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과의 악연과 인연-박정환 기자

일요신문 2014-08-11 조회수 5393
[일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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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10일. 입사하고 처음 특종상을 탔습니다. 기쁨과 슬픔은 한 몸이라더니, 최근 실연의 아픔과 동시에 특종상의 기쁨이 찾아온 것입니다. 역시 인생사 새옹지마입니다. 

특종상을 타게 된 계기는 ‘아시아나 항공’과 관련한 단독보도 때문입니다. 짧은 30년 인생, 비행기라곤 제주항공밖에 타보지 못한 제가 아시아나항공과 이렇게 긴밀한 사이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 긴밀함은 악연과 인연을 동시에 맺었다는 뜻입니다. 아시아나항공 내부 몇몇 관계자와는 형, 동생으로, 회사 측과는 내내 아웅다웅 싸우는 역할을 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홍보팀 관계자와 밥을 먹을 때 그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제발 사정 좀 봐달라고.” 밖에서 만났다면 그냥 친한 형이었을 텐데. 기자라는 직업의 무게감과 책임감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시아나항공과 관련한 첫 보도를 낸 시점은 지난해 7월 중순 무렵입니다. 당시에는 샌프란시스코 사고가 터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아시아나항공의 안정성 문제가 심각하게 이슈화될 때였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사고와 관련한 이슈에 집중할 뿐, 그 이면을 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요신문> 사회팀은 뭔가 달라야 했습니다.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선 끝에 한 제보자로부터 솔깃한 얘기를 듣게 됐습니다. “아시아나항공 내부에 ‘하나회’가 있다.” 

아니, 하나회라니. 현대사를 좌지우지한 군 사조직이 아시아나항공 내부에도 있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로웠습니다. 알고 보니 아시아나항공 내부에 ‘아조협’(아시아나항공 조종사 협회)이 하나회로 지목되고 있었습니다. 일부 공사 출신 선배들이 모여 공사 출신 후배 조종사들을 좌지우지 하고 사측과 연계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는 사실. 이것 때문에 조종사 조직에 내분이 발생했고 안전 문제에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는 얘기였습니다. 사고의 원인을 다각도로 따져봤을 때, 그 원인이 회사의 조직 문화에서도 대두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설득력 있는 얘기였습니다. 

이후 아시아나항공과의 지난한 힘겨루기가 시작됐습니다. 아조협 기사를 쓰고 나니 아조협에서 금방 소장이 날라 왔습니다. 소송 과정은 참 쉽지가 않았습니다. 처음 당해보는 소송이라 미흡한 점도 많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소송 과정 자체는 저에게 크나큰 공부가 됐습니다. 결국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선 자신이 갖고 있는 최후의 보루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시아나항공과 관련한 기사는 아조협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아조협 기사 이후,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의 안전 문제를 우려하던 여러 관계자로부터 제보가 쏟아졌습니다. 그중 선별하고 또 선별해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을 기사화했습니다. 지난 5월 7일에 보도됐던 “242명 태운 아시아나기 4시간 ‘아찔 비행’ 전말”은 그러한 과정에서 나온 산물이었습니다.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신문이 나오고 다음날 아침 댓바람부터 주요 취재원으로부터 응원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이번 특종상의 해당이 된 기사는 그 이후 나온 “아시아나 종합통제센터 ‘거짓해명’ 드러났다”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3탄 기사로, 항공기 운항을 총괄하는 종합통제센터가 얼마나 안전 문제에 안일하게 대처하는지, 센터에 조종사 출신 직원이 단 ‘한 명’도 없으면서도 회사 측이 “조종사 출신 직원이 배치돼 있다”고 거짓 해명을 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쯤 되니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 <일요신문> 비상령이 걸렸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특종상을 수상하고 기사는 3탄에서 ‘일시 정지’를 했지만, 아직 실탄은 남아있고 일부는 재장전 중입니다. <일요신문>의 기사를 본 독자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이제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는 못 타겠다고.” 취재 기자인 저로써도 어느 정도 공감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위험하다고만 해서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끔찍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더 발로 뛰어야 합니다. 끝으로 특종상을 수상하기까지 저를 잡아주고 끌어주신 김원양 국장님, 성기노 팀장님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박정환 기자(일요신문 취재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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