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기업분석업체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대주주 일가가 있는 30대 그룹의 총수 직계 가운데 승계기업에 입사한 3∼4세 자녀 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입사 후 임원 승진기간은 3.5년에 불과했다.
이들 44명 가운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제외하고, 현재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32명(남자 27명, 여자 5명)은 평균 28.0세에 입사해 31.5세에 임원에 올랐다. 이는 대졸 신입사원이 평균적으로 대리직급을 다는 데 걸리는 4.0년보다 6개월 정도 빠른 셈이다.
남자는 평균 28.5세에 입사해 32.0세에 임원이 됐고, 여자는 25.6세에 입사해 서른도 되기 전인 29.7세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남자는 평균 3.5년, 여자는 4.1년인 것이다.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장남 정지선 회장과 차남 정교선 부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 조현준 사장과 삼남 조현상 부사장은 입사 후 1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해 평균보다 빠르게 임원에 올랐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은 지난 2002년 7월 부장으로 입사해 2.5년 만인 2005년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장녀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도 임원 승진 기간이 2.2년에 불과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은 입사 후 임원을 달기까지 3.4년이 걸렸다.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역시 지난 2007년 입사 후 3.9년 만에 임원에 올랐다. 최근 ‘땅콩 회항’ 사건으로 논란이 된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우 지난 1999년 사원으로 입사해 6.5년 뒤인 2005년 말 상무보로 승진했다. 이후 4년 뒤 전무로 승진했고, 2013년에는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입사하자마자 바로 임원을 달고 경영에 참여한 3∼4세도 9명이나 됐다. 재계 3∼4세의 3명 중 1명은 바로 임원으로 입사한 것이다.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부사장이 각각 27세와 24세의 나이로 신세계와 조선호텔의 이사대우와 상무보로 경영에 참여한 경우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장남 조원국 전무와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3남 이해창 대림코퍼레이션 부사장, 이수영 OCI 회장의 장남 이우현 사장 등도 임원으로 바로 입사했다.
한편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 장남인 박정원 회장은 입사 후 임원을 달기까지 기간이 10년으로 조사대상 32명중 가장 길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상무가 9.9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9.4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9.0년,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 역시 9.0년으로 기간이 긴 편에 속했다.
이어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자 구광모 상무가 8.3년이었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남 정의선 부회장이 5.8년,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장남 정기선 상무(5.8년),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5.7년),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상무(5년) 순으로 오래 걸렸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