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1. 2010년 당시엔 과연 무슨 사이
이정재와 임세령 상무가 만나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자 이정재 소속사는 연인 사이임을 인정했다. 일요신문 DB
당시 목격자는 “이정재 씨가 한 여성과 함께 바로 옆자리에 탄 것을 봤다”며 “30대 여성과 함께 비행기에 탔고 상당히 가까운 사이 같았다”고 전했다. 이후 취재 과정을 거쳐 이정재의 옆자리에 앉았던 30대 여성이 대상그룹 3세 임세령 상무(38)로 확인됐다.
당시 이정재의 소속사였던 예당엔터테인먼트(예당) 측은 “두 사람이 함께 2박 3일간 마닐라에 다녀온 것이 맞다”고 인정했지만 “두 사람의 마닐라 출국 목적이 사적인 여행은 아니었다. 이 씨의 사업과 관련해 임 씨 등과 함께 마닐라에 간 것으로 두 사람은 연인 사이가 아닌 상당히 친한 사이일 뿐”이라고 밝혔다.
당시의 상황에 대해 이정재의 현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씨제스)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2010년부터 두 사람이 열애설에 휩싸이긴 했지만 최근까지는 서로의 힘든 일을 들어주는 우정 그 이상이 아닌 친구 사이였음은 분명히 하고 싶다”면서 “2010년 필리핀 여행 보도 또한 두 사람의 명백한 각기 다른 일정일 뿐 동행은 아니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바로 잡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일요신문>의 취재 과정에서 만난 목격자들은 두 사람이 다정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예당 측은 “이정재 씨가 사람을 단순히 일적으로만 대하지 않기 때문에 (공적인 만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정하게 대했던 듯하다”며 “연예인인 만큼 단순한 일이 와전되는 경우가 많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 소속사인 씨제스 측은 두 사람이 최근 친구 이상의 감정으로 조심스럽게 만남을 시작했지만 그 이전에는 서로 힘든 일을 들어주는 우정의 친구였다고 한다. 깊은 우정의 친구 사이에서도 충분히 다정한 모습은 연출될 수 있다. 따라서 2010년 당시의 ‘다정한 모습’에 대한 목격담이 연인 관계였기 때문인지 친구 관계였기 때문인지는 단정 짓기 어렵다.
의혹 2. 이정재 부동산 사업과 임세령의 관계
2010년 <일요신문>의 ‘이정재-임세령씨 해외 나들이 단독보도’ 기사를 통해 드러난 또 다른 소식은 이정재가 사업가로 변신하려 준비 중이라는 점이었다.
2010년 당시 이정재의 소속사였던 예당 측은 이정재가 부동산 개발자로 변신을 시도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정재는 2009년 11월 부동산개발회사 ㈜서림씨앤디(이후 JLN컴퍼니로 회사명 변경) 등기이사에 오르며 부동산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삼성동 일대에 부지 1391m²(약 420평)를 매입해 최고급 빌라 라테라스를 짓기 시작한다.
이정재와 임 상무의 당시 필리핀 출국 역시 부동산 개발 사업과 관련된 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소속사인 예당 측은 해당 지역의 랜드마크를 보기 위한 ‘출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임 상무는 필리핀 쪽 사업자와 잘 알아서 두 사람 사이에 다리를 놔 주기 위해 동행했으며 부동산 개발 관계자도 몇 명 동행했다고 알려졌다. 단둘이 사적으로 떠난 여행이 아닌 다른 일행이 더 있는 공적인 출장이었다는 게 이정재 측의 설명이었다.
이로 인해 임 상무가 이정재의 부동산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당시 대상그룹 측은 “회사 사업에 전혀 참여를 하지 않고 있는 대주주일 뿐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부동산 개발 참여 등에 대해서는) 우리 쪽에서 해줄 말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후에도 임 상무가 사업에 참여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으며 이정재 역시 지난 2012년 11월 관련 부동산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그렇지만 이후 ㈜동양 측이 이정재의 빚 100억 원을 탕감해 줬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임 상무의 사업 참여에 대한 의혹이 다시 제기됐다. 임세령 상무와의 친분으로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을 소개받아 빚을 탕감했다는 내용의 의혹이다. 실제로 임 상무는 오리온그룹 이화경 부회장과 친분이 있는데 이혜경 부회장은 이화경 부회장의 언니다.
의혹 3. 동양의 이정재 빚 100억 원 탕감설의 실체
이에 대해 이정재 현 소속사 씨제스 측은 “전혀 관련이 없다”면서 “이정재는 지난 2012년 11월부터 라테라스의 시행사나 ㈜동양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지난 2013년 10월 발생한 동양 사태와도 전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정재는 지난 2009년 11월 동업자 김 아무개 씨와 이 아무개 씨 등과 함께 사업에 뛰어 들어 서림씨앤디의 등기이사가 된다. 당시 대표이사는 동업자 김 씨였지만 2011년 3월에는 이정재의 부친 이철성 씨가 대표이사가 된다. 그렇지만 결국 2012년 12월 이정재와 동업자들은 모두 서림씨앤디 사업에서 손을 뗀다. 이정재의 부친 이 씨 역시 함께 대표이사에서 사임한다.
씨제스 측은 2010년 초부터 디자인과 분양 등에서 ㈜동양과 무수한 의견 차이가 있었으며 2011년 초 ㈜동양과 동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또한 그해 12월 모든 사업권과 주식 일체를 ㈜동양이 지정한 신임대표에게 양도하고 관련 사업에서 완전 철수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문제의 100억 탕감설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9월 관련 의혹이 알려졌을 당시에는 이정재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이 불거질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그렇지만 동양회사채 피해자들로 구성된 ㈜동양채권자협의회 측 역시 ‘동양사태’와 이정재 관련 의혹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동양채권자협의회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이정재와 동양의 부당지원 문제가 처음 불거진 이후 자체적으로 조사를 실시했지만 이정재에게 제기된 3대 의혹은 동양사태가 터지기 전에 모두 종료가 돼 관련 사항이 없었다”며 “그래서 ㈜동양채권자협의회에서도 따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