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SBS<그것이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쳐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윤길자 씨가 “남편에게 주택 매입자금을 빌린 것일 뿐 증여받은 것이 아니다”라며 강남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증여세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대법원 재판부는 “윤 씨에게 입금된 9억 원은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의 소유재산이었고, 윤 씨가 자녀들과 거주할 빌라를 매입하면서 그 자금을 굳이 남편에게 차용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런 점 등을 종합하면 윤 씨 계좌에 입금된 9억 원 중 적어도 5억 원은 남편 류 회장에게 증여받은 것으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윤 씨는 지난 2000년 12월 본인과 자녀들이 거주할 8억 6000만 원의 빌라를 매입하기 위해 남편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67)으로부터 9억 원을 입금 받았다. 이 통장에는 윤 씨의 정기예금 1억5000만원이 입금돼 있었다.
이를 두고 세무당국은 윤 씨의 소득액 등을 제외한 8억 6000여만 원이 증여된 것으로 판단, 윤 씨에게 증여세로 2억 5000여만 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이후 윤 씨가 신청한 과세전적부심사에서 ‘남편에게 돌려 준 4억 원도 증여세 대상에서 제외하라’는 결정을 받고 증여세를 1억 3800여만 원으로 낮췄다.
이 같은 결정에도 불복한 윤 씨는 다시 감사원에 심사 청구를 냈고, “증여가액을 재조사하라”는 결정을 받았다.
재조사를 실시한 세무당국은 오히려 류 회장에게 받은 9억 원 중 돌려준 4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5억 원이 모두 증여된 것이라고 판단, 증여세를 1억5000여만 원으로 증액결정했다. 이에 윤 씨는 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1심은 “윤 씨가 빌라를 매입하기 위해 류 회장에게서 일시적으로 9억 원을 빌렸다가 갚은 것으로 보여 증여로 보기 어렵다”며 윤 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빌려준 자금의 원천이 류 회장의 소유재산이다. 이에 증여가 아니라는 점은 윤 씨가 입증해야 하는데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한편 윤 씨는 지난 2002년 3월 당시 판사였던 사위 김 아무개 씨와 이종사촌 관계인 여대생 하 아무개 씨의 관계를 불륜으로 의심해 자신의 조카와 김 아무개 씨 등에게 하 씨를 살해하도록 지시한 혐의(청부살인)로 지난 2004년 5월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후 윤 씨는 지난 2007년부터 유방암 수술과 파킨슨병 등을 이유로 수십 차례 형집행정지를 받아내 세브란스병원 특실에서 호화로운 병원생활을 하다가, 언론보도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재수감됐다.
또한 이와 관련해 윤 씨가 형집행정지를 받을 수 있도록 허위 진단서를 작성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박 아무개 교수(55)와 이를 의뢰한 류 회장은 각각 징역 8월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가 항소해, 벌금 500만원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감형됐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