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김범기)는 모뉴엘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조계륭 전 사장을 30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 전 사장이 단기수출보험과 수출신용보증에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박홍석 모뉴엘 대표(52·구속기소)에게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29일 오전 그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어 검찰은 오후 조 전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뒤 신병을 확보했다.
검찰은 조 전 사장이 현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계속 대가성 뒷돈을 챙긴 것으로 보고, 직원들에게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했는지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사장은 무역보험공사의 전신인 수출보험공사 시절부터 일했다. 지난 2011년 6월 사장으로 취임했다가 지난해 10월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은 이르면 30일 뇌물수수와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또한 검찰은 조 전 사장의 비서팀장으로 일한 전 영업총괄부장 정 아무개 씨(47)가 모뉴엘과 조 전 사장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 씨는 지난 2009년 모뉴엘 담당인 전자기계화학팀장으로 일했고, 지난 10월 모뉴엘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직전에 사표를 내고 미국으로 도피했다.
무역보험공사가 모뉴엘의 무역보험·보증에 설정한 책임한도는 지난 2009년 800만 달러에서 지난해 2억 87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이에 모뉴엘이 법정관리 신청과 파산선고를 받으면서 무역보험공사가 떠안게 된 대출은 3256억 원에 달한다.
한편 검찰은 조 전 사장을 구속하기에 앞서 무역보험공사에서 전직 이사 이 아무개 씨(60)와 전직 부장 허 아무개 씨(53)를 모뉴엘로부터 금품을 받고 대출한도를 늘려주는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로 구속기소한 바 있다.
또한 한국수출입은행, 역삼세무서, KT ENS 등의 전·현직 임직원 3명도 기소해 ‘모뉴엘 사태’ 비리는 끊임없이 밝혀지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