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홀딩스는 지난 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동주 부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내용을 승인했다고 9일 밝혔다.
신 부회장은 앞서 지난 12월 26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롯데 부회장, 롯데상사 부회장 겸 사장, 롯데아이스 이사 등 자회사 3개 임원직에서 해임된 바 있다.
신 부회장이 일본 롯데 임원직에서 모두 물러남에 따라 롯데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변화가 생겼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신 부회장의 해임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동안 롯데의 오너 2세 후계 경영 구도는 장남 신동주 부회장이 일본 롯데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 롯데의 경영을 맡는 식으로 역할이 정리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에 따라 해외시장 진출도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가 지역을 나눠 공략하는 등 서로 간의 영역을 지켜왔다.
그러나 지난 2013년 8월부터 1년간 신동주 부회장이 꾸준히 한국의 롯데제과 지분을 사들여 동생 신동빈 회장과의 지분 격차를 줄여 두 아들 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됐다.
신동주 부회장은 1년간 매달 10억 원씩 롯데제과 지분 6787주(0.48%)를 매입했다. 이는 신동빈 회장이 지난 2013년 6월 매입한 주식보다 0.02% 많은 수준으로, 두 형제 사이의 지분 격차는 1.42%로 줄어들었다.
특히 롯데제과는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알미늄→롯데제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의 핵심 부문이자, 그룹의 지주사 격인 롯데쇼핑의 지분 7.86%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승계 과정 중요한 계열사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국 롯데그룹 측에서는 “신동주 부회장의 지분 매입은 개인 투자 성격이 강하다”며 후계 구도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해온 바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여전히 일본 롯데와 롯데상사 등 여전히 경영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따라서 신동주 부회장의 이번 해임으로 후계구도가 신동빈 회장 쪽으로 기우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이와 관련해 한국과 일본의 롯데그룹은 해임 이유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