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잠 못 드는 밤>의 한 장면.
“젊었을 때는 누우면 바로 잠들었는데, 지금은 좀처럼 잠이 오질 않아요. 잠을 자도 새벽에 일찍 깨서 괴롭습니다(63).”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해 병원을 찾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자 3명 중 1명은 수면장애”라고 한다. 이에 대해 일본의 수면 전문의 엔도 다쿠로 씨는 “나이를 먹으면 수면도 노화하므로 예전과 달라진다”고 말했다. 흔히 하루 8시간의 수면이 이상적이라고는 하나, 60세가 넘으면 6시간 반을 자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수면 노화라니 도대체 무엇일까. 구체적으로는 ‘잠들기 어렵다(입면장애)’ ‘한밤중에 눈이 떠진다(중도각성)’ ‘새벽에 일찍 깬다(조기각성)’ 등의 증상을 보인다. 또 20~30대와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 잠의 깊이도 얕아진다(숙면장애).
이러한 변화를 초래하는 가장 큰 요인은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 저하에 있다. 우리가 잠이 드는 것은 멜라토닌에 의해서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멜라토닌의 분비가 줄어들어 잠들기 어려워지고, 아침에도 일찍 눈이 떠지게 된다.
예를 들어 하루 수면시간이 6시간 이하인 남성은 7시간 이상 자는 남성에 비해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1.3배 높다. 수면시간이 4시간 이하인 사람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40배, 일찍 사망할 가능성도 1.8배나 된다. 즉 수면은 그날의 컨디션뿐만 아니라 건강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잠을 많이 잔다고 건강해지는 건 아니다. 적정한 수면량과 올바른 수면 습관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 “평소 1시간 이상 낮잠을 자는 사람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반면 30분 이내의 짧은 낮잠은 치매 위험을 5분의 1로 경감시킨다.
다음은 자신의 수면장애 타입을 알 수 있는 체크리스트다. 혹시 수면장애는 없는지, 숙면을 취하려면 타입별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함께 확인해보자.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