경주에서는 인기 2위로 팔렸지만, 밋밋한 추입력으로 7위에 그쳐 또 한 번 실망을 주고 말았다. 

그러고 난 뒤 2주 만에 출전해 두 번째 우승을 거두긴 했는데, 편성이 너무 약했다. 직전 경주에서 7위를 기록하고도 인기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상대마들의 전력이 형편없었기 때문에 우승이 가능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저 그런 마필로 분류됐는데, 바로 다음 경주인 4등급 첫 도전에서 연승에 성공하며 한 단계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당시 인기 6위를 기록할 정도로 편성이 강했는데, 막판에 탄력적인 추입력을 발휘하며 자력으로 우승,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그리고 맞은 농림부장관배 대상경주. 록초이스는 믿기 힘든 괴력을 발휘하며 6마신 차 압승을 거뒀다. 늘 그랬듯이 초반에는 순발력 부족으로 후미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는데, 경주 중반 선행마들이 힘 안배에 들어가며 페이스를 늦췄는데 바로 그 타임을 놓치지 않고 임성실 기수가 무빙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3코너를 지나 4코너부터는 아예 선두에 나섰고, 결승선에 들어와서도 전혀 지치지 않는 걸음으로 상대마들을 압도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당시에 필자가 받았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직전 경주에서 살짝 변화를 보이긴 했지만, 이 정도의 강렬함은 너무도 뜻밖이었고 당황스러웠다. 참고로 당시 레이팅은 49로 4등급 소속이었고, 인기 순위도 11두 중 8위로 전혀 주목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농림부장관배에서 능력 급상승을 보인 원인은 큰 체구와 경주거리에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록초이스는 힘이 장사다. 아직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힘 하나는 타고났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거기에 체중이 무려 549㎏이 나갈 정도로 덩치도 매우 크다. 뛰어난 체구와 타고난 스태미나가 뒷받침되었기에 2000m 경주에서 무빙작전을 펼칠 수 있었고, 또한 통했다고 본다. 

록초이스는 혈통적으로 볼 때는 뛰어난 편이 아니다. 부마인 록하드텐은 한국 경마장에서 총 133두의 경주마를 배출했지만 아직 특출한 자마는 없다. 다이샨(외1)과 글로벌라인(국1)이 1군까지 진출했지만 대상경주 우승 등과 같은 인상적인 활약을 하진 못했다. 

그러나 주목할 점도 없지는 않다. 우선 록하드텐 자마들은 대부분 좋은 체격을 타고난다는 점이다. 필자의 데이터베이스에 마체중이 기록돼 있는 마필 122두의 평균이 490㎏이었다. 엑톤파크 자마 468㎏, 한센의 자마 472㎏에 비교하면 상당히 큰 체격임을 알 수 있다. 참고로 메니피 자마들의 평균체중은 496㎏이다. 

두 번째는 거리적성이 길다는 점이다. 록하드텐 자신도 2000m 경주에서도 우승하는 등 평균 우승거리가 1666m에 달하지만 도시지 프로파일(Dosage Profile) 상으로도 장거리 인자를 갖고 있다. 부마인 Kris s.와 모마인 Tersa도 장거리에서 활약하지는 않았지만 장거리 인자가 풍부했다. 더구나 록초이스의 모마인 일렉트릭초이스도 장거리 인자가 풍부한 씨암말이다. 부마이자 록초이스의 외조부인 Redoute's choice의 혈통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외조부는 [G1]경주에서도 여러 번 우승했던 말이지만 특히 씨수말로 전환해서도 호주 리딩사이어 10위에 올랐을 만큼 좋은 활약을 했다. 퀄리티 사이어(Q:특정 적성은 지정되지 않았지만 우성 유전력을 갖고 있는 씨수말)에 지정될 만큼 좋은 유전자를 갖고 있고 이를 후대에 전해주는 능력도 뛰어났다. 

마지막으로 관심을 가질 대목은 록초이스는 ‘이계교배’에 의해 태어난 말이라는 점이다. 근친교배계수가 0.00%다. 4대 이내에는 겹치는 조상이 한 마리도 없다. 이 말은 앞으로 관리만 잘하면 건강하게 오래 뛸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계교배로 태어난 말이 장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상으로 보아 록초이스가 농림부장관배를 통해 보여준 변화는 일회성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장거리에 강한 혈통이라는 점과 건강한 마체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제 3.3세에 접어든 한창 때의 나이와 질주습성 등등을 감안해보면 지금까지는 예고편에 불과하고 본격적인 활약은 이제부터가 아닐까 판단된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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