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주인공은 K개발 대표 박아무개(31)씨. 그는 강남 입주권 사기로 60여억원을 편취한 혐의로 지난 4월19일 구속됐다.
이 사건의 조사 과정에서 박씨와 어울린 몇몇 유명 연예인의 이니셜이 거론되면서 연예계에서는 때 아닌 ‘이니셜 풀이’가 난무했다.
특히 귀공자풍 외모의 미혼인 박씨가 이 돈으로 강남에서 ‘재벌2세’ 행세를 했고, 유흥비로 상당액을 쓴 것이 드러나면서 그의 화려한 여성 편력에 대한 소문이 불거지기도 했다.
일부 보도에서는 연예인을 포함한 60여 명의 여성들과 어울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약 ‘섹스 스캔들’로 묘사되기도 했다. 화려한 생활에 도취된 박씨의 사기 행각 실체와 섹스 스캔들의 진실을 추적해 봤다.
이번에 파문을 일으킨 K개발 대표 박아무개씨는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다.
주거도 나이도 불분명했다. 영화배우 뺨칠 정도로 귀공자풍의 외모인 박 회장이 실제 나이가 31세에 불과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주변에서도 놀라워하는 이들이 많다.
그만큼 그는 나이보다 훨씬 노회하고 오랜 경력의 부동산 전문 컨설팅 사업가로 알려져 왔다.
그에 대해 그나마 조금씩 언급되어 있는 자료들 가운데서도 생년월일은 모두 드러나지 않았다.
그는 경북 문경 출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 따르면 외조부가 부동산 중개업을 오랫동안 했고, 부친이 문경에서 광산을 운영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막대한 재산을 축적했고, 토지 등 부동산에 눈을 뜬 박씨가 일찌감치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는 설명이지만 이 역시도 명확치는 않다.
그의 학력도 불분명하다. 대부분 학력이 생략되어 있는 가운데, 어느 한 곳에서 미국 몬타나주의 A대학 경영학 전공으로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학 역시 정확한 명칭이 불확실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학교 졸업후 곧바로 부동산 사업에 뛰어든 청년 실업가로 알려져 있다.
그가 대표로 몸담고 있다고 하는 회사 역시 베일에 싸여 있기는 마찬가지. <일요신문>이 확인한 등기부등본상 박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는 K개발이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이 빚어지고 있고, 결과적으로 박씨는 이런 용어상의 혼선을 틈타 사기수법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K사와 K개발은 엄연히 별개의 법인인데, 슬쩍 혼동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 확인 결과 K사의 강 대표는 박씨에게 K개발의 대표이사 자리를 지난해 넘겨주면서 동업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지난 90년대부터 대북사업 등의 이력이 사뭇 화려해 보이는 K사의 실적을 활용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측은 박 회장의 범죄 사실에 대해 “K사에서 수주한 평양 유경호텔의 개발권을 마치 자신의 회사(K개발)에서 수주한 것처럼 하여 공신력있는 회사로 인식을 시켜주는 수법으로 사기를 쳤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 K사의 홈페이지상에는 대표에 박씨의 영문 이름이 나와 있다. 그는 지난 1월에 한 경영전문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자신을 K사의 대표이사인 것처럼 소개했다.
여기서 그는 93년부터 중국의 대련과 북경 등지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의 확장을 했고, 이후 대북 교류에 치중, 95년에는 유수의 국내 대기업들을 물리치고 평양 유경호텔의 개발권을 따낸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지난 98년에는 국내 최초로 북한 부동산 개발에 대한 정부 협력사업 동시승인을 취득한 것으로 소개되고 있고, 2000년 역시 국내 최초로 통일부 남북 인적 교류사업 협력사업자 승인을 취득한 것으로 나와 있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북한과 중국 단동에 공동사무실을 설립했다는 실적이 언급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초등학교때부터 짝사랑하던 여자친구가 매우 가난했기 때문에 그 친구에게 금전적으로 도움이 되고자 대학 시절부터 부동산과 관련된 아르바이트 일을 하면서 이 분야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의 매력에 빠져 여자들이 제대로 안 보여 아직도 미혼”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중국 심양에 ‘차이나랜드’가 설치되어 있고, 곧 일본에 ‘재팬랜드’도 설치, 명실공히 ‘동북아중심 부동산체인의 허브’를 K사가 실현시킬 것”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지만, 결국 3개월 만에 대형 부동산 사기와 스캔들의 염문에 휩싸이는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