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선물을 받는 모습. 왼쪽은 오바마가 이스라엘 정상으로부터 받은 돌멩이.
가장 비싼 선물은 미셸 오바마가 브루나이 왕비로부터 받은 귀금속 세트였다. 노란색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가 세팅되어 있는 꽃 모양의 백금 귀걸이, 반지, 목걸이 세트의 가치는 7만 1468달러(약 7900만 원)다.
오바마가 받은 가장 값비싼 선물은 카타르 대사로부터 받은 독수리 조각품이었다. 가격은 1만 400달러(약 1140만 원).
이밖에 아제르바이잔 대사로부터 받은 붉은색, 흰색, 푸른색의 기하학 무늬로 짜인 양탄자의 가격은 6560달러(약 720만 원)며, 카타르에서 받은 세계 주요 도시가 새겨진 은쟁반의 가격은 6500달러(약 710만 원), 탄자니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얼룩말 통가죽, 그림, 조각품의 가격은 4000달러(약 440만 원)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이 받은 외교 선물들은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이 총괄 관리한다. 대통령은 외교 정상으로부터 받은 선물들을 연방윤리규범에 따라 정부에 반납해야 한다. 단, 국가 행사시에는 착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선물을 소장하고 싶은 경우에는 조달청으로부터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할 수 있다. 드문 경우긴 하지만 실제 이런 식으로 선물을 구입한 경우도 있었다. 2012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여사로부터 받은 흑진주 목걸이를 970달러(약 106만 원)에 구입했으며, 존 케리 국무부 장관의 아내인 테레사 하인즈 케리는 예맨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산호와 은으로 된 귀금속 세트를 425달러(약 46만 원)에 구입했다.
사실 외교 선물에는 화폐 가치보다는 어떤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는 경우가 더 많다. 2013년 오바마가 이스라엘 정상으로부터 받은 선물들이 대표적이다. 당시 이스라엘과 긴장 상태에 놓여 있었음에도 오바마는 이스라엘을 순방했으며, 이에 대한 보답으로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는 작은 돌멩이 하나를 선물했다. 이 돌멩이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독립선언문 문구가 나란히 새겨져 있었다. 이 돌멩이의 가격은 2700달러(약 300만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또한 당시 시몬 페레스 대통령이 오바마에게 선물한 시계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시간과 날씨가 나란히 표시됐으며, 가격은 835달러(약 90만 원)였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국빈 방문한 오바마에게 도자기 커피잔 및 찻잔 세트와 함께 러시아 각 도시의 풍경이 새겨진 도자기 접시 세트를 선물했다. 가격은 1500달러(약 165만 원)였다.
아프리카의 섬나라 잔지바르 대통령의 선물은 다소 독특했다. 커다란 나무 상자 한 가득 옷을 담아 선물한 것. 상자 안에는 20벌의 초록색 아프리카 의상과 21벌의 파랑색 아프리카 의상, 그리고 20개의 흰색 야구모자가 담겨 있었다. 모든 옷과 모자에는 오바마의 이미지가 새겨져 있었다. 이밖에 검은색 모자 19개와 남색 및 흰색 폴로셔츠를 각각 18벌, 10벌씩 선물하기도 했다. 이 선물들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1926달러(약 210만 원) 정도가 된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대통령이 외교를 통해 받은 선물은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국가에 귀속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100달러(약 11만 원) 이상의 선물인 경우에는 반드시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해외순방을 많이 다녔던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으며, 받은 선물은 1158점에 달한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