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목사와 함께 있던 여신도의 남편 김씨. 그는 당시 현장을 녹음한 테이프에 두 사람의 ‘관계’가 드러나 있다고 주장했다. | ||
특히 경찰 조사에서 장 목사가 추락사한 배경이 ‘불륜’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어 향후 교계 내부에서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12월2일 장 목사가 추락사한 것으로 보도된 이후 단순 추락사인지, 여신도와의 불륜을 은폐하기 위해 달아나다가 추락사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됐다.
당시 장 목사의 유족들과 교회측은 “고민 상담을 위해 신도의 집을 방문했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여신도 김아무개씨의 남편측은 “간통 현장을 숨기려다가 당한 사고”라고 맞섰다.
그런데 최근 김 여인이 경찰 조사에서 간통 사실을 일부 시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김 여인의 남편 김아무개씨는 지난 9일 <일요신문>을 통해 처음으로 장 목사의 죽음에 얽힌 뒷이야기를 모두 털어놓았다.
남편 김씨에 따르면 사망 직후 교회측이 “장례식만 무사히 치를 수 있게 해주면 보상하겠다”며 사건 자체의 은폐에 나선 것으로 밝혀져 또다른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을 둘러싼 의문과 논란은 무엇인가.
지난해 12월2일 장 목사의 죽음이 알려지자 교회측에서는 ‘별세했다’는 단순 사실만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그의 죽음을 알린 일부 언론에서는 한결같이 ‘과로사’로 보도했거나 혹은 사인 설명 없이 그냥 별세한 것으로만 보도했다.
물론 당시 언론에서는 그 같은 사망 배경보다는 장 목사의 화려한 이력이 더 비중있게 소개됐고, 그의 장례식은 합동정통총회장으로 치르기로 방침이 정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곧바로 그의 죽음이 한 여신도의 오피스텔 베란다에서 떨어진 추락사로 밝혀지면서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여신도의 남편측은 불륜을 강력하게 주장했으나, 교회측은 입을 다물고 명확한 입장 표명을 회피한 채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만 밝혔다.
그러나 당시 <일요신문>은 장 목사의 죽음에 의혹이 많다며 문제점을 집중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여신도의 남편인 김씨측에서 최근 <일요신문>에 “당시 상황의 모든 전후 사정을 밝히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취재진이 김씨를 만난 것은 지난 9일 그가 살고 있는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였다. 김씨는 취재진을 만나자 대뜸 “유명 목회자의 신분으로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다음은 김씨가 주장한 사건 내막이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해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씨는 아내와 말다툼을 벌였고, 아내는 결국 집을 나갔다. 김씨는 “집사람의 성격이 좀 급한 편이다.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로 집을 나간 일이 있어 처음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화가 풀리면 곧 돌아올 것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씨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한 달이 지나도록 아내가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 아내의 휴대폰은 이미 다른 사람 명의로 바뀌어져 있었고, 처가에서도 “모른다”는 대답뿐이었다.
아내가 가출한 지 한 달 정도 후인 8월16일. 아내는 변호사를 통해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이때부터 김씨와 아내는 법정싸움을 시작했다. 물론 김씨는 당시 아내가 바람을 피웠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단지 화가 좀 많이 났을 것으로 생각했다.
김씨는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에도 불륜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머니에게 쓸데없이 의심하면 천벌을 받는다며 혼쭐이 났다. 신도의 고민 상담을 위해 집을 방문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었다. 사실 나도 어머니의 말을 믿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의 믿음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건물 관리인으로부터 장 목사 차가 일주일에 두 번은 찾아온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것. 보통 저녁 때 와서는 다음날 아침에 떠난다는 게 관리인의 설명이었다. 이 관리인조차 장 목사가 실제 남편인 줄 착각했을 정도였다는 것.
김씨는 가족들과 함께 직접 확인해 보고자 현장을 찾았다. 이때가 사건이 발생하기 하루 전인 12월1일 오후 4시. 오피스텔 맞은 편에 차를 세운 채 기다리고 있던 김씨측의 눈 앞에 실제 장 목사의 차가 나타났다. 그는 주차한 뒤 곧바로 아내의 방이 있는 9층으로 올라갔다.
김씨측은 비상계단 입구에서 상황을 지켜봤다. 가끔은 문틈 사이로 들려오는 소리를 엿듣기도 했다. 김씨에 따르면 안에서 “여보”, “당신”이라는 소리가 아무런 거리낌없이 흘러나왔다고 한다. 저녁 10시쯤에는 성관계를 갖는 듯한 신음소리마저 들려오기 시작했다는 것.
충격을 받은 김씨는 그 자리에서 경찰에 신고했다. 잠시 후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고 벨을 누르자 결국 사고가 일어났다. 당황한 장 목사가 창문을 통해 빠져나가려다가 베란다에서 떨어진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다음날 김씨는 당시 현장 상황을 녹음한 테이프를 증거로 아내를 간통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아내는 불륜 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신도 방문 차원이었을 뿐 다른 이유는 없었다는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지 보름 후인 지난달 18일에는 아내와 대질신문까지 가졌다. 이때도 아내는 부적절한 관계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김씨가 현장 상황을 녹음한 테이프를 틀어준 후에야 비로소 아내는 모든 사실을 시인했다. 김 여인은 결국 간통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기소된 채 현재 검찰에 송치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우리 집안은 대대로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었다. 누나가 장 목사 교회의 집사이기도 해서 평소에 존경하는 분이었다. 솔직히 아내도 원망스럽지만 장 목사에게 치가 떨리는 배신감을 느낀다”고 분개했다.
이번 일로 김씨의 집은 현재 풍비박산이 난 상태.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잘나가던 중소기업 사장이었던 그의 사업은 아내의 가출 이후부터 급격히 쇠락해져갔다. 당시 김씨는 사업도 접은 채 아내를 찾아 나섰다고 한다.
김씨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장 목사가 오히려 아내에게 이혼을 부추겼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정작 자신을 화나게 한 것은 교회측의 이중적 태도였다고 주장했다.
당초 김씨는 장례식 전까지만 해도 이번 일을 크게 확대하고 싶지 않았다고. 그는 “난데없이 신문에 과로사로 보도되는가 하면 교회 장로들이 찾아와서는 ‘장례식만 무사히 치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사정을 하더라. 그렇게 하면 어느 정도의 보상을 해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심지어 ‘얼마를 원하느냐’며 노골적으로 액수를 물어보기도 했다. 그렇게 매달리던 교회측에서 막상 장례식이 끝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태도가 돌변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나를 돈을 노린 파렴치한으로 몰아붙였다”고 밝혔다. 그동안 입을 다물던 자신이 인터뷰를 받아들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장 목사의 유족들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취재진은 그동안 여러 차례 유족들과 접촉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터뷰를 거절했다.
P교회측 역시 장 목사 문제에 대해서는 더이상 거론하지 말자는 입장이다. 교회의 한 관계자는 “현재 유족들과도 장례식 이후 연락이 완전히 끊겼다”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