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은 최근 서충일 STX 대표이사 사장 등 STX 전·현직 임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벌였다고 27일 밝혔다.
합수단은 지난 2008년 10월 ‘대한민국 해군국제관함식’ 부대행사에서 정옥근 전 총장의 비리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해군은 건군 6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부대행사로 요트대회를 열었다. 요트대회를 주관한 ‘요트앤컴퍼니’는 당시 정 전 총장의 장남이 대주주였다. 군함 등을 제조하는 STX조선해양과 군함용 엔진 등을 생산하는 STX엔진은 요트앤컴퍼니에 광고비 명목으로 7억여 원을 후원했다.
합수단은 이 후원금이 군함 관련 사업 수주를 위해 로비 명목으로 건넨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요트대회가 수억 원의 마케팅 비용을 들일만한 행사가 아니었으며, 요트앤컴퍼니는 지난 2008년 행사 이후 별다른 매출을 내지 못하다가 폐업했기 때문이다.
이에 합수단은 서충일 사장 등을 상대로 옛 STX그룹 계열사들이 요트앤컴퍼니에 7억여 원을 후원한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합수단은 보강 수사를 거쳐 요트대회 후원을 결정한 강덕수 전 회장도 직접 조사할 방침이다. 강 전 회장은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해 4월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또한 합수단은 STX 측이 요트앤컴퍼니에 건넨 돈 일부가 정 전 총장에게까지 전달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금융계좌 등을 추적하고 있다. 혐의가 드러나면 정 전 총장도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해군 참모총장을 역임했던 정 전 총장은 2011년 군인복지기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