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는 가만히 앉아서 당해야 하나. 결코 그럴 수는 없다. 경제에서 위기와 기회는 동의어이다. 구조개혁을 서두르고 신산업을 발굴해야 한다. 이로 인해 성장률을 높이고 일자리도 만들면 현재의 위기는 오히려 우리 경제가 아시아에서 주도권을 잡아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우리 경제는 ‘3저3풍’의 호재를 만났다. 3저는 저금리, 저유가, 저 원화가치를 뜻한다. 3풍은 자금, 인력, 인센티브가 풍부하다는 의미이다. 기업이 창업이나 투자를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자금을 저금리로 얼마든지 조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정부의 규제완화, 세금감면, 부지공급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더욱이 저유가로 생산비를 절감하는 것은 물론 저 원화가치로 수출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창업과 투자의 최적기라는 뜻이다. 이렇게 볼 때 정부가 미래산업 발전의 지도를 다시 그리고 기업의 창업과 투자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면 제2의 한강의 기적은 시간문제가 될 것이다.
최근 우리 경제는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여 경제영토를 넓힌 바 있다. 그러나 이는 경제영토 확장이 아니라 경제영토 공유이다. 안일하게 대응하여 중국 기업들의 상품이 우리나라 시장에 홍수처럼 밀려 올 경우 우리 경제는 국내 영토를 송두리째 내주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이런 견지에서 새로운 경제성장체제 구축은 우리 경제의 영토를 지키는 숙명적인 과제이다. 기업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정부는 최근 구조개혁에 초점을 맞춘 2015년 경제정책추진방향을 발표했다. 공공, 노동, 금융, 교육을 개혁의 4대 부문으로 설정하여 과거의 적폐를 청산하고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한 후 경기부양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어 주택대출규제 완화, 재정자금지출 확대, 기준금리 인하 등의 정책을 폈다.
그러나 경제는 침체의 수렁을 벗어나지 못하고 가계부채만 늘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경제정책 방향은 근본적 체질의 변화가 없이는 경제가 살아날 수 없음을 고려할 때 올바른 방향이다. 그러나 구조개혁의 핵심이 빠졌다. 신산업과 신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체제의 개혁과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육성을 위한 기업환경 개혁안이 보이지 않는다. 먹고 살 것이 없는 상태에서의 구조개혁은 밥그릇 싸움만 유발한다. 게다가 개혁을 어떻게 추진할지 방법론이 없다. 이에 대한 체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정부는 기업과 근로자들이 다시 뛰게 하는 경제도약의 청사진을 다시 제시해야 한다. 그리하여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야 한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전 고려대 총장
※본 칼럼은 일요신문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