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가 수도로 선포한 시리아 락까에서 한 어린이가 IS 로고가 새겨진 복면을 쓴 채 총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락까는 조용히 학살되고 있다’는 이름의 반IS 단체가 공개한 영상 캡처. AP/연합뉴스
IS의 목표는 분열된 이슬람 세계를 통합해서 이슬람 율법을 따르는 순수 이슬람 제국을 건설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비이슬람 국가들까지 모조리 이슬람화하는 것도 포함된다.
하지만 이들이 비난을 사고 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극악무도한 테러 행위다. 몸값을 빌미로 미국, 영국, 프랑스인을 참수한 잔인한 행위는 물론이요, IS가 점령하고 있는 이라크 북부와 시리아 북부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고 있는 무고한 민간인들에 대한 처형도 그렇다.
가령 시리아 라카로 추정되는 곳에서는 두 명의 동성애자를 7~8층 높이의 건물 꼭대기에서 밀어 버리는 방식으로 처단하기도 했다. 당시 손을 뒤로 묶인 채 눈이 가려져 있던 남성들은 차례로 아래로 추락했으며, 한참을 고통 속에 신음하다가 숨지고 말았다. 당시 IS는 이들이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반해 동성애 행각을 벌였기 때문에 유죄라고 선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라크에서는 집에서 비둘기를 기르던 열다섯 명을 체포해 최소 세 명을 처형하기도 했다. 당시 한 남성은 “어느 날 IS가 집으로 쳐들어와서 비둘기를 태운 후 아들을 붙잡아 갔다. 알라를 섬겨야 할 시간에 새를 키우는 것은 시간낭비라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두 명의 강도를 십자가에 묶고 처형했는가 하면, 간통을 저지른 여성에게 돌팔매질을 해서 사망케 하는 극형에 처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이라크 모술에서 아시안컵 축구를 시청하던 열세 명의 청소년들을 체포한 후 기관총으로 집단 총살하는 끔찍한 행각도 벌였다. ‘축구를 보는 것은 이슬람교에 위배되는 행위’라는 것이 이유였다. 2주 동안 무려 세 명의 여성 변호인들이 처형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특히 여성을 혐오하는 것으로 알려진 IS의 이런 행위에 대해 유엔은 “이라크에 거주하는 교육받은 전문직 여성들, 특히 공직선거에 출마한 여성들이 위험하다”라고 경고했다.
이렇게 상식을 벗어난 테러 행위로 공분을 사고 있건만 반대로 조직원들의 수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IS 가입을 희망하는 외국인 청년들, 특히 서방 세계의 청년들이 줄을 잇고 있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실제 IS 가입자 수는 지난해 8월 미국의 공습이 시작된 후로 폭증하기 시작했다. 한 보고에 따르면, 당시 6000명 이상이 새로 가입했으며, 이 가운데 1300명이 외국인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을 기준으로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출신 IS 조직원은 1만 2000명을 넘어섰으며, 그 수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미 국가대테러센터에 따르면 시리아에서는 불과 3개월 만에 무려 50%가 폭증했다.
비이슬람 국가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유럽인 출신들이다. 지금까지 IS에 가담한 유럽인들은 1000명 정도며, 이 가운데 영국인들이 500명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미국인들은 100명 정도, 캐나다인은 최소 130명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가령 캐나다의 경우, 실제 200~300명 정도일 것이라고 <CBC 뉴스>는 전했다.
IS에 가입한 외국인 조직원들이 맡는 임무는 주로 신병을 모집하는 일이다. 한때 탈리반 모집원으로 활동했던 캐나다 국적의 무빈 샤이크는 “서방 세계 출신의 조직원들은 소셜미디어사이트를 통해 IS를 홍보하는 방식으로 신입을 모집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IS가 제작한 동영상들을 보라. 그들이 시리아나 이라크에서 편집 기술을 배웠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모두 서방 세계에서 배운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인 제임스 폴리의 참수 영상은 HD 화질에 전문가적인 솜씨로 편집돼 기존의 테러 단체의 동영상과는 분명히 달랐다.
