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인질극 범인 검거.사진=YTN뉴스 영상캡쳐
[일요신문] 지난 13일 경기 안산에서 발생한 인질극 살해범 김모(46)씨가 지난 8일 부인(여·44)을 흉기로 찔렀던 사실이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 중인 안산상록경찰서는 14일 인질살해혐의자 김씨가 지난 8일 오후 12시경 별거 중인 부인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말다툼을 벌이다 집에 있던 흉기로 부인의 허벅지를 찌른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당시 김씨의 부인은 병원에서 상처 부위를 2바늘 꿰맸지만, 김씨가 보복할 것을 우려해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찰은 이날 사건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지난 12일 별거 중인 부인이 전화를 받지 않자 부인의 전 남편을 찾아간 김씨는 전 남편과 그의 두 딸, 동거녀를 붙잡고 전 남편을 살해한 뒤 인질극을 벌이다 작은딸까지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나머지 두 사람을 감금하고 흉기로 위협한 혐의도 받고 있다. 현재 구출된 큰딸은 정신적인 충격으로 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경찰은 김씨를 인질살해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경찰이 인질극으로 희생된 작은딸(16)의 사망시점을 번복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안산상록경찰서가 여론만을 의식해 사건의 실제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등 사건 대응이 부실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사건 당일 안산상록경찰서는 수사 책임자가 제대로 확인도 안된 인명피해 현황을 현장에서 알리고, 안산상록서장의 공식 언론브리핑에서조차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한 것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경찰은 13일 인질극 피해 두 딸이 모두 구출되었으며, 작은딸은 중태로 병원에 옮겼지만 끝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안산상록서장이 오후 공식 발표에서도 이같이 밝히자, 경찰이 인질사건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해 작은딸의 사망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경찰은 14일 오전 작은딸의 사망시점이 13일 오전 9시 38분부터 52분 사이 숨진 것으로 인질극에 경찰이 개입하기 전이나 개입초기 당시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을 바꿨다.
이를 두고 왜 경찰이 처음부터 작은딸의 사망사실을 밝히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논란이 일자 “진입작전 당시 경황이 없어 작은딸이 위독하지만 숨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았다”고 해명했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