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크윈 등 매각 계열사 직원들은 자고나니 회사 명패가 바뀌었다며 ‘멘붕’에 빠졌다.
깜짝 발표로 세상에 알려졌지만 삼성 내부에서는 이 작업을 이미 수개월 전부터 진행해온 듯하다. 지난 4월 2일 삼성종합화학이 삼성석유화학을 흡수합병한다고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삼성은 삼성종합화학, 삼성석유화학, 삼성토탈 등으로 분산돼 있던 사업을 한 데 모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했다.
하지만 삼성석유화학을 흡수합병한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을 몽땅 한화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두 회사의 합병이 화학산업을 매각하기 위한 작업이었음이 드러났다. 삼성석유화학 지분 33.18%를 보유해 최대주주였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지분이 합병 후 4.95%로 확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합병을 단행한 이유가 나름 있었던 것이다.
계열사 매각뿐 아니다. 일부 계열사에서 삼성테크윈 등 한화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계열사에 수개월 전 직원들을 보낸 것으로도 알려졌다. 삼성SDS의 한 직원은 “수개월 전 일부 직원들을 삼성테크윈으로 전출을 보낸 바 있다”며 “당시에는 삼성테크윈으로 가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는데 지금 보니 구조조정 때문이었던 듯하다”고 전했다.
삼성SDS와 삼성테크윈 모두 이를 부인하고 있다. 삼성SDS 관계자는 “여기(삼성SDS)에서 계열사로 인력이 가는 경우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계열사 전산실을 운영하기 위해서고 다른 하나는 새 공장 등을 건설한 경우 시스템 만들어 넣기 위해서”라며 “그러나 이들 모두 원 소속은 삼성SDS”라고 말했다.
삼성테크윈 관계자도 “삼성SDS 직원들은 시스템 보완 관련 인력들이기에 우리뿐 아니라 삼성 전 계열사에 나가 있다”면서 “이들은 전입 개념이 아니라 파견 개념으로 매각과는 상관없는 인력”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삼성테크윈이 매각된다 해도 이들 인력은 한화가 아닌 삼성 소속이며 매각 후 한화 쪽에서 원할 경우 계속 ‘파견’ 업무는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과연 그들은 삼성에 복귀할 수 있을까.
임형도 기자 hdl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