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사번 부기장’이라는 아이디의 조종사는 ‘대한항공 변호사들의 궤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항로는 고도 200m 이상 관제구역’이라는 대한항공과 조 전 부사장 변호인단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당신들 논리라면 고도 200m 이하 운항 중요 구간에서 테러리스트에 납치당했다면, 항공기 항로를 변경하지 않았으므로 무죄가 성립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항공로는 비행기가 다니는 모든 길이라고 이해하면 된다”며 “엔진을 켜지 않은 채, 토잉카(항공기 견인차)가 미는 푸쉬백도, 엔진을 켜고 지상 활주를 하는 택시(이착륙을 위해 계류장에서 활주로로 이동)도, 항공기가 날아다니는 비행길도 모두 항공로”라고 설명했다.
‘주기장 내에서 17m 후진했다가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대한항공의 주장에 대해서도 “법을 제일 잘 아는 변호사들이 할 말이 아니다”며 “음주운전을 1m 했든, 10㎞ 했든 음주운전”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항공법 2조1호는 항공기 문을 닫으면 그 항공기는 운항 중이라고 정확히 명시하고 있다”며 “운항 중인 항공기를 위력으로 돌린 건 명백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 “조 전 부사장이나 대한항공을 싫어해서가 아니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기 때문”이라며 “법조인들이 숭배하는 정의의 여신 ‘디케’가 왜 눈을 가리고 있는지 생각해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 20일 조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 당시 항공기가 탑승 게이트로 돌아오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제공=대한항공
그러면서 대한항공 측은 “해당 항공기가 ‘활주로’는 물론 유도로로 이동하기 전이고, ‘공항공단’의 관리를 받는 주기장에서의 이동”이라며 검찰이 제기하는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