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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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대한 판사들의 공감능력
[일요신문]대법원장이 사법개혁을 이루어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30여 년 전 그와 함께 검찰청에서 실무수습을 받을 때의 기억이 뚜렷하다. 그는 항상 웃는 표정으로 조용히 앉아 듣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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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의 NYT 기고문을 읽고
[일요신문]뉴욕타임스에 난 소설가 한강의 기고문을 봤다. 전쟁을 걱정하는 평범한 중산층 노인이 돈을 찾으러 은행으로 간 장면에서 글은 시작한다. 그러면서 전후세대의 소설가는 그 노인의 내면을 궁금해 한다. 전후세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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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의 유전무죄
[일요신문]중학교 3학년 교실에서 일어난 사건을 맡은 적이 있었다. 한 아이가 맞아 죽었다. 할머니와 같이 살던 결손가정의 아이였다. 가해자는 명사 집 아들이었다. 가해자인 아이에게 사건의 경위를 물었다. 아이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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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자신감
[일요신문]김훈의 역사소설 <남한산성>의 한 장면이다. 북에서 온 군대의 ‘홍이포’가 왕의 행궁을 조준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기술이 전해진 여러 명을 살상할 수 있는 신병기였다.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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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의 고소
[일요신문]구속된 전직 경찰총수의 변호를 한 적이 있다. 그는 청와대 심기를 거스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수갑을 차고 포승에 묶인 채 길거리의 경찰관들 앞에서 조리돌림을 당하는 게 고통이라고 했다. 그는 경찰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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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열쇠
영국작가 크로닌의 ‘천국의 열쇠’라는 책을 다시 들췄다. 표지에 적힌 이런 글이 나에게 묻고 있었다. ‘너는 왜 사는가? 네가 추구하던 인생이란 무엇인가? 네가 얻고자 하는 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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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세타
호주의 골드코스트에서 만났던 칠십대쯤의 노인이 있었다. 그는 오십대 부도가 나서 이민을 갔다고 했다. 그는 늦은 나이에 식당에서 접시 닦는 일부터 시작했다. 얼마 후 작은 편의점을 차렸다. 구석에 작은 방을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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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점 주인의 지게철학
논현역 일번 출구를 나오면 오래된 가구점이 나온다. 70년대 말 강남이 개발되고 주택이 들어서면서 처음생긴 가게였다. 서구취향의 집들이 들어설 때 집주인들은 집에 어울리는 그럴듯한 가구들을 원했다. 그런 호경기를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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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을 둘러싼 굿판
어느 날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을 보았다. 한 겨울인데도 송전탑이 설 자리에 비닐하우스를 세우고 마을 노인들이 그곳에 들어가 결사적인 반대 투쟁을 하는 모습이었다. 노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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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쟁이 목사의 행복
퇴근시간의 지하철 4호선이 황혼에 물들기 시작한 동작대교위를 건너가고 있었다. 나는 김목사와 나란히 손잡이를 잡고 서서 납색강물에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칠십대의 그는 조그만 아파트에서 잡지를 만들고 있었다. 취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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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역배우의 행복
푹푹 찌는 한여름이었다. 사회문제를 고발하는 방송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고 그중 재연드라마 부분을 촬영하기 위해 방송국 스텝진과 촬영장인 인천의 연안부두로 간 적이 있었다. 크레인과 조명시설을 탑재한 트럭과 단역과 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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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덕비를 좋아하던 노인
흐르는 세월 속에서 여러 사람이 저세상으로 가는 모습을 보았다. 죽음을 앞두고 산소마스크를 쓴 상태에서도 그가 소유한 부동산과 재산목록이 적힌 종이쪽지를 손에 틀어쥐고 죽음을 부인하는 분이 있었다. 온몸에는 이미 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