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런팜 제주에서 2014년 10월 도입한 북미 최고 씨수말 티즈원더풀이 검역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티즈원더풀은 2004년생으로 마령 10세다. 2006년 9월부터 2007년 9월까지 짧은 기간동안 경주마로 활약한 후 씨수말로 데뷔했다.
먼저 경주마시절 성적부터 살펴보자. 약 13개월간의 현역시절 동안 티즈원더풀은 5전을 치렀는데 3승 2위1회를 기록했다. 나머지 한 번은 6위였다.
첫 경주는 1300미터 경주였다. 미승리마끼리 경쟁해 1:17.60(모래. 주로상태:Fast)의 기록으로 우승했고, 약 두 달 뒤에 [G3]경주 1600미터에 출전해 1:35.92(모래.주로상태:Fast)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한 달 뒤에는 한 단계 더 올려 [G2]경주 1700미터에 도전했다. 여기서도 티즈원더풀은 무난히 우승을 차지했다. 기록은 1:42.84초였다.
그로부터 6개월 후에 1800미터로 치러진 [G2]경주에 출전했지만 6위로 그쳤고, 한달 반 뒤에 1600미터 블랙타입 경주에 출전해 2위를 차지했다.
이상의 실전성적을 토대로 보면 티즈원더풀의 거리적성은 상당히 길어보인다. 도시지 프로파일(6 0 7 0 1) 상으로도 최장거리 유전인자인 프로페셔널이 있다. 국내 경주가 일년에 한두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2000미터 이하로 치러지기 때문에 거리적성에선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인다.
씨수말 성적은 어떨까. 티즈원더풀은 2012년에 리딩사이어 2세마 부문에서 58위를 차지했고, 2013년엔 리딩사이어 전체부문에서 108위, 2013년엔 2세마부문 24위와 전체부문 97위에 올랐다. 여기서 보면 2세마 부문에선 매년 성적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지만 전체부문에선 특별한 변화가 없다. 자마들이 2세마 시절에는 뛰어난 활약을 해주고 있지만 그 이후엔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도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경마의 본고장인 미국의 얘기고 경마 수준이 다른 국내로 옮겨오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다.
티즈원더풀의 자마들의 활약치를 예상하려면 또 하나 살펴봐야 할 점이 있다. 바로 그의 조상들이다.
티즈원더풀의 부마는 인리얼리티(In Reality)계의 티즈나워(Tiznow)다. 티즈나워는 현역시절 [G1]대회에서만 3승을 올리는 등 탁월한 활약을 했다. 2000년엔 3세수말 챔피언과 연도대표마에 올랐고, 2001년에 4세 이상 수말 챔피언에 올랐다. 평균 우승거리는 1862미터였다. 씨수말로 데뷔한 이후에도 리딩사이어 3위 2회 등 최상급의 활약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명마 중의 명마라 할 만하다.
모마는 노던댄서계의 우수 씨수말 스톰캣의 후예인 이블(Evil)이다. 이블은 현역시절 13전3/2/3의 성적을 거뒀다. 모두 일반경주 성적이다. 특이한 점은 이블의 평균 우승거리는 1200미터로 짧은데, 그 부모들도 거리적성이 길지 않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티즈원더풀의 자마들 중에서 장거리에서 활약하는 말은 수말 쪽이 더 가능성이 높다. 조모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시용 프리랜서
국내 자마들 살펴보니 막내 레이템포 엄마도 ‘명마’ 티즈원더풀의 자마들 중에서 현재 국내에서 경주마로 등록돼 있는 말은 8두다. 국1군의 파인공주(부경), 외1군의 황금탑과 켄터키갤로퍼(서울), 외3군의 스트롱필링(서)과 라스트티켓(부), 원더풀룰러(서), 외4군의 머스탱정(서), 국6 군의 레이템포(서) 등이다. 파인공주(8번 마)가 2014년 6월 7일 부산경남경마장에서 열린 10경주에서 1위로 결승선에 들어오고 있다. 황금탑은 13전5/1/0의 준수한 성적을 거둔 말이다. 1400미터 이하의 단거리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1군까지 진출했고 이후엔 중장거리를 노크하고 있는데 직전경주에서 드디어 2000미터에서 2위를 차지하며 장거리에도 적응했다. 마령 3세의 한참 성장기에 있는 만큼 내년엔 더 큰 활약을 기대할 수 있는 말이다. 켄터키갤로퍼는 산통으로 배수술을 여러 번 한 마필이지만 12전4/2/2의 성적으로 1군까지 올라온 의지의 경주마다. 지난 5월 경주를 치른 뒤 호흡기질환, 찰과상 등으로 휴양을 하다 지난달 복귀했다. 복귀전에선 예전의 실력에 한참 못미치는 경주력을 보였지만 컨디션만 회복되면 제몫을 충분히 해줄 것으로 보인다. 스트롱필링은 9전1/0/1의 성적으로 아직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9월 목 부위 부상(우경부열창/비출혈)으로 경주에서 제외된 이후 휴양을 가졌다. 아직 3세의 어린 말이라 성장의 여지는 있지만 현재까지 보여준 걸음만 보면 이렇다할 특기가 없어 크게 발전할 말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라스트티켓은 4전1/1/1의 성적을 거둔 신예다. 데뷔전부터 3연속 입상행진을 이어가다 직전경주에서 거리가 1500미터로 늘면서 처음으로 착순 밖으로 떨어졌다. 선행이 아닌 선입으로 뛰어주고 있고 모계 쪽의 거리 적성도 길어 적응은 물론이고 장거리 쪽 전망도 밝은 편이다. 원더풀룰러(3전1/1/0)는 데뷔전에서 5위를 했지만 이후엔 연속해서 입상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두 번 연속 앞선에서 경주를 풀어가고 있지만 뒷심이 좋아서 향후 추입마로의 변신도 가능해 보인다. 머스탱정은 데뷔전에선 5위에 그쳤지만 2전 때에 바로 2위 입상을 하면서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티즈원더풀의 국내 자마 중 현재로선 막내라 할 수 있는 레이템포의 전망은 다른 형제마들보다 더 밝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어떤 형제마들보다 모마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모마인 레스트리스원은 이미 블랙타입 입상마(우승, 준우승)를 두 마리나 배출했다. 7조 구자흥 조교사가 관리하고 있는 마필로 김석봉 기수가 주행검사를 받았다. 주행검사의 모습은 아직 다듬을 데가 많아 보이지만 체구가 당당하고 순발력과 주폭이 좋아보였다. 김석봉 기수의 어설픈 말몰이를 감안하면 비교적 여유있게 합격했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마주가 신마 데뷔전은 거의 입상한 적이 없어 데뷔전은 지켜봐야 하겠지만 2전이나 3전째, 특히 기수가 바뀐다면 주목할 만하다. [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