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012년 2월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열린 ‘해외자원개발 확대를 위한 전략회의’에 참석한 모습. 사진제공=청와대
<일요신문>이 MB 정부 해원자원개발 국부유출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은 노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MB 정부 5년간 체결된 ‘VIP용’ 양해각서(MOU)는 총 45건으로 이중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체결한 MOU가 28건, 이상득 전 의원이 11건, 한승수 전 총리가 4건, 외국 VIP 방한 시 체결된 MOU가 2건이다. MB 형제가 직접 체결한 MOU가 90%를 차지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MOU 체결 이후 ‘자원 3사’가 수행한 실적은 어떨까. MB가 전 세계 순방을 통해 체결한 MOU 28건 가운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사업은 단 1건에 불과하다. 지난 2011년 3월 이 전 대통령이 남아공 순방 당시 체결한 ‘잔드콕스 REE 사업’으로 희토류 개발 사업에 석유공사가 지분 10%를 참여한다. 나머지 27건은 기간 종료 및 사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모두 종료된 상태다.
‘자원외교 전도사’라고 불리며 정권 5년 내내 권력실세로 군림한 이상득 전 의원이 체결한 MOU 11건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은 단 하나도 없다. 이상득 전 의원은 볼리비아 리튬 확보를 위한 남미 출장을 시작으로 모두 12개국을 방문해 23차례나 각국 정상과 만났다. 그는 자신의 책 <자원을 경영하라>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기도 하고 퉁퉁 부은 발에 침을 맞아가며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토록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리튬 개발 프로젝트는 볼리비아 정부의 리튬 산업 국유화 방침에 따라 허무한 실패로 끝났다. 최근 광물자원공사는 <이상득 의원님과 함께 한 광물자원공사의 볼리비아 리튬개발>이라는 홍보책자를 수거해 폐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도 하다.
광물자원공사가 지난 정권 당시 체결된 MOU 35건 가운데 진행 중인 사업은 3건에 불과하다. 이 중 2009년 3월 체결한 ‘호주 코카투사 지분인수 계약’은 지분 1% 참여에 불과하고, 정권 막바지인 2012년 9월 그린란드와 체결한 ‘공사-NUNA사간 포괄적 자원협력’ 체결 당시 ‘북방 이니셔티브’라며 대대적으로 소개되기도 한 이 사업은 올해 7월 1차 공동탐사가 막 끝났을 뿐이다.
석유공사의 경우 MOU 7건 가운데 3건이 진행 중이지만 이마저도 사업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들이 체결한 VIP 자원외교 MOU에 따른 회수액은 현재까지 ‘0원’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노영민 의원은 “MOU 45건에 대한 기 투자액은 총 1조 4461억 원이며 앞으로 2조 원의 추가 투자가 계획돼 있어 총 투자액은 3조 5000억 원에 육박한다. VIP 자원외교는 소리만 요란했지, 대부분 성과 없이 종결됐고 진행 중인 사업도 성과가 불투명하다”며 국정조사를 통한 진상 규명을 거듭 촉구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