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유력마 분석 [2]

김시용 프리랜서 2017-02-07 조회수 2151
[일요신문] 지난주에 이어서 올 한 해 경마팬들의 사랑을 받을 3세 유력마들을 살펴본다. 아직 성장기에 있다는 점과 혈통적 잠재력을 감안한 것임을 고려해서 참고해주기 바란다. 지난주에도 비슷한 언급을 했지만 경주마에 따라선 단계적인 성장을 보이지 않고 어느날 갑자기 걸음이 터지는 경우도 있다.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월등한 기량을 보이는 말들도 있기 때문에 지난 경주에서 보여준 기량에만 너무 집착해선 안된다는 조언도 함께 드린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 [서]플라잉챔프(3세·암·3전0/2/1·김형순·심승태:52 부:Cowboy Cal,모:Mrs. Ed)=개인적으로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카우보이캘의 자마다. 카우보이캘은 1600~2000미터 경주거리에서 주로 활약을 했던 말이다. 모계도 장거리 잠재력이 전혀 없지는 않아서 플라잉챔프는 국내에선 장거리까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기대주로 판단된다. 현재까지는 외곽에서 선입으로 버티는 스타일로 뛰고 있는데 모두 3위 이내에 들었다. 

아쉬운 것은 체격이 작다는 점이다. 한때 457㎏까지 체중이 늘기도 했지만 직전 경주에선 도로 440㎏대로 줄었다. 3세마라 성장에 대한 기대는 남아있지만 암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다. 이 정도의 체격을 소유한 마필 중에서도 1군까지 올라가 덩치마들과 당당하게 겨루는 말들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 부담중량이라는 덫에 걸려 한계에 부딪치곤 한다.    

# [서]플레이시스투고(3세·수·6전2/0/1·이미양·하재흥:61 부:More Than Ready, 모:Pola's Place)=상대에 따라 순위가 들쭉날쭉하고 있지만 경주력 자체는 안정된 면을 보이고 있는 말이다. 주행습성은 후미에서보다는 선입권에서 뛸 때 나은 성적을 보였다. 단점이라면 이 말도 마체중이 440㎏대로 체격이 왜소하다는 것인데, 2세마임에도 지난 6개월간 큰 변화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성장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다. 

혈통적인 잠재력은 나쁘지 않다. 플레이시스투고의 부마는 미국(2010년)과 호주(2009년)에서 2세마 부문 리딩사이어를 지낸 모어댄레디다. 그만큼 조숙형 자마들을 많이 배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리적성도 긴 편이다. 현역시절엔 1800미터까지밖에 입상기록이 없지만 도시지프로파일상의 혈통적인 잠재력은 장거리까지 충분히 소화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 활약한 형제마로는 1군까지 진출해 지금은 번식마로 활약중인 업라이징이 대표마다. 

결론적으로 이 말도 상위권에 올라가면 거리적성보다는 부담중량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되며 대상경주에서보다는 일반경주에서 제몫을 다할 듯싶다.   

# [서]오케이연답(3세·암·5전1/1/0·오종택·우창구:60 부:Rockport Harbor,모:99년untamed melody)=한동안 급격한 상승세를 타다 최근 두 경주에서 주춤했다. 그렇지만 실망하기는 일러보인다. 지난해 12월 경주에선 비록 순위는 6위에 그쳤지만 1위와의 차이가 크지 않았고 끝걸음도 상당히 좋았다. 마지막 경주인 지난 1월 22일 경주에선 선행을 나서고도 형편없이 무너지며 참패를 당했다. 그렇지만 이 경주도 2세마로서 5전째에 장거리경주에 도전했다는 점과 예상외로 초반 선두경합이 치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을 위한 진통’으로 봐줄 만하다. 

오케이연답은 이종교배에 의한 경주마로 장거리까지 충분히 뛸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모마는 주로 단거리에서 활약했고 별다른 특징이 없지만 부마와 조부, 외조부까지 장거리 인자를 갖고 있는 것. 특히 외조부인 설트리송은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다양한 거리에서 우승한 전천후 경주마였고, [G1]경주에서도 여러 번 우승한 명마였다. 

