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루 이용료가 1500만 원에 달하는 클럽 VVIP 룸이 존재하기도 했다. 서울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의 선상클럽 3층에 위치한 한 클럽의 VVIP 룸으로 술과 안주가 무제한으로 제공되고 개인전용 DJ, 수영장, 자쿠지 등의 시설을 갖춰 손님을 받았다. 엄청난 가격이지만 재벌가, 연예인, 외국인 등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 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은 사실이 적발돼 곧 문을 닫아야 했다.
이처럼 일반인들은 쉽게 꿈꿀 수도 없는 가격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범접 불가능한 곳은 아니다. ‘물주’가 없을 경우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십시일반 돈을 모아 룸을 잡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만약 계획하는 인원수를 맞추지 못할 경우에는 속칭 ‘조각’을 치기도 한다. 조각이란 룸 비용을 부담할 인원을 인터넷 카페 등에 올려 모집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10명 정원에 300만 원인 룸을 잡는다고 가정해보자. 알음알음 8명까지는 모았는데 2명이 부족하다면 어떤 방을 잡는지, 무슨 술을 마시는지, 총 비용은 얼마인지 등의 정보를 담아 ‘조각 공지’를 인터넷에 올린다. 이런 글은 손님인 파티 주선자가 올릴 수도 있고 전문가가 동원되기도 한다. 클럽 파티를 전문으로 하는 이들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연락처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한 팀이 구성되면 본격적인 파티가 열리는데 처음 보는 사람들과 십시일반 돈을 모아 술을 마시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클럽 파티 플래너 정 아무개 씨에게 “이렇게까지 해서 룸을 잡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단번에 “여자들이 잘 꼬이니까”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정 씨는 “스테이지에서 한창 놀다 지친 여자들에게 룸에 가자고 한 마디만 던지면 바로 따라온다. VVIP 룸이면 백발백중이다. 룸이 있는 층은 출입이 제한돼 한 번 올라오면 내려가기 싫어 문 앞에서 ‘나 좀 데리고 가줘요’ 하는 여자들도 많다. 조각을 해서 룸을 잡으면 한 방에 200만~300만 원 정도 매출이 나오고 물주가 있는 경우엔 최대 1300만 원까지 목격했다”며 “일부 손님 중에는 자신이 비싼 술을 마시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룸 대신 스테이지 주변의 테이블을 잡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