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웅진 좋은만남 선우 대표 | ||
L 씨는 33세의 젊은 이혼녀다. 하지만 이혼 후 바로 이사를 하고 직장을 옮겼기 때문에 아주 가까운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주변에서 그녀의 이혼 사실을 모른다. 아이 하나를 낳았지만 전 남편이 데리고 남미로 이민을 갔다. 아이를 양육하지 않는 데다가 20대 못지않은 미모와 늘씬한 몸매까지 갖추고 있어 그녀가 미혼 행세를 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몇 달 전 가까운 친척의 소개로 한 남성을 만난 L 씨. 그는 이혼남이었고 아이는 전 부인이 양육하고 있다고 했다. 사업가인데 재력도 있고 아이 양육 부담이 없어 맞선 자리에 나간 것이다. 하지만 상대의 외모가 마음에 안 들었던 L 씨는 단번에 거절을 했다.
중간에서 입장이 난처해진 그 친척은 “그 정도면 좋은 신랑감이지…. 찬 밥 더운 밥 가릴 처지냐”면서 L 씨를 나무랐지만 그녀는 ‘내가 뭐 어때서. 그 정도 남자 만나려고 했으면 열두 번은 더 결혼했겠다’고 생각했다.
♥상처 없는 상대 원한다는데 “뭐 잘못인가?”
이후 L 씨는 직장일 관계로 만난 한 남성과 교제를 시작했다. 그는 그녀보다 세 살 많은 미혼남이었다. L 씨는 자신의 이혼 사실을 그에게 얘기하지 않았다. 가끔 그가 “자긴 결혼생활 해본 사람처럼 남자를 너무 잘 알아”라고 할 땐 가슴이 철렁하지만 이제 와서 비밀을 털어놓으면 깔끔한 성격의 그 사람이 용납할 것 같지 않아 입을 다물고 있다.
L 씨가 미혼남성과 결혼하려는 것은 상처 없는 상대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전 남편과 성격 차이로 신혼 때부터 힘든 시간을 보냈고 이혼할 즈음엔 서로 원수가 되었다. 자신이 그래서였는지 이혼 경험이 있는 사람은 배우자를 함부로 대할 것 같아서 꺼려진다고 한다. 조건이 좋고 걸리는 게 없는 상대를 만나면 문제의 소지가 없어 잘 살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차라리 혼자 살아야 할 사람 많다
우리는 결혼한 네 쌍 중 한 쌍이 재혼 커플인 시대를 살고 있다. 결혼정보회사에도 재혼 희망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20대부터 황혼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재혼 희망자들 중에는 초혼에서 못다 이룬 환상을 갖고 있거나 재혼으로 부와 성공을 이루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콤플렉스를 가질 필요도 없고 굳이 감출 필요도 없다. 한 번의 이혼은 실패가 아니라 소중한 경험이다.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건강한 자신감과 이전 결혼 경험을 바탕으로 한 포용력과 원숙한 안목. 이것이 재혼 희망자들이 갖춰야 할 요건이다. 만일 그렇지 못하다면 재혼할 자격이 없으니 차라리 혼자 사는 게 인류 발전을 위한 길이다.
좋은만남 선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