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키의 구속 수감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타급 여자 연예인 A는 한숨 돌렸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그녀를 둘러싼 루머는 끊이지 않고 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 내용을 둘러싼 루머의 무서움은 어느 정도는 실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연예인의 사생활을 둘러싼 루머 가운데에는 전혀 실체가 없는 허위 루머가 상당수다. 그렇지만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의 수사 내용과 관련된 루머는 어느 정도의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물론 수사기관이 특정 연예인 관련 정보를 입수해 내사를 진행하다 혐의점을 찾지 못해 내사 단계에서 진행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내용이 내사 단계에서 외부로 흘러 나가는 경우 수사기관 발 루머임에도 실체가 없는 내용이 되기도 하지만 그런 사례는 많지 않다.
다만 이런 형태의 루머는 수사기관이 비밀리에 진행하는 수사 내용이 외부로 알려진 탓에 내용이 다소 잘못 알려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지난해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연예인 성매매 사건의 경우 수많은 스타급 여자 연예인의 이름이 루머로 떠돌았지만 실제 수사 대상은 대부분 무명의 여자 연예인이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흘러 스타급 연예인 가운데 성현아가 포함돼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결국 검찰이 스타급 연예인 성현아와 무명 여자 연예인 여럿이 연루된 연예인 성매매 사건을 수사한 것은 사실로 드러났다. 이런 내용이 외부로 전해지면서 심하게 부풀려졌지만 어느 정도의 실체는 확인된 셈이다.
이번 스타급 여자 연예인 A의 검찰 마약 수사설 역시 비슷하다. 지난 10월 연예계에 나돈 소문의 내용은 여자 연예인 A가 검찰의 마약 수사 선상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A가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마약 투약 테스트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도 더해졌다. 이로 인해 A는 마약 수사에서 자유로워졌지만 힙합 가수, 음악 감독 등 연예계 전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알려졌었다.
이제 와 밝혀진 사건의 실체는 힙합가수 범키의 마약 사건이다. 범키는 지난 10월 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미 2심 공판까지 진행된 상태다. 수사는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서 담당했다.
범키는 마약 불법 투약이 아닌 지인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공소 내용이 사실이라면 범키는 불법 마약 판매상이었다는 얘기가 된다. 현재 범키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이 범키를 구속 기소한 까닭 역시 범키가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어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마약을 불법 투약한 혐의에선 자유롭다. 마약 투약 테스트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범키의 소속사에선 “현재 범키는 의혹과 관련해 모두 사실무근임을 주장하고 있고, 이에 저희 브랜뉴뮤직은 모든 것을 재판 과정을 통하여 명명백백히 밝히고자 합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재판에서도 검찰과 범키가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는 터라 범키의 유무죄는 이제 법원의 판단에 달려 있다.
문제는 A다. 지난 10월부터 나돈 소문과 범키 등에 대한 검찰 수사를 놓고 보면 이번에도 어느 정도의 사실을 기반으로 소문이 나돌았지만 그 내용은 다소 왜곡된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검찰이 범키와 음악감독 등 연예관계자들에 대한 마약 수사를 벌인 것은 사실로 드러났다. 여기에 여자 연예인 A가 연루됐는지 여부는 아직 불명확하다. A가 마약 투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소문 역시 분명치 않다. 범키가 음성 판정을 받은 것이 와전돼 A가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범키에 대한 검찰 수사는 이미 끝났고 현재는 재판 중이다. 여자 연예인 A 관련 루머가 탄력을 받은 것은 이미 범키가 구속 수감된 이후는 11월부터다. 따라서 서울중앙지검 등 다른 검찰에서 A를 중심으로 한 별도의 마약 수사를 진행 중이며 그 내용이 범키의 마약 수사 내용과 혼재돼 외부로 알려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연예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A의 스폰서와 관련된 또 다른 소문까지 확산되고 있다. 한 연예관계자의 설명이다.
“A에게 매우 막강한 스폰서가 있어 그 힘으로 연예계에서 급성장했다는 루머는 그 이전부터 나돌았었다. 심지어 A가 소속된 연예기획사의 실질적인 투자자라는 얘기까지 있다. A가 검찰 마약 수사 선상에 이름을 올렸지만 빠져나온 데에도 스폰서의 힘이 컸다는 소문이 있다. 그런데 최근 A와 스폰서의 관계가 깨끗이 청산됐다고 알려져 A의 향후 행보를 두고 연예가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결국 A를 둘러싼 마약 수사 관련 소문이 연예가에선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범키의 구속 수감 사실이 알려지면서 A가 검찰 수사에서 자유로워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스폰서와의 관계를 둘러싼 또 다른 루머가 더해지면서 루머는 더욱 복잡하게 꼬여가고 있다. 아직까진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루머지만 범키에 비해 A는 스타급 여자 연예인인 터라 만약 그 역시 마약 관련 혐의가 드러날 경우 더욱 큰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연예계가 A를 둘러싼 루머에 민감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까닭 역시 여기에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