하지만 이처럼 가입을 희망하는 외국인 청년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긴장하고 있는 것은 IS도 마찬가지다. 유엔 보고에 따르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IS에 가입하고 있어서 IS조차도 걱정하고 있을 지경이다. 이유인즉슨 스파이를 걸러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IS 가입 절차는 더욱 강화됐으며, 주둔지에 도착하기 전에 철저한 보안 점검을 실시하면서 스파이를 가려내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IS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비교적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서방 세계 출신이라면 더욱 그렇다. 먼저 가입 의사를 나타내면 인터뷰가 실시된다. 인터뷰를 통해 그가 얼마나 진지한지, 그리고 혹시 스파이는 아닌지 1차적으로 가려내게 된다. 인터뷰는 암호화 소프트웨어나 프록시 서버를 이용해서 실시되며, 소셜미디어사이트나 인터넷 전화인 ‘스카이프’를 통해 실시되기도 한다.
만일 현지에서 조직원을 알고 있을 경우에는 직접 조직원을 통해 인터뷰가 실시된다. 현재 미국, 캐나다, 영국 등 비이슬람 국가에서는 IS의 조직원들이 은밀하게 모집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남은 종교 세미나, 지역 커뮤니티 활동, 종교 수업 등 겉으로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모임을 통해 이뤄진다. 대학교나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모집 활동을 벌이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비이슬람권 출신으로 가입을 희망할 경우에는 반드시 IS에 대한 충성도를 보증해줄 수 있는 과격분자 한 명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멘토 역할을 하는 이들은 신병을 시리아 주둔지까지 이동하는 길라잡이 역할을 해주게 된다. 이런 멘토는 인터넷이나 지역 단체를 통해 구할 수 있다. 행동에 대한 제약도 철저하다. 여기에는 ‘주둔지에 도착하기 전까지 아무에게도 가입 계획을 발설하지 말 것’, ‘종교를 드러내는 옷은 입지 말 것’, ‘조용히 지내되 너무 많은 말을 하지 말 것’ 등이 포함되어 있다.
신원조회 과정이 끝나면 이동 방법이 논의되는데, 김 아무개 군의 경우처럼 대부분 터키로 입국한 후 시리아로 넘어가는 루트가 가장 빈번하게 이용되고 있다. 시리아에 도착했다고 해서 모든 과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면접을 본 경우에는 미리 약속한 암호를 대야 하며, IS에 대한 충성을 더 증명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는 몇 주에 걸쳐 이슬람 교육과 육체 훈련이 실시된다. 이 과정에서 신병들은 보통 비교적 덜 중요한 일들을 맡는다. 가령 세금을 징수하거나 유전 지역을 돌면서 돈을 걷거나 망을 보는 일 등이 해당된다. 샤이크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청년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마치 ‘국제 캠프’를 보는 것 같다”라고 회술했다.
임무를 완수하면 IS 내 특정 위치에 배치된다. 가령 자살 테러를 감행하는 ‘순교자’의 임무를 맡거나 홍보, 경찰 등의 임무를 맡게 된다. 정식으로 IS 조직원이 된 이들에게는 월급이 지급되며, 결혼을 했거나 또는 할 경우에는 축의금도 주어진다. 전투복과 무기 역시 무상으로 지급된다.
가입 절차는 까다로운 반면 가입 조건은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그저 IS에 충성을 맹세할 수 있는 평범한 시민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이슬람교 광신도일 필요도 없다. 가입 후 이슬람교로 개종하면 그만이다.
IS의 디지털 잡지 <다비크>.
사이버보안 전문가인 셰인 수크는 “IS는 어떻게 홍보를 하면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또 지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지를 깨달은 것 같다. 또한 어떤 잔인한 내용이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지도 알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어떤 전문가는 심지어 “IS가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방식은 아마도 대부분의 미국 기업체들보다 더 정교할 것”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를테면 소셜미디어의 이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IS는 주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한편 잔인한 공격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나 사진 또는 자기들 사이에서만 통하는 농담을 올린다. 또한 단체 모임을 계획하거나 공식적인 행동 계획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기도 한다. 인터넷의 특성상 주된 타깃은 젊은층이며, 심지어 10대까지 포섭 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으로 아무나 묻고 답할 수 있는 사이트인 Ask.fm에서는 영어권 IS 가입 희망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IS에 관한 어떤 질문에도 즉각 답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가령 “그곳은 날씨가 많이 추운가요?” “의료 시설은 어떤가요? 저는 지금 치아교정을 하고 있거든요” “무기는 어떻게 장만하나요?”와 같은 궁금증이 모두 해소된다.
