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최종합격 공고 출처= 국토부 홈페이지
[일요신문]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과 대한항공 출신 국토부 조사관의 ‘유착 의혹’이 불거지는 가운데, 최근 국토부가 또 다시 대한항공 출신 인사를 감독관으로 채용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16일 국토부는 항공안전감독관(전문임기제공무원 나급) 채용 최종 합격자 명단을 공고했다. 최종 합격자는 ‘1명’으로, 정비 분야를 담당할 것으로 공지됐다. <일요신문> 확인 결과 최종 합격자는 대한항공에서 수년 간 정비 분야에서 근무한 인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파악한 대로 대한항공에서 근무한 인사가 맞다”면서도 “채용공고가 지난해 12월 2일에 났고 이미 땅콩 회항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채용이 진행, 확정된 상황이라 바꿀 수가 없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9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긴급 간부회의에서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대한항공과 국토부 조사관과의 유착문제에 대한 대국민 사과의 뜻을 전하며, 재발방지책을 약속했기에 이번 채용이 적절했느냐는 지적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당시 서 장관은 “조직의 수장으로서 조사단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항공감독관 중 1인이 대한항공과 유착되었다는 사실이 확인 된 것에 대해 큰 실망과 함께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국토부의 항공안전관리체계 전반과 안전관리 조직 및 전문 인력 구성, 채용 방식 등을 원점에서 진단하여 완전히 새롭게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서 장관은 “문제가 된 전문 인력 구성 및 감독 업무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인력편중 해소를 위해 외국인 전문가 채용과 특정항공사 출신 비율제한 도입 등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그동안 국토부는 항공사고 조사관 9명 중 5명이 대한항공 출신인 사실과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당시 국토부 김 아무개 조사관이 증거인멸에 적극 협조한 혐의가 드러나는 등 ‘칼피아’ 논란이 계속해서 인 바 있다.
항공업계 한 전문가는 “대한항공과 국토부 감독관의 유착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칼피아’((KAL+마피아)라는 신조어까지 생기는 마당에 이런 채용이 과연 적절했는지 의문이 간다”라며 “국토부의 쇄신 의지가 크게 없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라고 지적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