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병원 압수수색 과정 어깨동무를 하고 무언가를 지시하는 경찰-보험사 직원과 보험사 직원 추정 인물이 진료 대기실을 돌아다니고 있는 모습.
전의총은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서초서 경찰관을 검찰에 고발했고, 지난 4일 검찰은 해당 경찰을 소환조사했다. 검찰에서는 압수수색 영장을 허위 작성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연루된 경찰 상당수를 사법처리하는 것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초경찰서는 ‘허위영장’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이미 금감원의 협조 하에 보험사 직원을 압수수색에 대동한 것이다. 영장은 모두 정상적으로 발부됐고 전혀 문제가 없다. 다만 끝부분에 명칭을 쓰는 부분을 실수로 잘못 기재한 것일 뿐”이라며 “검찰 수사는 당연히 고발이 접수됐으면 진행되는 것이다. 소환조사를 받은 것일 뿐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압수수색을 당했던 A 이비인후과에서는 최근 “경찰의 무리한 수사가 또 다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수술실 압수수색’ 사건이 제2라운드에 접어드는 양상이다. A 이비인후과 관계자는 “경찰이 검찰 조사 이후로 병원 환자들을 대거 소환조사하고 있다. 문제는 제대로 된 혐의점도 없는데 일단 불러 놓고 무작정 수사를 이어가면서 피의자로 전환을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경찰에 소환 조사를 받은 병원 환자 A 씨는 “비염이 심해 1년 전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갑자기 경찰에서 전화가 와서 조사를 받았는데, 병원에 대해서 안 좋은 점을 말하며 이것저것 물어보더라. 특히 ‘당시 결제를 어떻게 했느냐’며 경찰에서 집중 추궁했는데, 1년 전 일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하자 ‘기억이 나지 않으면 피의자로 전환하겠다’며 갑자기 피의자로 신분을 전환하더라. 너무 황당해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찰 수사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또 다른 환자는 “경찰에서 H 보험사에서 고발을 했다고 소환을 했는데, H 보험사에 알고 보니 그쪽에서는 ‘경찰에 고발을 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경찰에서 거짓으로 소환을 한 게 아니겠느냐”라고 주장했다. 병원 관계자 역시 “환자들에게 알아보니 ‘H 보험’에서 60명을 고발해 조사한다고 경찰이 말했다더라. 일부 환자들은 무고죄로 고소한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병원과 환자들의 주장에 서초경찰서 측은 “수사 과정에서 거짓을 말할 리도 없고 전혀 문제점도 없다. 수사가 진행 중이기에 더 이상은 말할 게 없다”라고 반박했다.
결국 무리한 수사를 주장하는 병원과 보험사기 혐의를 입증하려는 경찰의 공방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 이비인후과가 미용목적의 수술을 했음에도 치료목적의 진단서를 발급해주어 보험금을 부당 수령하게끔 했다”라고 주장하는 한편, 해당 병원은 “시술행위는 이제까지 치료 목적으로 실시됐고, 정식 학회에 의견서를 요청한 결과 ‘치료목적’이라는 대답을 받았다”며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라 향후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