이밖에 IS가 주로 이용하는 선전 매체는 유튜브를 통해 주기적으로 공개하는 동영상이다. 주기적으로 ‘무자트위츠’는 동영상 시리즈를 올리고 있으며, 뛰어난 그래픽 효과와 함께 영어, 불어, 독일어, 러시아어 등 최소 4개국어로 제작되고 있다. 이런 동영상의 목적은 IS 조직원들이 얼마나 젊고, 또 얼마나 행복한지를 대외적으로 홍보하기 위해서다.
반면 잔인한 처형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하는 목적은 두 가지다. 첫째, 기존의 조직원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하면서 충성을 맹세하도록 하는 데 이용된다. 주된 메시지는 “함께 하라. 아니면 죽을 것이다”이다. 둘째, 신병을 모집하는 데 이용된다. 노스이스턴대학의 막스 에이브러험 교수는 “동영상을 통해 IS는 다른 경쟁 테러단체들에게 자신들이 얼마나 잔인한지를 알리고 있다. 이런 잔인한 모습을 보여주면 경쟁 단체들의 조직원들이 조직을 배신하고 IS로 넘어오도록 설득할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체계적인 홍보 활동을 위해서 2014년에는 ‘알하야트 미디어 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꾸준히 뉴스를 업데이트하거나 동영상을 제작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부터는 디지털 잡지인 <다비크>도 발행하기 시작했다. 이 역시 4개국어로 발행되고 있으며, 45쪽 분량에 생생한 PDF로 제작되고 있다. 주로 IS가 승리한 전투에 대한 소식을 전하거나 조직원들을 소개하거나 칼리프에서의 일상이 담긴 사진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비이슬람권 청년들까지 무작위로 모집하는 것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IS를 종교단체가 아닌 정치종교단체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슬람교를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그저 무력을 앞세운 폭력 단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가령 칼리프에게 충성하지 않을 경우 무슬림까지 가리지 않고 무조건 처형하고 있는 것만 봐도 이들이 평화와 공존을 강조하는 이슬람교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이집트 등 기타 이슬람 국가에서도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또한 물론이다. 신의 이름을 외치면서 살인을 저지른다고 해서 그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
또한 외국인 용병들로 이뤄져 있다는 점 또한 이들이 순수 이슬람 단체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가령 서방 세계 출신의 청년들은 비록 이슬람으로 개종했다고 하더라도 코란을 제대로 정독조차 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에이브러험 교수는 “IS에 가담하는 외국 청년들은 이슬람이라는 종교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많다. 그 전까지는 시리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거나, 심지어 시리아란 나라를 방문할 계획조차 없었던 청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IS 어떻게 생겨났나 알카에다 이라크지부로 출발 현재 IS 무장단체가 국호로 사용하고 있는 IS란 ‘이슬람 국가(Islam State)’를 의미한다. 현재 IS의 지도자는 스스로를 칼리프라고 칭하는 이라크 태생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다. 현재 사망설과 부상설이 돌고 있는 등 생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그 아래로는 아부 무슬림 앗 투르크마니(이라크 영토 감독)와 아부 알리 알 안바리(시리아 영토 감독) 등 두 명의 부관이 있다. IS는 점령지에서 강도를 십자가에 묶고, 동성애자를 건물 꼭대기에서 밀어버리고, 간통한 여성에게 돌팔매질을 하는 잔인한 방식으로 처형했다. IS의 기원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라크는 수니파 독재자인 사담 후세인이 통치하고 있었으며, IS는 수니파 무장단체 가운데 하나인 ‘자마트 알 타위드 왈 지하드’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자 후세인 군대와 함께 미국에 대항해 싸웠으며, 당시 독립을 원했던 쿠르드족과 수니파의 지배를 받던 시아파가 미국의 편에서 전쟁을 벌이면서 사실상 이라크 내전 형태로 번졌다. 현재 이라크 정부는 쿠르드족과 시아파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이에 반발하는 수니파들은 반군을 조직해서 이라크 정부에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2004년 ‘자마트 알 타위드 왈 지하드’는 알카에다에 편입되면서 이라크의 알카에다 지부가 됐다. 2006년에는 여러 이슬람 과격단체를 통합해서 ‘이라크 이슬람 국가(ISI)를 조직했으며,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시리아 반군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시리아 반군과 손을 잡았다. 2013년 알카에다와 결별한 후 2014년 1월 3일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ISIL)라는 이름으로 국가를 선포했으며, 6월 29일 IS로 국호를 바꾼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