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개시 결정부터 경매 공고까지 소요 시간이 대략 4~6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정윤희의 아파트는 12월 말이나 내년 초 첫 번째 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윤희의 아파트는 현대아파트 가운데 가장 큰 평형으로 구성된 단지라 희소가치가 높다는 평을 받고 있어 치열한 낙찰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윤희가 20여년 넘게 살았던 집이라는 점도 프리미엄을 더할 전망이다. 해당 아파트의 최근 거래금액은 25억여 원이다.
해당 아파트가 경매로 나온 까닭은 조규영 회장의 사업 때문이다. 조 회장의 중앙건설은 2000년대 중반 ‘중앙하이츠’라는 브랜드로 활발하게 아파트 사업에 매진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지난 2010년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갔고 결국 올해 3월 법정 관리에 이르렀다. 채권자인 국민은행은 대출금과 밀린 이자 20억 원을 받기 위해 경매신청을 했다.
배우로 활동 당시의 정윤희. 영화 <사랑하는 사람아3> 스틸 컷
게다가 중앙건설 소유의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토지(6만 9284㎡) 역시도 오는 10일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경매 처분된다.
정윤희는 지난 1984년 당시 중앙건설 대표였던 조 회장과 결혼한 뒤 연예계에서 완전 은퇴했다. 조 회장과의 간통 사건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며 결혼한 정윤희는 결혼 당시 “연예계를 완전히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고 지금까지 그 뜻을 이어왔다.
1993년 광고에 잠시 등장한 것과 1995년 한 토크쇼와의 전화 인터뷰, 그리고 2000년 초반 한국영상자료원이 주최한 ‘정윤희 영화주간’에 참석한 것이 결혼 이후 연예계와 연결된 유일한 행보였다. 심지어 지난 2011년 MBC에서 ‘우리가 사랑한 여배우-카페 정윤희’라는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했지만 당시에도 직접 출연하는 대신 ‘아직까지 저를 기억해주는 분들이 계시다니, 놀랍고 감사할 따름이다’라는 내용을 담은 자필 편지만 공개했을 뿐이다.
이번 경매 소식과 함께 정윤희가 다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연예계 컴백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만약 컴백한다면 30여년만의 컴백이다. 결혼 이후 은퇴해 21년 만에 연예계로 돌아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 차화연의 경우처럼 수십 년의 공백기를 두고 컴백하는 중견 배우들이 종종 있어왔다.
다만 정윤희와 가깝게 지내는 연예계 지인들은 정윤희의 연예계 컴백은 현실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