# [부]뿌듯(3세·수·6전0/4/0·민우식·울즐리:54 부:Tale Of Ekati, 모:미papier mache)=6전을 치렀는데 2위만 4회를 했다. 첫 입상했던 지난 11월 경주에선 우승마와 4마신의 차이를 보였고 나머지 경주는 반 마신, 코, 코로 대등한 경주력을 보였다. 결정력이 없는 게 아닌가 할 수도 있지만 코 차이는 정말 운이지 실력 차이는 아니다. 더군다나 그 말이 한참 성장기에 있는 2세마이고 상승세를 타고 있어 향후의 재대결에선 누가 이길지 알 수 없지 않을까. 

뿌듯의 질주습성은 선입과 추입이다. 모래를 맞고 따라가는 데도 잘 적응한 느낌이고 전 구간을 고르게 뛰는 스타일이라 선입으로 나설 수 있는 편성이 가장 안정적으로 분석된다. 현재까지 뛴 경주의 구간타임을 분석해봐도 결론은 비슷하다. 뿌듯은 출발이 나쁘진 않지만 빠른 편이 못되고 느린 쪽에 가깝다. 그리고 중반 가속능력도 폭발적인 힘은 없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서서히 탄력을 올리며 그 속도를 유지하는 편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말은 장거리가 좀더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다. 

혈통적으로도 뿌듯은 부계와 모계가 모두 장거리에 대한 잠재력이 풍부하다. 부마와 모마가 모두 현역시절 장거리까지 뛰었다. 

이상으로 보아 뿌듯은 아직 힘은 덜 찼지만 모래에 대한 적응과 안정된 주행습성 등을 감안하면 기본기가 잘 준비된 마필로 거리가 늘수록 좀더 나은 성적을 낼 것으로 판단된다.  

# [서]그레이스시티(3세·수·4전1/1/0·박태훈·안병기:57 부:Proud Citizen, 모:Gracious Sakes)=데뷔 무렵만 해도 480㎏대 초반의 마체중을 보였던 말이 이제는 500㎏대를 육박하고 있다. 다음 출전 때는 체격이 좀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말이기도 하다. 

이 말은 지그재그식으로 입상하면서 경주력도 들쭉날쭉해 일반의 관심을 크게 모으지는 못하고 있지만 필자 개인적으론 올 한해 가장 주목할 만한 마필 중 몇 두로 지목하고 있다. 그동안의 행보를 살펴보자. 우선 데뷔전에선 1번 게이트였지만 최범현 기수는 외곽에서 치고나온 두 마필을 먼저 보내고 2선에서 차분하게 따라가 막판에 여유있게 추월했다. 그리고 참패를 했던 두 번째 경주. 김혜선 기수가 2번 게이트에서 출발, 외곽의 4번과 선두다툼을 벌였고, 이후 안쪽에서 치고나온 1번과 또 한번 경합을 했다. 거리도 1000에서 1200미터로 늘어난 상황에서 어린 말에겐 무리였고, 당연하게도(?) 무너졌다. 데뷔전과만 비교하면 명백한 작전의 실패였다. 그리고 세 번째 경주. 이 경주에선 최범현 기수로 안장을 바꿨는데, 같은 경주거리에서 두 번째와 똑같이 선행작전을 폈다. 무리한 질주였지만 다행히 안쪽에 그레이스시티보다 빠른 말이 없어 인코스를 선점하고 선행을 나섰다. 그렇지만 초반의 오버페이스는 결국 역전을 허용하는 빌미가 됐고, 결승선에서 2위로 밀려났다. 

네 번째인 직전경주. 안쪽에 발빠른 선행마가 즐비한 상황에서 선행작전을 펼쳤는데 4번과 5번이 비슷하게 나와 자리를 잡으면서 외곽으로 밀려 그 옆에서 선두대열에 가세해 끝까지 선행경합을 했다. 직선주로 초입까지 1군 대상경주 출전마들과 비슷한 속도로 달렸고, 결국 5위로 내려앉았다. 

이상의 경주에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그레이스시티가 순발력과 탁월한 가속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여기에 데뷔전에선 모래를 맞고도 잘 따라가 막판에 역전했었다는 점을 떠올리면 힘 안배를 잘하면 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혈통적으로는 부마인 프라우드시티전이 현역시절 2000미터까지 입상한 적이 있고 외조부도 장거리 잠재력을 지녔기 때문에 거리가 늘어나도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2세마 시절에 강력한 선행작전으로 스피드를 늘리며 잠재력을 잘 파악한 상황이라 이제부터는 마방에서도 신중한 작전을 펴면서 좋은 활약을 이어가는 데 집중할 것으로 판단된다.

김시용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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