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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도 춘향이와 그네타고, 미국도 구운몽을 읽었는데 왜 노벨상이 없을까?

김혜정 2016-07-19 조회수 852

‘프랑스도 춘향이와 그네타고, 미국도 구운몽을 읽었는데 왜 노벨상이 없을까?’

번역, 그 발자취를 따라 걷다.

교정의 푸르른 녹음이 땅거미에 가려질 무렵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퇴계원고등학교에선 제5차 외국어 진로특강이 진행되었다. 매년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 직업인들을 초빙해 진행되는 이 행사는 퇴계원고의 특색으로 자리잡은지 오래이다. 이번 5차 특강은 한국 문학번역원에서 활약하고 계신 윤부한 번역가님을 모셨다.

한국외국어 대학교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하셨으며 현재는 숙명여대 교수직을 겸임하고 계신다. 지금부터 그가 소개한 다양한 우리의 문학 이야기의 발자취와 숨겨진 역사를 따라가 보자!

 

※‘춘향이가 프랑스에서도 그네를 탄다고?’

우리나라 소설이 가장 처음 외국에서 읽혀진 건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이른 1892년이었다.

 프랑스 유학길에 최초로 오른 조선인 홍종우가 프랑스 소설가와 함께 ‘춘향전’을 번역했고 그로 하여금 당시의 많은 프랑스인들에게 읽혀졌다고 한다. 프랑스 정서에 맞추어 그네를 타는 동양인 춘향이가 높은 코에 쌍커풀 짙은 눈을 가진 서양인으로 바뀌었단 사실은 웃음을 짓게하는 또 하나의 일화이다. 최초의 번역가인 홍종우는 프랑스 유학길에 오른 최초의 조선인이자 갑신정변을 일으킨 김옥균을 사살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조선 문화의 고유성을 사랑했고, 지키고자 했던 그의 마음을 짙은 쌍커풀의 춘향에게서 배워 본다.

   

※세계인은 우리의 문학을 얼마나 알아줄까?

 홍종우가 자국의 소설을 알렸다면, 한국을 사랑해 자국에 알린 외국인도 있다. 제임스게이란 작가로 김만중의 소설 ‘구운몽’을 홀로 번역해 넓은 미국 땅에 홍보했다 한다.

 안타깝게도 그 이후 우리나라의 번역 역사는 잠시 멈춘다. 국가 재정비, 전쟁, 경제성장, 등을 이유로 번역과 같은 인문학 분야에 관심을 기울여 손쓸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시 번역에 국가가 박차를 기울인 건 2002 한일 월드컵 당시로 월드컵 개최국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한국의 문학에도 옮아오며 시작되었다고 한다. 먹고 살기 급급한 나라에서 번역가와 같은 인문학도들이 살아남기 얼마나 치열했을지 감히 예상하며 내가 사는 이 시대가 인문학을 고민하기에 배고프지 않은 시대란 사실에 퇴계원고 학생들은 숙연해 졌다.

 

 

※세계가 박수쳐 인정하는 우리 시대의 젊은 작가들

 요 근래 세계 번역 시장과 도서시장에서 인정받는 우리나라의 젊은 작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채식주의자>의 한강, <철수>의 배수아, <7년의 밤>의 정유정, <두근두근 내인생>의 김애란이 대표적 예시이다. 공교롭게도 이들이 쓴 소설은 길게는 10년에서 짧게는 4-5년이 된 소설로, 이들의 결과물이 세계에 인정받는데 보다 긴 시간이 걸린 까닭은 우리나라 번역 과정과 수준이 과거에 비해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근본적으로 그들이 써 내려간 결과물 자체가 우수하단 사실은 우리 모두 동의하고 있다. 작가들과 번역가들의 밤낮 없는 노력에 한국 문학의 위상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선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배출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린 우리나라의 언어의 폭이 너무 넓어 다른 외국어가 언어의 전문성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위안 삼곤 한다. 하지만 교수님은 조금 다른 견해를 주장하셨다. 우리 언어에 담긴 고유성과 특징만큼 세계 모든 언어에는 특유의 고유성이 스며있기에 탈락의 이유가 번역은 아니라고 말이다.

 또한 문학 교류는 같은 눈높이에서 인류에게 말을 거는 행위로 모든 언어는 우수성도 전문성도 모두 같은 언어라 주장하며 강의를 끝마쳤다.

 강의 직후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져 나왔고, 학생들은 그동안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편견을 정리하기라도 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표정에 훗날 작가와 번역가가 함께 만들어내는 노벨 문학상이 자리한 퇴계원고 학생들 사이에서 나올 수 도 있으리란 따뜻한 상상이 들었다.



퇴계원고등학교 김이현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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