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타고 험한 비포장도로를 올라가기 시작했다. 시간은 오후 1시경, 2km가량을 올라가니 드디어 묘지 입구로 추정되는 나무로 된 울타리와 컨테이너 박스로 된 초소가 보였다. 울타리에는 노란 간판으로 “길이 없습니다”라고 대문짝만하게 쓰여 있었다.
“여기엔 무슨 일로 오셨죠?” 기자가 초소로 접근하니 A 종교단체 관계자 3명이 입구에서 신원을 물었다. 기자 신분을 밝히자 “이미 경찰이 다 조사를 마치고 철수한 상황이다. 더 알아볼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구를 지키는 관계자들은 묘소를 발견하고 112에 신고한 허 아무개 씨 측에 대해 아직도 경계심을 풀지 않는 모습이었다. 한 관계자는 “허 씨가 용역을 데리고 와 폭행을 하고 입구로 돌진했다. 나도 폭행을 당한 피해자다”라고 전했다. 또 불법 암매장 의혹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신도들을 여기에 묻을 때 다 신청서를 작성하고 유족들이 함께 온다. 신고만 안 했을 뿐 정상적인 묘지다”라고 전했다. 허 씨가 파헤친 무덤에 대해서는 유족들의 항의가 강력했다고 관계자들이 한 목소리로 전하기도 했다.
무덤을 지키는 관계자들은 이윽고 “경찰 조사가 있다”며 차에 올라타며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관계자들이 떠난 빈자리에는 A 종교단체에서 파견된 또 다른 관계자들이 묘소를 지키기 위해 입구로 들어왔다. 불법 묘지 사실이 알려진 이후 한층 경계가 강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한때 1개 소대를 파견해 묘소를 통제했던 경찰은 지난 26일부로 철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를 어느 정도 끝낸 것으로 파악해 병력을 철수시켰다”라고 전했다.
묘소 입구 왼쪽 편에는 산으로 향하는 또 다른 시멘트 길이 마련돼 있기도 했다. A 종교단체 관계자에게 “이것은 어떤 길이냐” 물어보니 “불국사로 가는 길이다”라고 답했다. 차를 몰고 길을 향하니 산 위쪽에서 A 종교단체의 묘소가 한 눈에 들어왔다. 멀리서 보기에는 잔디와 나무가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져 있어 잘 정돈된 정원처럼 보일 뿐, 전혀 묘소처럼 보이진 않았다. [환]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
바로잡습니다 일요신문사는 2014년 12월 7일자 제1177호 일요신문(이하 ‘이 사건 신문’이라고 합니다) 및 일요신문사의 홈페이지에 각 “[총력추적] 경주 토함산 ‘집단 매장지’ 미스터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위 기사의 내용 중 ‘가혹 노동·암매장’, ‘불법 암매장’, ‘A 종교단체에서 여러 사업을 하면서 신도들에게 가혹 노동을 시킨 사실’, ‘가혹노동으로 병들고 치유가 불가능한 이들을 A 종교단체는 가차 없이 암매장했다는 의혹이 있다’, ‘실종된 내 친구도, 내 친구 어머니도 경주 묘지에 묻혔다는 제보도 끊임없이 받았다’는 부분은 제보자의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게재한 것으로서 사실과 다르므로 위 내용을 바로잡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