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학교에서 만난 소년과 소녀가 학교를 휘어잡고 있는 조직 ‘The Tribe’ 안에서 겪게 되는 ‘사랑’과 ‘증오’에 대한 이야기를 독창적으로 담아낸 영화 <트라이브>는 대사, 자막, 음악 없이 오직 등장인물들의 수화로만 대화가 진행되는 파격적인 설정과 독창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국내 개봉을 앞둔 영화 <트라이브>는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유해 판정을 받은 메인 포스터를 온라인에 공개했다. 공개된 포스터는 기숙학교에 전학 온 소년 ‘세르게이’와 그가 사랑에 빠지게 된 소녀 ‘안나’가 마주 앉아 ‘손짓’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소리 없는, 가장 격렬한 언어’라는 문구는 대사, 자막, 음악 없이 강렬한 ‘몸의 언어’만을 통해 완성된 영화의 특별함을 드러낸다.
이번에 공개된 <트라이브>의 메인 포스터는 해외 포스터와 같은 이미지이긴 하지만 해외 포스터와 같은 이미지의 포스터가 이미 ‘남녀가 나신으로 마주 앉아 있는 모습이 선정적’이라는 심의 판정을 받아 여주인공의 몸을 스크래치 효과로 가려 놓은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선 이 역시 불가능했다. 여주인공의 몸을 가려 놓은 포스터지만 ‘남성과 여성이 알몸으로 앉거나 반 누워서 마주보고 있는 모습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또 다시 ‘유해성 있음’ 판정을 받은 것.
<트라이브>에서는 연기 경험이 전무한 실제 청각 장애가 있는 배우들이 출연, 오직 ‘손짓’과 ‘몸짓’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 장면 하나 하나가 디테일로 가득 차 있으며 포스터 속 이미지는 등장인물들의 유일한 의사소통 수단을 가장 날 것으로 나타내고 있는 장면으로 영화의 핵심적인 성격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이처럼 가장 강렬한 한 컷으로 완성된 해외포스터는 우크라이나, 체코, 프랑스,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는 그대로 사용되었지만, 유독 한국에서만 ‘유해성 있음’ 판정을 받았다.
영화 <트라이브>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